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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아래에 그늘이 만들어진 혜영은 TV를 끄고 지하철에 올랐다. 여전히 사람들은 많았고, 그
녀는 간신히 봉을 하나 잡을 수 있었다. 머리를 봉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문이 닫히기 전 출
근 엘리베이터에 탄 혜영이 버튼을 눌러준 사람을 향해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려 문을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치어 다른 층에 내리지 않으려고
혜영은 몸을 점점 구석으로 옮겼다. 겨우 자리 잡은 구석자리에서 머리를 벽에 기대고 눈을
감고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그녀가 내릴 층에 내린 그녀는 한성의 방 앞을 지나는데 문이 열
려 있는 걸 보고 자리에 멈춰서 서 심호흡을 하고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방 앞을 지나
며 슬쩍 고개를 돌려 사무실 안을 바라보았다.
“어? 신혜영씨.”
그녀의 입가에서 어색한 미소가 사라졌다.
“최..병진씨. 여긴.. 박한성씨 사무실 아닌가요?”
“맞아요. 그런데 오늘 출근하자마자 사무실을 바꾸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와서 지금 정신이 없답니다. 좀 도와주실래요?”
“잠깐만요..”
혜영은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가 등 뒤로 문을 닫고 기대었다.
“뭐야..”
그녀는 코트와 가방을 내려놓고 옆방에 가서 병진이 사무실을 정리하는 걸 도와주었다.
“저기.. 두 분이 사귀시는 사이시라고..”
병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혜영이 그를 바라보며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아니에요. 다른 여자직원들이 그 분을 놀리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일도 잘 하시고 착하신 분 같은데.. 비웃거나 무시하는 건 싫어서 그냥 가끔 인사하는 정도일 뿐이에요.”
“그 사진은 어떻게 된 거에요?”
“퇴근길에 같은 방향이면 태워주신다고 하셨는데 거절하는 모습이었어요. 어떻게 그 사진을 구해서 홈페이지에 올렸는지 모르겠어요. CCTV같던데 전체를 보면 좋을 텐데..”
“그렇네요. 오해할 만한 부분을 캡처해서 올린 거라고 할 수 있네요.”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왜 방을 바꾸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모르겠어요. 그냥 위에서 지시라고만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 사람이
원했다고 하더라구요. 박한성씨가 하필이면 하고 많은 방 중에서 제 방으로 옮기고 싶다고 해
서는 아침부터 이 고생이지 뭡니까.. 하하하..”
“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뭘요.”
혜영이 고개를 돌리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한성이 왜 병진의 사무실과 바꾸었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병진의 사무실이 그녀의 사무실과 제일 먼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를 밀어내는 거야.. 이럴 거면 말을 해주지 말던가. 안아주질 말던가.. 떨리는 손으로 나를 잡고 울지.. 말았어야지..’
그녀는 턱에 힘을 주고 정리를 했다. 그 날은 일을 하면서도 혹시 그가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까 비어있는 사서함을 확인하고,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일하는 타입이 아닌데도 오늘
은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점심 식사 후에도 그는 휴게실에 오지도 않고 아무 연락
이 없자 그녀는 한 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끄고 걸려 있는 가방에 던져 넣었다.
두통이 찾아오자 그녀는 눈을 찌푸리며 사무실로 향하는데 조용한 성격의 이윤철이라는 직원
이 그녀를 불렀다.
“신혜영씨.”
“네?”
“부탁이 있는데..”
“뭔데요?”
“좋아하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게 되었는데요.. 직접 요리를 해 주고 싶어서요. 어떤 게 좋을지 추천 좀 해 주시겠어요? 친구가 좋아할 만한 걸 적어왔어요. 보고 말해 주시면 좋겠는데..”
“확인해 보고 말씀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윤철이 종이를 건네고 자신의 사무실로 가는 모습을 본 솔희가 혜영에게 말했다.
“요즘 남자직원들이 너에게 말을 많이 건다는 생각 안 해봤어?”
“그래? 잘 모르겠는데..”
혜영이 인상을 찡그리며 종이 안에 적힌 메뉴들을 바라보았고, 솔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집으로 와서 컵라면 하나 끓여 먹다가 멍하게 있다가 퉁퉁 불은 라면을 먹지 못하고 버려야했다.
