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기독교가 준동하는 내란정국 속에서 드리는 한국교회 사순절 메시지
아버지,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눅 23:34)
다시 사순절을 맞았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세상의 모든 모순과 죄를 짊어지고 골고다에 오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에서 우리의 온갖 허물과 죄를 고백하며 깊은 성찰과 기도를 드리는, 일 년 중 가장 뜻깊은 신앙의 절기입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기도의 행진을 이어 온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2025년 사순절기를 맞으며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오늘, 이 땅에 드러난 내란의 실체와 그 혼란 속에서 극우 기독교의 모습이 참으로 참담하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는 대로 오늘 우리는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역사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어리석고 무도한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스스로 저지른 헌정 파괴의 죄로 직무가 정지되어 감옥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일로 나라 전체가 한순간에 혼돈으로 빠져 들었고, 피땀으로 일구어 온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 어리석은 일로 나라의 품격은 사라지고, 국가가 보호해야 할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상적 국가 시스템이 고장 난 가운데, 여기저기서 비행기가 떨어지고, 다리가 무너지며, 건물이 불타고, 군대의 폭탄이 사람 사는 마을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아무 죄 없는 착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헌재의 신속한 탄핵으로 이 혼란이 극복되고 정상적 헌정질서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으고 마음을 합해야 할 절체절명의 역사적 위기입니다. 심지어 지난 토요일에는 법망을 피하려는 술수로 내란범 윤석열이 석방되는 괴이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을 악용해 정의를 조롱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내릴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 일은 이 역사의 위기 앞에서 일부 기독교의 탈을 쓴 극우 망동가들이 허황된 거짓 선동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역사를 퇴행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과 성경의 가르침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세속의 정치적 욕망에 사로잡힌 저들은 복음을 왜곡하고 신도들을 미혹해서 반민주 반생명의 길로 이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해야 할 자칭 기독교인이라 하는 자들이 혐오와 증오에 영혼을 팔아넘기고 가짜뉴스와 폭력을 사주하고 선동하다니 가당치 않은 일들입니다. 저들에게는 성경의 가르침이나 신앙적 덕목은 자신들의 허황된 극우적 이념 앞에서는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일 뿐, 입만 열면 거짓이고 하는 짓마다 패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극우적 망령에 사로잡힌 괴물이 되어 버렸습니까?
그들이 성경을 들고 찬송을 부르며 기독교적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거짓이고 이단 사이비에 불과합니다. 성경은 이미 이 사태를 알고 있어 증언합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가라” (마태 7:21) 우리는 전 아무개나 손 아무개가 참된 기독교와는 아무 상관 없는 기독교적 외피를 뒤집어쓴 정치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한국교회가 깊은 곳에서 물량주의, 교권주의, 우상 숭배적 광신주의, 반지성적 문자주의, 몰역사적 개인주의 등 수많은 신앙적 오류에 빠져있었음을 뼈아프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땅히 이번 사태를 통하여 한국교회의 깊은 곳에서 성찰과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세상의 이념과 힘을 더 숭상했던 죄를 깊이 반성합시다. 그 반성 위에서 다시 교회의 참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 개혁의 길을 찾아 나섭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위기 속에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의 손을 모읍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곡기를 삼가며 하나님께 간구할 것입니다. 하나님 극우주의에 빠진 저들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이 그 거짓과 망상에서 깨어나 진실에 눈을 뜰 수 있기를!
저들의 귀가 열려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저들이 하나님과 이웃 앞에, 역사와 사회 앞에 저지른 죄의 무게와 깊이를 깨달을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가 맑고 고운 영으로 거듭나 오늘, 이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정의와 평화의 빛을 비추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어. 깊은 곳에서 당신을 새롭게 만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한국교회가 다시 이 땅의 소금과 빛이 되게 하옵소서.
2025년 3월 10일 사순절 첫째 주에
2025년 사순절 연속 금식 기도회
“한국교회 극우화에 대한 회개와 성찰” 참가자 일동
<참여 교회 /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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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멘~♡
그런데 예장은 거의 보이지 않네요ㅜ
예장 목회자 연대라는 소모임이 있지요~
@김수영1
아항!! 소모임이..
하나님~~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꼭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