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동의 헌법재판소 건물 꼭대기 층에는 무궁화 문양 9개가 돋을새김돼 있다. 헌법재판관 9명을 상징한다. 하지만 현재 재판소장은 공석이다. 헌재의 아홉 심장 중 한 심장이 멎는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은 8인 심리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다음달 13일이면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마저 퇴임해 7인 심리 체제가 된다. 파행의 파행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헌재마저 헌법 111조(‘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으로 구성한다’)를 위반하고 있다. 이강국 전 헌재 소장은 “지금 돌아가는 국내 판세를 보면 꼭 구한말 조선 같다”며 “헌재가 기각이든 인용이든 신속히 결정을 내려 국론 분열의 혼돈을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이번 탄핵심판의 의미와 헌재 결정 이후 후유증 극복 방안 등을 논리 정연하게 풀어 냈다. 2013년 퇴임 후 인터뷰를 고사해 온 그는 “탄핵 사건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는데도 여전히 부정확한 정보나 자료 등 ‘페이크 뉴스’가 난무해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
「1972년 판사로 임관해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헌법재판소장을 지냈다. 선친인 고(故) 이기찬 변호사, 아들 이훈재 판사까지 3대가 법조인이다. 2013년 헌재 소장 퇴임 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봉사에 기여하겠다”며 2년6개월간 법률구조공단에서 650여 건의 무료법률 상담을 했다. “공직생활 동안 서류나 기록으로만 접했던 서민들의 억울함과 서러움·분노 등을 생생하게 보고 들어서 보람찼다”고 한다. 같은 해 9월부터 서울대 법대 일반대학원에서 초빙석좌교수로 ‘헌법판례연구’ 강좌를 맡았다. 현재 법무법인 한결의 고문으로 있다. 개인적으로 ‘통일 시대 헌법과 헌법재판 연구소’를 창립·운영하고 있으며 수차례 정치권의 영입 제의를 고사하고 헌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