“정신 차려.. 가까워지지 않는 게 좋다고 했잖아.. 언니도, 그 사람도.. 그리고 너도..”
그녀는 한 숨을 내쉬었다. 샤워를 하고 나와 젖은 머리를 드라이어기로 말리다가도 멍하니 앉았다.
“왜? 내가 뭘 잘 못했나..?”
그녀가 한 숨을 내쉬며 머리를 다시 말렸다.
침대에 다리를 끌어 모아 앉아 무릎 위에 턱을 올려놓고 멍하니 TV 뉴스를 바라보았다. 아무
사건 없이 뉴스가 끝나자 그녀는 TV를 끄고 침대에 털썩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다 벌떡 일어
나 앉았다.
“아니.. 왜 피해? 피하려면 내가 피해야지.. 왜.. 자기가 피하고 있어..”
그녀가 억울한 듯, 섭섭한 듯 복잡한 표정으로 투덜거리듯 말했다.
집으로 돌아 온 도혁이 진혁에게 말했다.
“회사 직원들 중에 괜찮은 남자 있나?”
진혁이 사탕을 한 쪽으로 옮기며 도혁을 바라보았다.
“왜? 삽사리푸들 소개시켜 주게?”
진혁이 사탕을 빼고 도혁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게 무슨.. 사귀기 전부터 밀고 당기기? 형.. 진짜 괜찮은 남자 소개시켜 줘? 있어. 많지~. 우리 회사에 스펙도 좋고, 성격도 좋고, 집안도 좋고, 외모? 쩝.. 외모도 괜찮고.. 정말 소개 시켜 줘?”
도혁이 대답대신 한 숨을 내쉬며 냉장고 문을 열자 진혁이 고개를 저었다.
“좋은 방법이 아니네요~.”
도혁은 맥주 캔을 바라보다가 그 옆에 있는 물병을 집어 들고 냉장고 문을 닫았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 그의 얼굴은커녕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더 이상 휴게실에
오지도 않았고, 옥상으로 그녀를 불러내지 않았다. 옥상 벤치에 앉아 혼자 차를 마시고 고개
를 숙이고 내려오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지고 있었다. 사무실 책상에 턱을 올리고 핸드폰에 메
시지 창을 띄웠다.
<어디 아픈 건 아니죠?>
그녀가 문자를 지웠다.
<제가 생각을 해 봤는데요.. 친구로 지내는 건 어때요?>
혜영이 한 숨을 내쉬며 문자를 지웠다.
<방은 왜 옮겼어요?>
<내가 뭘 잘 못했어요?>
<내가.. 혹시 기분 나쁘게 했어요?>
<나 보고 멀어지는 게 좋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한성씨가 도망가는 건데요?>
<바보 멍청이 겁쟁이 자꾸 도망가면 쫓아가서 엉덩이를 발로 차 줄거야!>
<누가.. 뭐 하재요? 그냥.. 예전처럼 인사하고, 얘기하고.. 가끔 옥상에서 차도 마시고.. 그러
자구요..>
혜영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잠시 후 의자에서 일어나 창 밖을 향해 몸을 돌린 혜영이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이게 뭐야..”
그녀가 콧물을 훌쩍였다.
“형.. 이거 어떻게 할 거야?”
혜영이 집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자신의 집으로 들어 온 도혁에게 진혁이 뭔가를 보여줬
다. 추운 옥상 벤치에 앉아 두리번거리며 차를 마시고, 어깨가 축 처진 채로 옥상을 내려가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사무실에서 멍하니 핸드폰에 문자를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던 그녀가
훌쩍이는 모습도 보였다. 도혁의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턱에 힘을 주고 마른 침을 삼키고는
아무렇지 않게 들리길 바라며 진혁에게 말했다.
“어떻게 하긴 뭘.. 저러다 말겠지. 그런데 누가 회사 내부 CCTV 보라고 했어?”
“며칠 전에 인터넷회사직원으로 위장하고 회사에 가서 내가 내부 선을 좀 손 봤거든.. 물론.. 형 몰래.”
도혁이 진혁 옆 책상을 오른손으로 짚고 왼 손을 들어 진혁의 뒷통수를 때리고 진혁이 앉은 의자를 잡았다. 고개를 앞으로 숙였던 진혁이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하.. 원래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거든? 진작부터 보고 싶었지만 참고 있었고만.. 하지만 이번에 보여주는 건 좀.. 신경 좀 써야 할 걸?”
