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글을 올렸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입니다. 이 것은 나의 대학생활의 일부 였고 나의IVF에대한 기억중에 일부이고 IVF동기들이 공감했던 경험이고 형(선배)들도 1학년 때 경험했던 일이고 나의 후배들도 경험했고 그 후배들도 경험하게될 일이라고. 그래서 리더들과 1년차들이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일이라고...
영남대에 특차 합격이 발표되고 수능을 마친 고3학생들에게 IVF에서 '사오정 대학가다'란 제목으로 대학 생활을 소개해주는 행사가 어떤 교회에서 있었다. 거기서 영신이 누나를 만났다. 영신이 누나의 첫인상은 못생겼다는 그 뿐이었다. 영신이 누나가 일박 수련회가 있으니 오라고 해서 영대에 입학하기전에 나의 마을 1박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수련회에서 조모임을 했는데 내가 속한 조에는 시준이형이란 지선이 누나가 있었다. 그 때 조모임에서 우리 마을 이름을 '나의 마을'로 하자는 말을 들었다. 지선이 누나를 보고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1박 수련회에 온 나의 마을 누나들을 살펴 봤는데 이쁜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중에 지선이 누나가 귀여운 얼굴이었다. 그 때만 해도 대학생이 되면 여학생이랑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한다는 기대에 차있었을 때였다. 여대생에대한 환상이 너무 일찍 깨졌다. 밤이 되자 원투원이란 것을 한다는 것이다. 그 것이 뭔지는 몰랐지만 주로 남자랑 여자랑 파트너가 정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은근히 아까 그 귀여운 누나랑 파트너가 됬으면 하고 바랬다. 나의 파트너는 예란이 누나였다. 예란이 누나랑 원투원이 뭔지도 모르면서 예란이 누나에게 나의 고3생활 이야기를 해주면서 지선이 누나랑 돈호형이랑 이야기를 하는 것을 처다보았다. 둘이 벽에 기대에 앉아 붙어 앉아서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둘이 사귀는 사이인줄 알았다. 그때는 원투원이 뭔지 몰랐으니까.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남자랑 여자랑 그냥 같은 방에서 쓰러저 자는 모습에 당황했다. 1박을 하는 동안 여러 형들이랑 누나들이랑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영신이 누나랑은 원투원 수준의 대화도 했다. 그 날 일박에 석문이를 처음 봤다. 하지만 그 귀엽게 생긴 이름 모르는 그 누나랑은 말 붙일 기회가 나질 않았다. 뒷 풀이로 롤러 스케이트장에 갔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스처가는 지선이 누나를 힐끔 힐끔 처다 보면서 내가 점점 신경을 지선이 누나에게 쏟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롤러 장을 나와서 집으로 가게 될 때 지선이 누나가 나에게 재미 있었냐고 물었다. 난 예, 재미있었어요.란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서 가게 되었다. 지하철 타러가는 사람을 오경이 형이 모았다. 오경이형이랑 지하철을 타러 가겠다고 했는데 지선이 누나도 지하철을 탄다고 하는 것이다. 그 때는 비가 오고 있었다. 오경이형이 우산을 들고 지선이 누나랑 쓰다가 지선이 누나가 너도 들어오라고 해서 셋이서 우산을 쓰고 칠성역까지 걸어갔다. 난 오경이 형이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랬다. 오경이형은 지선이 누나에게 중간에 서라고 해서 지선이 누나랑 옆에서 붙어서 걸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지선이 누나는 나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그러면서 차츰 오경이형은 우산 밖으로 밀려났다. 