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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Chosun.com 2009.12.28 04:39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지시로 성탄절에 미국 영공에서 항공기를 폭파하려는 테러 기도가 기폭장치의 실패와 탑승객들의 테러범 제압으로 좌절됐다.
미국은 알 카에다가 연말연시를 맞아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 세계 공항과 항공사에 보안검색 강화를 요청했다.
지난 25일 낮(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253편 여객기에서 나이지리아 국적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Abdulmutallab·23)가 공항 도착 1시간 전쯤 폭발물을 터뜨리려다가 실패한 뒤 기내에서 승객들에게 붙잡혔다. 이 여객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했으며, 기내에는 승객과 승무원 289명이 타고 있었다. 미 보안당국은 범인 압둘무탈라브를 항공기 폭파 기도와 기내 폭발물 설치 혐의로 26일 기소했다.
범인은 속옷 깊숙이에 고폭발 물질인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과 폭발성 액체가 주입된 주사기를 꿰매 입고 검색대를 통과했고, 기내 화장실에서 20분 동안 폭발물을 만들었다. 그는 기내에서 이 폭발물을 폭파하려다가 폭발이 되지 않고, 불꽃과 연기를 발견한 승객들에 의해 제압됐다.
미 보안당국의 조사 결과, 범인은 예멘에서 알 카에다 조직과 접촉해서 한 달가량 테러 훈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ABC 방송은 보도했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미국에 입국하는 항공기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를 지시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국제선 여객기를 탈 경우, 보안 검색이 한층 강화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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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Chosun.com 2009.12.28 04:40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였다. 전담부서인 국토안보부가 세워졌고 정보기관들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테러 용의자들을 집중 감시했다. 또 해외 대(對)테러 기관들과도 협조해 고성능 몸수색 장비를 공항에 설치했다.
그러나 25일 노스웨스트 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려 했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Abdulmutallab)는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탑승 금지(no-fly)' 명단에 없어 일반적인 검색만 거치고 탑승할 수 있었다. 미국 ABC방송은 "폭발하지 않은 폭발물이 비행기를 구했다"며, 미 연방 정부의 테러범 관리 능력과 공항 보안의 허점을 꼬집었다.
◆탑승 전 검색 그대로 통과
폭발물을 속옷에 숨겨 '속옷 폭파범'(underwear bomber)으로 불리게 된 용의자 압둘무탈라브는 콘돔이나 콘돔과 유사한 기구에 담은 고성능 폭발물인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과 액체가 든 주사기를 사타구니와 가까운 속옷에 꿰매 숨겼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크기는 6인치(15.2㎝) 정도였다. PETN은 기폭장치와 폭발신관(信管) 없이도 폭발이 가능하다. 2001년 12월 '신발 폭파범'리처드 리드(Reid)가 이용한 것도 PETN이었다. 압둘무탈라브는 주사기 속 액체를 PETN에 주입해 폭파시키려 했으나 불발돼 화상을 입었다.
범인이 경유한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은 보안이 엄격하기로 유명하지만 그는 검색대를 그대로 통과했다. 최근 테러범들이 이용하는 폭발물은 금속 타이머나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 금속탐지기는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폭발물 감지기로 승객을 일일이 검색하면 검색시간이 지금보다 4배 이상 소요된다. 유럽에서 액체 탐지기는 2013년 이후에나 도입된다.
물론 옷 속까지 들여다보는 X-레이 투시기가 있지만 '알몸 투시'라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보안인터내셔널'지의 에디터 필립 바움(Baum)은 "기술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프로파일링(profiling)' 기술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프로파일링은 승객에 대한 기본 정보와 동태를 보며 테러 용의자를 육안(肉眼)으로 집어내는 기술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986년 임신한 아일랜드 여성의 가방에 들어 있던 폭발물을 이 기술로 발견했다.