진혁이 다른 영상을 보여주었다. 회사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남자직원들이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아무의심 없이 혜영은 그들의 도움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
고 있었다. 책상을 잡고 있는 도혁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잠시 후 그가 몸을 일으켜 세우고
는 뒤돌아 말했다.
“그것도 알아서 하겠지.. 씻는다.”
그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자 진혁이 그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쿨한 척 하기는.. 사랑에 쿨한 사람이 어디 있어.. 속이 좀 타겠지.. 그런데 삽사리푸들은 너
무 개념이 없는 거 아니야? 위험하게스리.. 형도 참 눈도 낮아. 하고 많은 여자직원들 중에
왜 하필이면 저 여자냐고.. 쯧..”
진혁이 사탕을 입에 물며 의자를 한 바퀴 뱅글 돌리고 화면 속 혜영을 바라보았다.
휴게실에 앉아 혜영은 넘어가지도 않는 차가 담긴 머그잔을 양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그녀들의 대화를 흘려듣고 있었다.
“루저가 왜 방을 옮겨달라고 했을까?”
다진은 다른 사람이 아닌 혜영을 바라보며 도전적으로 말했다. 보통의 혜영이라면 “글세..” 라
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 째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커피를 하루에 6잔 이상을 마시며 버
티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오늘은.. 그녀의 기분이 정말 별로였다.
‘나 피해서 도망갔다. 왜..’
“설마.. 싸운 거야?”
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다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요즘 본 적 없는데.. 너희들은 본 적 있어? 난 회사를 그만 뒀나 했는데?”
“아니야. 난 오늘 아침에도 봤는데?”
“언제?”
“출근할 때. 나도 좀 오랜만이다 싶어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지 뭐야..”
“그래?”
“근데 목소리 괜찮더라..”
“에이~. 루저가?”
“응. 여전히 어리숙해 보이긴 했지만..”
‘뭐야.. 얼굴을 봤어? 인사도 하고..?’
그녀는 지금 말하는 여자직원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감정이 생기자 짜증이 났다.
‘뭐야? 도대체 내가 왜?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거지?’
혜영은 다시 찻잔을 들어 마셨다. 솔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진이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혜영에게 몸을 약간 기울이며 말했다.
“요즘 얼굴이 너무 안 됐다. 내가 피부 관리 잘 하는 괜찮은 샵 알려줄까?”
“연말 파티 때문에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 가 잠이 안 오더라고.”
“아.. 맞다.. 너희 커플이 주최자로 선정됐지?”
혜영이 웃고 있는 다진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뭐야?”
“뭐긴 뭐야. 네가 한 장난인 지 내가 모를 것 같아?”
솔희가 다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아니야~.”
“웃기시네.. 내가 우리 삼촌한테 조사해 달라고 했더니 네 사무실에서 올렸더라?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
다진이 솔희의 말에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 하러 가야겠어.”
다진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을 나가고 그녀의 무리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런 조사는 언제 했어?”
혜영이 솔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잘 했지?”
혜영은 며칠 만에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정말 요즘 뭐가 문제야? 연말 파티 혼자 준비하고 있는 거지?”
“아직은 계획단계라서.. 이건 내가 해 줬으면 하더라고..”
“뭐야~. 계획이 제일 힘들고 머리 아픈 건데. 계획이 완성되면 끝이지. 그럼 그 녀석은 뭘 하겠다는 건데?”
“잡일.”
“뭐? 내가 이 자식을..”
솔희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혜영은 그런 그녀를 말릴 생각을 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안 말려? 평소의 너라면 분명히 이쯤에서 말려야 하는데..”
“가서 때려 줘.”
“진짜?”
혜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둘이 무슨 일 있었어?”
혜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긴.. 말해. 뭔데?”
“연말 파티 준비하면서 같이 식사를 했는데. 내가 조금 가까이 다가가는 걸 느꼈나봐. 부담스러운지 피해.”
솔희가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뭐? 이해가 안 되는데.. 네가 그 자식한테 마음이 있다는 소리야?”
“모르겠어.”
솔희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안 돼.”
“...”