오경이형은 반대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고 지선이 누나랑 나는 같은 방향이었다. 지하철에서 누나랑 같이 서있다가 자리가 하나 났다. 누나랑 계속 같이 있고 싶었지만 누나에게 자리가 났으니까 앉으라고 했다. 누나는 앉지 않겠다더니 다른 곳에 두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났다. 누나가 얼른 달려가 그 곳에 앉고서는 나보고 빨리 오라고 손짓 했다. 누나랑 같이 앉고 싶었는데 일이 너무 잘 풀려갔다. 누나랑 바짝 붙어 앉아서 누나의 얼굴을 유심히 봤다. 동글 동글 통통한 얼굴에 애띤 얼굴 뽀얀 피부 코 옆에는 흉터가 있고 앞니에는 거무스름한 자국이 있었다. 지선이 누나는 갑자기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는 내 다리를 잡았다. 그 순간 난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침착하게 있었다. 누나는 나에게 왜 이렇게 말랐냐고 물었다. 난 대답 대신 누나 코 옆에 자국이 뭐냐고 말을 돌렸다. 칠성역에서 동대구역은 가까웠다. 누나는 동대구역에서 내려서 포항으로 간다고 했다. 난 IVF에 가게되면 누나랑 같은 조가 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선이 누나의 특유의 말버릇인 "왜?"라고 물었다. 난 순간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당황이 되서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지선이 누나가 동대구 역에서 내리고 난 안심역까지 혼자 갔다.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수줍게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아쉬웠다. 드디어 영대에 입학을 해서 설래는 맘으로 종강을 찾아서 교실에 앉아 있었다. 내가 있는 교실에 나의 마을 사람들이 들어와서 IVF를 소개하고 설문지를 돌렸다. 뒤를 돌아 보니 지선이 누나도 있었다. 지선이 누나가 반갑게 '원식아'하고 불렀다. 난 그저 처다보고 반가운척을 하지 못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지선이 누나를 자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지만 누나를 볼 기회는 없었다. IVF에 들어왔지만 같은 마을 이면서도 지선이 누나랑 말 한마디 나눌 기회는 없었다. 학기 초에 지선이 누나를 전산실 앞에서 우연히 만나서 지선이 누나가 ' 리 원투원 한번 해야지'그랬지만 그러고는 원투원 한번 하지 못했다. 그러다 디피엠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우연히 학교에 일찍 와서 디피엠에 참석했다가 디피엠 장소에 지선이 누나가 나와있는 것을 보았다. 그 후로 난 거의 매일 디피엠에 참석 했다. 어떤 리더들 보다도 잘 참석했다. LGM이부 모임에서 나의 리더가 영신이 누나란 것을 알았다. 지선이 누나이길 바랬는데. 얼마후 1박 수련회가 있었다. 찬양으로 시작했다. 은혜누나가 찬양 인도를 했는데 레크레이션을 했다. 누구야 나는 너를 사랑해~라면서 율동을 하는 것인데 짝을 지어보라고 했다. 난 일부러 지선이 누나 주위에 앉았다. 다들 맘 맞는 사람이랑 짝을 짓는데 지선이 누나랑 난 짝을 찾지 않고 그냥 있었다. 그러다가 누나는 멀리 있는 다른 누나랑 짝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난 누나 다리를 두드렸다. 아무말 없이 그냥 두드렸다. 누나는 나를 돌아 보았다. 활짝 웃으면서 하자고 했다. 난 어눌 하게 지선이 누나 나는 지선 누나를 사랑해라면서 어색한 율동을 하면서 지선이 누나를 처다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지선이 누나는 내 코를 누르고는 '원식아 나는 너를 사랑해 원식아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사랑해'라면서 아주 앙증 맞은 표정으로 이쁘게 율동을 하면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러고 있는 지선이 누나 코를 눌렀다. 지선이 누나를 넘 귀여웠다. 