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입맛 잃은지 오래죠?
다 그렇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대표적인 관광지역이라
휴가철이면 가족,친구들이 끝없이 오지요.
저는 주로 고향의 맛이 느껴지는 음식들을
만들어 둡니다.
그 대표적인 반찬이 고구마줄기로 담근 김치이지요.
이곳 하동에서만 수백년을 살아 오다보니
친척이 많답니다.
그 중에서도 이종 사촌언니,친가쪽 사촌언니가 있어요.
가까이 있다보니 친자매들 몫지 않고
언니들은 산골생활이 이골이 나서
철철이 고로쇠물이며 송이버섯을 비롯한 각종 버섯,약초들을
나눠 주지요.
제게는 좌청룡 우백호 처럼 든든합니다.
고구마줄기로 김치를 담궈야겠다고 맘 먹고 있는데
사촌언니에게서 띠리링 전화가 옵니다.
"고마줄기 벗겨 놨다.가져가서 김치를 담궈던둥, 나물을 해 먹던둥 해라"
빛의 속도로 가서 가져 왔습니다.
고구마줄기 껍질을 제가 벗겨도 되는데
언니는 동생이 늘 바쁘니 마음이 쓰인다며 꼼꼼하게도 벗겨 놨네요.
어쨌던....오랜만에 입맛이 살았습니다.
언니야 고맙데이~~~
<고구마줄기김치>
재료 : 고구마줄기, 감자,홍고추,마늘,식은 밥,멸치액젓,참깨
껍질 벗긴 고구마줄기입니다.
일명 고매줄기입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고구마라는 말보다는 고매가 더 익숙합니다.
저 역시 고구마라고 하지 않고 고매라고 합니다.
겨울이면 동치미국물에 물고매가 최고의 간식이기도 하지요.
고구마줄기는 절임만 잘되면 맛있는 김치가 됩니다.
배추김치처럼 생소금을 뿌리면 잘 절여지지도 않고 맛이 매우 씁니다.
35도 정도 되는 미지근한 물에 천일염 한 주먹을 녹인 후
고구마줄기를 30분 정도 담궈 둡니다.
소금을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구마줄기는 짜면 뒷맛이 은근히 쓰거든요.
고구마줄기가 고무줄 처럼 휘어지면 잘 절여진 것입니다.
키포인트는 줄기에 짠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절여 주면 좋다는 것입니다.
잘 절여진 고구마줄기를 한 번 헹궈서 물기를 빼 줍니다.
한 잎 크기로 고구마줄기를 잘라 주세요.
감자를 준비해 줍니다.
텃밭에서 어설프게 익은 홍고추도 몇 개 따서 준비하고요.
마늘도 준비합니다.
감자는 도톰하게 썰어서 식은 밥과 같이 삶아 줍니다.
감자와 밥이 잘 익고 있지요.
멸치액젓과 고추,마늘을 갈아 줍니다.
멸치액젓이 없으면 새우젓도 좋아요~~
잘 익은 감자와 밥도 갈아 주세요.
너무 미세하게 갈지 않는 것이 맛갈스럽습니다.
감자,식은 밥, 고추,마늘,젓갈을 갈아서 넣고 잘 섞어 줍니다.
고춧가루를 좀 더 추가해 줍니다.
양념을 좀 무르게 해 주셔도 좋습니다.
하루쯤 지나면 국물이 자작해 지고 국물김치 처럼 먹어도 아주 맛있거든요.
양념장에 물기 빠진 고구마줄기를 골고루 섞어서 버무려 주세요.
침이 꼴닥거려요~~
다 담궈졌습니다.
자 덩어리도 살짝 보이지요?
이것이 진짜 더 맛있다니까요~~
고추장과 참기름 한 방물을 넣어서 비벼 드세요...
정말 반할 겁니다.
반찬통에 담궈서 바로 냉장고에 둡니다.
고구마줄기는 익으면 맛이 별로입니다.
인증샷은 찍었지만 실제는 두 세 그릇 더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휴가에 자매들 모여서 거의 동이 났습니다.
엄마 손맛을 기억하게 해 주고 싶은 제 마음을 알겟지요.....
고구마줄기의 매력은 아삭함입니다.
아삭아삭.....
식은 밥과 감자가 양념을 더 감치맛 나게 해 줍니다.
떡국을 끓여서 같이 먹어 보세요.
고구마줄기 김치는 한 번 맛들이면 중독이 되니 조심하세요.
부지런 하던지 먹고 싶은 욕구를 참던지 둘 중 한 가지입니다.
근데요..
너무 맛있어서 게으르다 싶은 주부들도 부지런해 지실겁니다.
차농사 짓는 컨츄리녀의 컨츄리레시피 : 재료 : 고구마줄기, 감자,홍고추,마늘,식은 밥,멸치액젓,참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