“집 잘 사는 것 같고, 능력도 있는 것 같고..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녀석이잖아. 네 착한 마음과 작가적인 상상력으로 그에게 관심이 생긴 모양인데.. 더 이상 가지 마.”
“응.”
“웃긴 자식.. 루저 주제에.. 그래서 사무실도 옮기고 네 근처에 안 나타나는 거야? 너는 그 자
식을 못 봐서 푸석푸석해 있는 거고?”
혜영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자 솔희가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때렸다.
“정신 차려! 안 꾸며서 그렇지. 너 귀여워. 사랑스럽고.. 네 진가를 알아줄 남자를 찾아야지. 그 녀석은 네 진가를 몰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알았지.”
“응.”
혜영은 그녀에게 맞은 등에 손이 닿지 않자 등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솔희가 자신의 손을 그녀 눈 앞에 흔들며 말했다. 혜영이 피식 웃었다.
혜영이 풀문에서 쓰지도 않을 노트북을 펼쳐놓고 턱을 괴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수가 다가와 그녀 앞에 앉았다.
“글이 안 써져?”
혜영이 고개를 돌려 미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모르겠어요. 못 쓴지 한참 됐어요.”
“그래?”
혜영이 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도 잘 못자는 것 같은데.. 맞아?”
“네.”
“답답하고, 체한 것 같고?”
“네.”
미수가 웃으며 혜영을 바라보았다.
“왜 이러는 지.. 언니는 아세요?”
“정답은 너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제가요..?”
“입맛 없을 때도 먹을 수 있는, 아니 먹고 싶어지는 후식을 만들어 줄게. 기다려.”
미수가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혜영은 다시 한 숨을 내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정신 차려..”
맞은편에서 혜영을 보고 있던 도혁도 조그맣게 말했다.
“그래.. 제발.. 제발 정신 차려.. 난.. 너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야..”
그가 힘겹게 침을 삼키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도 옥상에 올라가 혼자 앉아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흠칫
놀라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곧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그가 아
니라 다른 남자직원이었다. 심지어 얼굴만 알고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내려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손에 커피잔을 들고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남자를 지나치며 조용히 고개
를 숙여 목인사만 했다.
“저기.. 신혜영씨..?”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를 아세요?”
“네 뭐.. 회사에서 유명하신 분이라서..”
그녀는 그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하지만 그건..”
“저도 알아요. 그 남자와 사귀시는 게 아니라는 걸.”
“아..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기..”
“네.”
“연말 파티 말이에요. 혼자 계획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파티 플래너와 상의가 거의 끝나가서요.”
“아 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네.”
혜영이 몸을 돌려 옥상에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멈춰서고 문이 열리자 안에 탔
다. 7층 버튼을 누르고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데 갑자기
“쾅!” 문을 잡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그녀가 머리를 벽에서 떼고 눈을 떴다. 방금 전의 남자
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열린 문 사이로 들어왔다. 그가 6층 버튼을 눌렀다.
“생각보다 옥상이 추운 것 같아서요.”
그가 한 말에 그녀는 “네..” 라고 대답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앞
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7층에서 멈추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목 인사를
하고 열린 문을 통해 나왔다. 그리고 사무실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았
다. 몸을 돌리니 다진과 그녀들이 서 있었다.
“왜?”
“친목시간에 휴게실에 안 오고 어디 갔었어?”
“말해야 해?”
혜영이 기운이 없어서 심드렁하게 말하고는 다시 몸을 돌리려고 했다.
“컨셉은 정했니? 혹시 네 머리에서 촌스러운 파티가 나올까봐 걱정돼서..”
혜영이 고개를 약간 옆으로 기울이며 몸을 돌려 다진을 바라보았다.
“네 세련되고 가벼운 머릿속에서 어떤 컨셉이 나왔는데?”
다진은 그녀가 한 말에 기분 좋아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가 이내 인상을 찡그렸다.
“컨셉.”
혜영이 다시 말하자 다진이 파일을 내밀었다. 혜영이 파일을 받아 안을 확인했다.
“뭐야? 클래식? 악기로 변장하는 건가?”
혜영이 컨셉을 알아차렸으면서도 일부러 꼬아 말했다.
“Classic(클래식) 이잖아. 고전적인, 유행을 안 타는, 일류의, 최고 수준의.. 뜻도 몰라?”