그날 밤 내가 나의 마을 1년차 대표로 뽑혔고 1년차 끼리 원투원을 하는 시간이었다. 서로 마음 맞는 사람끼리 하는 시간이었는데 난 누가 나보고 하자고 그럴까보 조마조마했다. 옆에 모숙이가 있었다. 모숙이가 나보고 하자고 그러면 어떻하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모숙이는 상경이보고 하자고 했다. 다행히(?) 나에게 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혼자 쓸쓸히 있는 척을 하다가 지선이 누나를 찾아 해맷다. 지선이 누나는 찾을 수 없었다. 지선이 누나는 방에서 자고 있었다.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나를 영신이 누나가 찾아서 원투원을 하자고 했다. 누나랑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좋아하는 누나가 있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당연히 영신이 누나는 누구냐고 물었지. 지선이 누나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혼자서 밴치에 앉아 있는 지선이 누나를 봤다. 지선이 누나에게로 갔다. 내가 지선이 누나 옆에 앉기전 돈호형이 와서 앉았다. 나도 그 근처에 앉았다. 돈호형이 나에게 뭘 가지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난 다리가 아파서 못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돈호형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지선이 누나는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땅만 처다보고 있었다. 난 누나에게 "어제 밤에 어디있었어요. 한참 찾았는데." 그랬다. 지선이 누나는 나를 처다보고는 "왜?"라고 한마디 했다. 지선이 누나는 항상 나에게 '왜'라고 물었다. 언제나 대답은 '누나를 좋아하니까요'였지만 누나가 왜라고 물으면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난 '그냥 누나랑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후로 훗날 내가 지선이 누나에게 사랑을 고백할려고 했을 때 할말 있다고 해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지선이 누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너 또 '그냥이요' 그러는 거 아냐?"
항상 지선이 누나의 질문은 "왜?"였고 내 대답은 한결 같이 "그냥"이었다. 왜 원투원을 하려고 나를 찾았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못하는 나에게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선이 누나는 눈을 감고 앞으로 업드려 자는 시늉을 했다. 노란색 반팔 티를 입은 지선이 누나가 자는 시늉을 하니까 동글 동글한 지선이 누나가 병아리로 보였다. 그날의 햇볕도 따사로웠다. 지선이 누나 등에 벌레가 앉아있었다. 난 강아지 풀을 뜯어서 벌레를 쫒았다. 강아지 풀이 간지러웠는지 지선이 누나는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 들어가자"그랬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서 난 지선이 누나랑 나랑이 걷지 않고 화난 사람처럼 먼저 교회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지선이 누나에게 마음을 들킨후로 지선이 누나 보기가 불편했다. 지선이 누나도 내가 불편한 눈치였다. 우린 친해질 기회도 없었고 볼일도 없었다. 1학기 동안에 지선이 누나를 종강 근처에서 종종 보았지만 내가 인사를 하면 그냥 시큰둥하게 인사를 받을 뿐이었다. 그냥 고개를 조금 끄떡일뿐. 그 때부터 가슴 시린 짝사랑을 했다. 디피엠 때마다 지선이 누나 맞은 편에 앉았다. 지선이 누나가 디피엠에 나오지 않은 날은 우울했다. 어느날 디피엠에서 지선이 누나옆에 앉을 수 있었다. 