◆아버지의 신고에도, 미 입국비자 유효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은행가로서, 범인의 아버지인 알하지 우마루 무탈라브는 이미 6개월 전에 수도 아부자의 미국 대사관에 "아들이 종교적 극단주의자와 어울린다"고 알렸다. 하지만 압둘무탈라브가 미 정부 국가대테러센터(NCC)의 '테러범 정보 데이터베이스(TIDE)에 오른 것은 불과 한 달 전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TIDE는 '테러범이나 테러 조직에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약 55만명을 현재 감시하고 있다. TIDE 정보 중 일부는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는 '테러리스트 검색 데이터베이스(TSDB)'로 넘겨지고, TSDB를 토대로 미국 교통보안국은 '탑승 금지' 명단(현재 4000명)을 작성한다. 그러나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압둘무탈라브에 대한 경계를 높일 추가적인 정보가 없어 탑승 금지 명단에 오르지 않았고, 비자 승인도 철회되지 않았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말했다.
이번 사건 직후, 유럽 각국 공항에서는 미국행 여객기를 중심으로 보안 검색이 크게 강화됐다. 특히 용의자가 범행 시도 20분 전에 화장실에 다녀온 점이 주목됐다. 에어 캐나다는 착륙 직전 1시간 동안에는 자리에서 뜨지 못하고, 소지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무릎에 담요나 베개를 포함한 어떠한 물건도 둘 수 없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타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워싱턴으로 간 네흐미 클라센(Klaassen)은 "착륙 직전에 머리 위 선반을 열지 말라고 지시를 받았다"면서 "공항 대기 줄이 평소보다 10배는 길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디트로이트로 가던 제니퍼 알렌(Allen)은 "검색요원들이 바지 주머니와 코트 주머니까지 뒤졌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디트로이트로 돌아가던 사라브지트 딜론(Dhillon)은 "어린 자녀 3명도 샅샅이 몸수색을 당했다"고 말했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의 공항 관계자들은 당분간 미국행 비행기만 검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신 뭐해요? 뭐하냐고!"(한 여성 승객)
"불이야 불!"(또다른 여성 승객)
성탄절 정오 무렵, 미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 착륙을 20여분 앞둔 노스웨스트 항공 253편 여객기 안은 순식간에 소란에 휩싸였다. 폭죽 터지는 소리에 이어, 기내 왼편 창가 좌석(19A)에 앉은 한 흑인 청년의 바지에서 불길이 솟자 겁이 난 주변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반대편인 기내 오른쪽 좌석에 앉아있던 네덜란드 영화감독 야스퍼 슈링거(Schuringa)는 순간 이 흑인 청년의 좌석으로 몸을 날렸다.
다이빙하듯 승객들을 뛰어넘은 슈링거는 바지를 내린 이 남자가 다리 사이에 샴푸 병처럼 생긴 불타는 물체를 쥔 걸 발견했다. 이 물체를 낚아챈 슈링거는 불을 손으로 비벼 끄려다 잘 되지 않자 바닥에 던진 뒤 "물이 필요해요"라고 소리쳤다. 그러고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이 남자를 제압해 1등석이 위치한 기체 앞으로 끌고 갔다. 이 남자는 넋이 나간 듯, 끌려가면서 저항도 하지 않았다.
성탄절에 미국 여객기를 공중 폭파하려던 나이지리아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Abdulmutall ab·23)의 계획은 이렇게 무산됐다. 슈링거 주연의 활극은 약 4분 만에 끝났지만, 그가 나서지 않았다면 승객과 승무원 289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다. 한 목격자는 압둘무탈라브가 기내에서 "아프가니스탄"이란 말을 중얼거렸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일간지 디스데이에 따르면, 그는 지난 16일 가나 수도 아크라의 KLM 항공사 사무소에서 현금 2831달러를 주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디트로이트를 오가는 왕복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디트로이트행 노스웨스트 항공 253편에 탑승한 뒤, 8시간 가까이 조용히 있었다. 그러다가 디트로이트 착륙이 임박한 오전 11시쯤 옆자리 승객에게 "이를 닦겠다"며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에 가 20분간 폭약을 만들었다. 속옷 안에 꿰매서 반입한 폭발물질인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과 폭발성 액체를 섞었다. 자리로 돌아온 그는 담요로 바지를 덮은 뒤 다리 사이에서 폭발물을 점화했다.