“알아. 그러니까 일류 최고 수준의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파티가 컨셉인 거야?”
빠르게 말한 혜영의 말을 되씹어 보기 위해 눈동자를 위로 올린 다진이 잠시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생각해? 혼자 계획한다고 수고하는 것 같아서 도와주는 거야.”
“고마워. 그런데 벌써 컨셉은 결정했는데?”
혜영이 파일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
“그래? 뭔데?”
“바보 미녀와 머저리들.”
혜영이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자 다진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잡아 돌렸다.
“사람이 왜 이렇게 꼬였니? 기껏 도와주려고 했더니..”
“너의 도움이 별로 안 기쁘니까.”
“왜?”
“그럼 기쁘겠니? 근거도 없이, 사실도 아닌 일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랐는데? 그리고 상의 한
마디도 없이 연말 파티 행사 주최자로 이름 올려 투표까지 했는데? 그래서 지금 나 혼자서
계획하고 머리 터지겠는데.. 내가 어느 부분에서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건데?”
“그거야..”
다들 우물쭈물 거리며 다진과 혜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다진이 팔짱을 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괜찮은 남자랑 저녁식사 한 번하더니 겁을 상실했구나? 내가 누군지 몰라?”
“알지. 잘 알지. 어디 최신도 아니고 고전 미국 하이틴 드라마에서 못된 것만 배워서.”
“뭐?”
“너 같은 애들 많이 나오잖아. 머리는 비어있고, 얼굴이랑 몸매만 믿고 힘없는 애들 괴롭히다가 결국 졸업파티에서 별 볼일 없는 남자랑 파트너하고, 케이크나 주스 뒤집어쓰는 캐릭터.”
“그럼.. 네가 별 볼일 없던 여주인공인데 졸업파티에 엄청난 킹카를 데리고 와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는 캐릭터라는 거야?”
“못할 것 같아?”
“좋아. 그럼 연말파티에서 보면 되겠네.”
다진이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려 몇 걸음 걷더니 몸을 살짝 돌려 혜영을 바라보았다.
“힘들면 영국으로 전화 해 봐. 에반스 윌리엄이 너를 위해 다시 날아와 줄지 어떻게 알아?”
다진이 미소 지으며 다른 여자직원들과 각자의 사무실로 향했다. 눈을 감고 턱에 힘을 주고 있는데 뒤에서 솔희가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대단한데? 너의 새로운 면을 최근엔 자주 보는 구나?”
“하아.. 내가 뭐에 씌었나 봐.. 미치지 않고서야.. 아~~.”
“통쾌하긴 했는데~. 연말 파티에 어떻게 다진이 파트너 보다 훌륭한 파트너를 데리고 올 건
데?”
“미치겠네..”
“하하... 야.. 걱정하지 마. 찾으면 없을라고.. 걱정하지 마..”
솔희가 웃으며 혜영의 등을 토닥였다.
오후 일을 어떻게 마쳤는지 모르게 퇴근시간이 찾아왔다. 어깨가 축 처진 그녀가 회사를 나오
면서 가방 속에 있는 핸드폰을 켰다. 소리를 내며 화면이 들어왔다. 그녀가 주머니에 핸드폰
을 넣고 지하철역으로 걸음을 옮길 때 그녀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걸
음을 옮기며 그녀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 봅시다.>
오랜만에 보는 그의 문자에 그녀는 기분이 이상했다.
“응? 어디에서? 뭐야.. 이게 다야? 몇 시에 어디에서 보자는 말이 전혀 없잖아.. 어쩌라고.. 옥상인가..?”
그녀는 고개를 들어 어두운 회사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설마..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 시간에 옥상에 가고 싶지 않은데..”
그녀가 한 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회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메시지가 다시 들어왔다.
<집으로 가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혜영씨. 퇴근 안 하시고 뭐하세요?”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옆 사무실 병진이 그녀에게 물었다.
“지금 퇴근 하세요?”
“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네. 조심해서 가세요.”
병진과 헤어진 혜영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역사에 들어가려고 하는
데 도로에 서 있는 차에서 클락션이 울렸다. 몸을 뒤로 젖혀 차를 바라본 혜영은 조수석 창문
이 열리고 보이는 한성의 모습에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는 회사에서의 모습이 아니라 지난
번 풀문에서 두려운 저녁시간을 보냈던 모습으로 몸을 숙여 조수석 문을 열고 그녀에게 말했
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타요.”
