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화이트와 블랙은 담담한 표정을 지녔다. 그러나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변화무쌍한 잠재력을 가진 컬러 역시 화이트와 블랙이다. 106㎡ 아파트에 사용된 그래픽적이면서 글래머러스한 포인트를 살펴보라.
전형적인 구조를 탈피해 부채꼴 모양으로 공간을 배치한 천호동의 아파트는 모든 방에서 한강이 보인다. 게다가 15층 아파트의 최상층에 위치해 천고가 높다는 장점까지 더해졌다. 개조 전 이 집은 벽체를 가로지르는 두꺼운 나무 몰딩과 베이지 톤의 패브릭 포인트 월, 메이플 컬러의 강화 마루가 온화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루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다. 디자이너는 다른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이 두 가지 환경적인 요소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운지, 혹은 호텔 바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컨셉으로 개조를 진행했다. 한강의 조망을 최대한 살리되 모노톤의 컬러를 사용해 도회적인 느낌을 연출했으며, 담담할 수 있는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컬러만 사용했지만 형태와 패턴, 선을 충분히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이 아파트는 그래픽적인 요소로 가득하며 한편 글래머러스한 포인트가 인테리어에 방점을 찍는다.
디자인 및 시공 SID리빙(02-541-8086)
LIVING ROOM
거실은 집 이미지를 전달하는 대표 공간인 만큼 감각적일 필요가 있다. 디자이너는 깨끗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화이트 컬러로 벽을 마감하고 높은 천장고와 거실의 전창이 탁 트인 개방감을 전해주도록 디자인했다. 거실 소파 뒤편에 있던 허리 높이의 홈바를 허물고 실 커튼을 달아 공간이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고, 천장에는 할로겐 조명을 달았다. 이 집에 사용된 할로겐 조명은 원래 상업 공간에서 주로 이용하는 멀티 할로겐 매입등으로 층고가 높은 곳에서 효과적인 스포트라이트 역할을 한다.
HALL
현관 앞 복도를 기준으로 방 3개와 거실, 주방이 배치된 106㎡(약 32평형) 아파트는 부채꼴 모양으로 확장된 형태의 평면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집 분위기를 결정짓는 화이트와 블랙의 그래픽적인 효과는 복도에서 잘 드러난다. 두께감이 있는 그레이 톤의 수직 몰딩은 이 아파트의 높은 천장고를 강조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프레임이 도회적인 컬러 컨셉을 더욱 명확하게 해준다.
BED ROOM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운지와 호텔 바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컨셉에 맞추어 부부 침실을 부티크 호텔의 객실처럼 연출했다.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원 형태의 침대를 놓고 해초를 연상시키는 부룰렉 형제의 알그를 설치했다. 또한 LED 매입등은 6가지 조명 모드를 사용해 안락한 분위기의 조도 연출이 가능하다.
DINING KITCHEN
부채꼴 형태의 평면은 다이닝 키친의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디자이너는 작은 삼각형 구조에서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해 깔끔하고 효율적인 동선을 확보하도록 가구를 배치했고, 식사를 하거나 칵테일을 마시면서 한강 야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창가에 식탁을 놓았다. 거실 소파가 끝나는 위치의 벽 뒤에 홈바가 사선으로 놓이도록 디자인했고 몰딩이 없어서 깔끔한 선이 돋보이는 다이닝 키친 입구에 제너럴 일렉트로닉의 티탄 컬러 냉장고를 빌트인으로 수납했다.
Details
1블랙 샹들리에와 조합용 파티션 겸 오브제 알그 등 블랙 포인트를 위해 기본 마감은 최대한 미니멀하게 정리했다. 천장과 벽, 방문 몰딩을 생략해 시크한 느낌을 강조했고, 라인이 깔끔해졌다.
2 높은 창문에 복잡한 패턴의 커튼을 달았다면 이 집의 시원한 개방감을 해쳤을 수도 있다. 다행히 디자이너는 망사 튤처럼 시어한 소재에 원 모양이 반복되는 원단을 선택해 라인과 패턴으로 이어지는 그래픽적인 효과를 완성했다.
디자이너는 벽을 흰 도화지로 생각했다. 창에서 유입되는 햇빛이 사물을 비출 때 생기는 그림자가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화려한 샹들리에를 걸었고, 붓의 터치감이 살아 있는 프레임을 벽에 걸었으며 수직 몰딩을 붙여 그래픽적인 무드를 강조했다.
에디터 : 정수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