미 보안 당국은 그동안 테러를 막기 위해 여러 차단 장치를 만들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재앙을 막은 것은 (이런 노력들보다) 더 단순한 것"이었다며 "(승객들의) 외침, 용감한 승객, 승무원이 그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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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반도의 빈국(貧國) 예멘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조직원을 훈련하고 테러 명령을 내리는, 글로벌 테러의 베이스 캠프(base camp)화하고 있다.
25일 발생한 미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의 범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가 이번 테러를 기도하기 전에 훈련을 받았던 곳도 예멘이었다. 또 지난달 5일 모두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 육군기지 총기 난사의 범인도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해 예멘으로 도주한 미국 태생의 무슬림 이맘(imam·이슬람에서 기도를 이끄는 종교 지도자) 안와르 알 올라키(Awlaki)의 반미(反美) 폭력 선동에 이끌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 카에다 수뇌부와 조직원의 최대 은신처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였다. 1980년대 후반 아프가니스탄에 근거지를 마련한 알 카에다는 미국이 9·11 테러를 당한 뒤에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자 파키스탄 내 산악지대로 본거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보 당국은 알 카에다가 파키스탄 정부의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강화하자 아랍 국가 중에서 법과 치안이 허술한 예멘을 매력적인 대체 기지로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예멘 정부는 지난 17일 수도 사나 외곽과 남부 아비안주에 있는 알 카에다의 은신처와 훈련소를 공습해 알 카에다 대원 3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24일에는 샤브와주 산악지대에서 열린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의 지도부 회합 장소를 공습, 3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AP 통신은 예멘 보안 관리를 인용해, 알 카에다 회합에서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 지대 공격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예멘 정부는 24일 공습으로 예멘의 이맘 알 올라키가 포함됐다고 발표했으나, 미 정보 당국은 이를 부인했으며 올라키의 친척과 친구들도 그가 살아있다고 25일 외신에 밝혔다.
예멘이 대미(對美) 지하드(이슬람의 성전·聖戰)의 제1기지로 부상한 배경과 관련, 영국의 싱크탱크인 차탐하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1400년 전 아라비아 무역로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낙타 대상(隊商)의 나라였던 예멘이 현재는 ▲아랍권 최악의 빈곤 ▲높은 실업률 ▲빠른 인구 증가율 ▲고갈된 정부 재정 등으로 붕괴 직전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선거는 부정(不正)·매표·개표 조작이 만연하고, 알리 압둘라 살레(Saleh) 대통령은 아들에게 권력 이양을 준비하고 있다. 총선도 정치인들의 뒷거래 의혹으로 연기되는 일이 잦다. 야당 지도자들이 빈번히 납치되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만큼 사법 체제도 부패했다.
결국 알 카에다가 중앙 정부의 세력이 미약하고 법질서가 붕괴한 예멘으로 근거지를 옮기면서 이 나라가 '테러의 온상(溫床)'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슬람 극단주의가 애초 태동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대적인 알 카에다 척결이 이뤄지면서,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바로 옆 나라인 예멘으로 유입된다. 미 뉴욕타임스는 25일의 여객기 테러 미수는 이제 예멘과 파키스탄이 알 카에다의 테러 네트워크 허브(hub)를 놓고 경쟁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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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6월 예멘 남부 라드판에서 분리주의 무장단체가 경찰에 희생된 시위대 6명의 죽음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AFP 연합 ▲ 조선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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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부 알바이야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현지 주둔 미군 병사가 사고 현장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P 연합 2010.01.04 07:38 ▲ 조선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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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파키스탄 북서부 라키 마르와트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2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열렸다. 테러범은 1일 오후 폭탄이 장착된 차량을 몰고 배구경기가 진행 중이던 경기장으로 접근한 뒤 자폭, 경기를 구경하던 주민 약 10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경찰은 탈레반이 이 지역 친정부 민병대의 활동에 대해 보복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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