그녀는 퉁퉁 부은 얼굴로 어쩔 수 없이 탄다는 느낌으로 그의 차 조수석에 올랐다. 문을 닫고
안전벨트를 매자 그가 차를 출발시켰다. 그녀는 무릎 위에 손을 모아 올리고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배고파요?”
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답하지도 않았다.
‘진짜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밥 먹자고..? 넘어가기나 하겠나..?’
“그 여자랑 한 바탕 했으니까 배고플 텐데..”
그녀는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분명히 기분이 안 좋
은데도 그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그녀의 심장이 주인을 배신하고 두근대기 시작했다. 화를 내
고 싶은데 반대로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설레고, 반가웠다.
“일단 풀문에 가서 식사부터..”
그녀는 그에게 끌려가기 싫었다.
‘화를 내. 화 많이 났었잖아.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저 사람에게 쉽게 넘어가면.. 안 돼..’
그녀는 손에 힘을 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싫어요.”
“그래?”
“네. 싫어요. 우리가 나눌 이야기는 연말 파티밖에 없으니까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을 말씀드
릴게요. 계획은 거의 끝났는데 오늘 다진이가 말하는 컨셉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내일 파티플래
너와 다시 상의할 예정이에요. 아직 문자를 남기거나 부탁드릴 일은 없는 것 같네요. 제가 하
고 싶은 말은 다 했으니까 이제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그리고 끝나면 집에 데려다 주세
요. 제가 사는 집이 어딘지는 아시죠?”
“응.”
“역시.. 한성씨는 나를 조사하고 미행하면서 나와 언니를 위험에 빠뜨릴지도 모를 위험한 사람이죠.”
“그래.”
“그래요.”
차를 세우고 그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창밖을 보고 있었지만 그가 어디로 데려가는지 안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그녀 쪽으로 돌아 차 문을 열어주었다. 혜영이 고개를 들어 그
의 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혜영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잖아요..”
“여기가 얘기하기 좋아.”
“왜요?”
“통제가 가능하거든.”
“통제요?”
그녀가 인상을 찡그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내 동생이 이 근처 CCTV는 다 돌려놨거든.”
“그게.. 뭐에요..”
“내려.”
그가 손을 내밀자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었다.
“꿈도 꾸지 마요.”
그녀는 그의 손을 잡지 않고 차에서 폴짝 뛰어 내렸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차 문을 닫았다.
그녀는 야경이 보이는 산 중턱에 있음을 깨달았다. 안개가 낀 시내에 가로수와 수 많은 전등
들이 주황색, 흰색, 푸른색, 붉은 색을 발하고 있었다. 판타지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야경을 바라보며 그녀는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별들이.. 내려앉은 것 같아요..”
그가 중얼거리듯 말하는 그녀 뒤에 서서 같은 곳을 내려다보았다.
“당신은 아름다운 것만 보는 재주가 있나봐.”
“그런 말을 해도 기뻐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궁금한 거.. 물어 봐. 참지 말고..”
“대답해 줄 거예요?”
“가능하다면..”
혜영이 몸을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사무실 왜 옮겼어요? 점심식사 후에 휴게실에는 왜 안 와요? 옥상에는 왜 오라고 안 해요? 왜.. 나를 만나려고 하지 않아요?”
도혁이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괜찮은 남자 소개시켜 줄까?”
그녀가 눈에 힘을 주고 그를 흘기듯 바라보았다.
“그게.. 지금 내 질문에 대한 한성씨 대답이에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코트 안쪽에서 남자들의 이력서들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었다.
“요즘 괜찮은 결혼정보회사 많아요. 남자가 필요하다면 거기 가면 되지. 내가.. 한성씨한테 남자 소개시켜 달랬어요?”
그녀는 이력서를 노려보고 몸을 돌렸다. 도혁이 이력서들을 다시 코트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나한테서 뭘 바라는 거야?”
혜영이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낮에는 회사원이지만 진짜 하는 일이 뭔지.. 알고 있잖아.”
“그래요.. 알아요..”
“그럼 내가 당신한테서 멀어지려는 이유도 알아야지.”
혜영이 가만히 있자 도혁이 숨을 내쉬었다.
“그냥.. 예전처럼 인사하고, 옥상에서 차도 마시고, 가끔..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그
러면 안 돼요?”
“친구로?”
혜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로..”
“미안해. 태어나서 한 번도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어. 필요도 없고.. 그리고 난.. 당신이랑 친구하고 싶은 생각. 없어.”
단칼에 자르는 그의 말에 혜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도혁의 손이 움찔거렸다.
“그럼.. 왜 그랬어요? 동생, 아저씨, 미수언니 말고 세상에 믿어도 좋을 사람이 나라고. 1년
전에 솔희한테 한 내 말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이럴 거면 한성씨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았
어야죠. 옥상에서.. 그렇게 울지 말았어야죠.. 원하지 않았는데 한성씨 인생에 끌어당겨 놓고
이제와서 다시 나가라고 밀어내면.. 나는 어떻게 해요?”
그가 눈물을 참고 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살짝 덮었다.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이마에서부터 천천히 쓸어 귀 뒤로 넘겨주었다.
“나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쁜 사람이니까..”
그녀는 그의 단순한 접촉에 심장이 쿵.. 내려앉더니 거세게 뛰는 걸 느꼈다. 그녀가 눈을 감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 말. 들었어? 난 절대로 좋은 사람도 아니고, 위험이 따라다니는 사람이라고. 오늘 밤에도
일이 잘 못 된다면 나한테 내일은 없어. 내 곁에 있으면.. 당신이 위험해 진단 말이야. 이 여
자야.. 멀어지라고 경고하는 건데 심장이 두근거리면 어쩌자는 거야..”
그녀가 천천히 눈을 뜨고 손을 들어 그의 가슴 위에 손바닥을 댔다.
“내 심장이요? 아니면.. 당신 심장이요..”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짧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만졌다.
“벗어나는 게 좋아. 뒤도 돌아보지 말고.. 걸어서도 말고.. 있는 힘껏 달려서.. 나에게서 벗어나라고..”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를 보자 가슴이 아파 다시 눈물이 고였다.
“왜 답답한지, 꼭 뭘 잘못 먹고 체한 것처럼.. 아프고, 기분이 안 좋았는지.. 뉴스를 안 보던
내가 뉴스를 봐요.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서는.. 글이 써지지 않아요. 어디에서나 튀지 않고
조용히 숨어 있길 좋아하는 내가.. 요즘 다진이랑 자꾸 시비가 붙어요.. 왜 그러는지, 이 기분
이 뭔지.. 몰랐어요. 그런데.. 그 이유를 알았어요.”
그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내가.. 싫어요? 애인지 어른인지 모를 여자라서?”
그가 턱에 힘을 주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화를 내야 하는데.. 이렇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아요. 그냥.. 당신 목
소리 듣고, 당신 얼굴 보면서.. 함께 있는 지금이.. 좋아요.. 그 동안 나는 한성씨가.. 그리웠나
봐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그가 손을 내밀어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훔쳤다. 그가 마른 침을 삼켰다. 혜영이 피식 웃었다.
“난 속물인가 봐요.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흠.. 나도 남자 능력과 외모를 중요하게 보는.. 그런 여자인가봐요. 돈 많고, 근사하고, 멋지고, 잘생긴.. 당신이.. 조..”
그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두 눈을 감은 혜영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의 손이, 팔이.. 그녀를 더욱 가깝게 끌어당겼다. 혜영도 그의 등을 꼭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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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어요~!!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은 글이 없네요...^^/...착실하게 잘 쓰여져서 좋았는데....
하하하... 그런가요..^^;
처녀작과 글에 패턴이 좀 다른거같아요...쓰는 방법은 똑 같으시구요...ㅎㅎㅎ
첫작품이랑 달리 방식이 조금 복잡해서요. . 저도 힘들긴하네요. . 그래서 국문학을 공부해야 하나봐요. . 커다란 벽이 앞에 있는듯.. ^^
국문학이 도움은 되지만, 어떻한 틀때문에 새로운 글에형태에 대한 도전을 못할때도 있어요...늘 창조적인것에 걸림은 오래된 습성이요...^^
그런가요~~^^
아마도요.....그렇게 믿읖시다...ㅋㅋㅋ
오타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