디펨 사회자가 기도짝을 만들어서 둘이서 기도 제목을 나누고 둘이 손을 잡고 기도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 때 마침 지선이 누나가 내 옆에 앉았다. 아니 내가 지선이 누나 옆에 앉았다. 그런데 지선이 누나가 아닌 세진이 누나였던가?다른 누나가 기도를 하자고 했다. 그 때 한창 이런 CF가 방송에 나오고 있었다. 장혁이 극장에서 미녀 옆에 앉으려고 표를 끈다가 뚱뚱한 여자랑 같이 앉게 된다는 내용. 디피엠을 마치고 둘러서서 찬양을 하면 손을 잡고 찬양을 해왔다. 지선이 누나 옆에 서있었지만 그날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 둘러서서 박수를 치며 찬양합시다.' 헉...TT
내 생일이 있는 5월달 롤링 페이퍼를 돌렸다. 만은 사람이 적은 글중에 지선이 누나가 적은 글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 생일 날은 LGM을 나의 마을만 '바로 그 향기'교회에 모여서 했다. 마을 별 LGM이었다. 시준이형에게 생일 선물로 모임에 처음 나온 1년차 들에게 나누어 주던 사탕 막대기를 주었다. LGM 1부를 마치고 나오면서 지선이 누나는 그 사탕 어떻게 훔쳤는지 물었다. 훔친 것 아니라고 하니까 할말이 없던지 내 볼을 꼬집고 뱃살을 꼬집고 엉덩이를 때리더니 생일 축하한다고 했다. 그날 2부 모임은 지선이 누나 자취 방에서 했다. 지선이 누나 방은 넓었다. 그날은 친구 초대하는 날이었는데 지선이 누나 친구는 지선이 누나보다 이뻤다. 그날 당황 스럽게 오경이 형이 너 얘 좋아하니?라고 물었다. 오경이 형이 그걸 어떻게 알까하고 놀랬다. 오경이 형은 지선이 누나 머리를 주먹으로 툭툭 치더니 난 얘 싫어해 그랬다. 어느 열린 모임이었다. 1년차 모임이었던가? 잘 모르겠지만 1년차들은 앞에 앉고 리더들은 뒤에 앉았다. 난 앞에 앉았다가 지선이 누나가 뒤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지선이 누나 옆에 앉았다. 지선이 누나는 1년차는 여기 앉는 것이 아니라고 가라고 했다. 난 화를 내며 일어나 앞으로 갔다. 그 때 일은 지금 생각해도 터무니 없고 웃기는 일이다. 1년차 잠포를 하던 날이었다. 내가 1년차 대표였고 내가 진행했다. 애들을 돈호형 방에서 거울못으로 이끌고 거울 못 의자에 앉혀 놓고 장기 자랑을 했다. 그 시간 새벽 늦은 시간에 사람들은 거의 없었는데 우연히 우리 앉은 의자들 옆에 지선이 누나랑 지선이 누나 학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며 앉아 있었다. 난 발견하지 못했는데 1년차 중에 누가 발견하고 인사를 해서 알게 되었다. 1년차 중에 세진이 누나였던 것 같은데 리더도 함께 자리를 같이 했었다. 내가 대표라고 나보고 애들이 노래를 불르라고 했다. 내가 선봉으로 노래를 하게 됬다. 옆에 앉아 있는 지선이 누나를 의식해서 누나가 들으라고 유승준의 '사랑해 누나'를 열정적으로 불렀다. 돌아가면서 노래나 춤 율동을 하면서 장기자랑을 하며서 놀았다. 장기 자랑을 마치고 우리는 돈호형 방으로 돌아 가면서 지선이 누나 앞으로 지나갔다. 누나가 우리들에게 잠포 재미있게 하라고 인사를 했다. 지선이 누나가 나에게 잘 하라고 한번더 인사를 했다. 누나는 학교 식당에서 나를 보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난 안녕하세요라고 해야 했을 것을 같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 나서 내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말한마디 하지 않았다. 누나를 봐도 '안녕하세요'그게 다였다. 내가 학교에서 누나랑 마주 쳤을 때 점점 누나는 내가 인사하는 것 조차 귀찮아하는 눈치였고 1학기가 지났다. 첫 여름 방학 때는 창숙이랑 영화를 보면서 첨으로 데이트란 것을 해보았다. 점점 지선이 누나를 마음에서 지워가면서 2학기가 시작되서는 지선이 누나를 봐도 인사 하지 않았다. 지선이 누나도 먼저 아는 척 하는 일이 없었고. 2학기 리더는 역시 지선이 누나가 되지 않았다. 미향이 누나가 누군 지 몰랐지만 지선이 누나는 아니란 것을 알게 됬다. 아는 척 않하고 지내고 있는 중에 거울 못에서 찬양제를 했다. 난 그날 주인공 역으로 단막극을 했고 참가자 중에 누가 찬양을 락으로 불러서 앞으로 나가서 사람들 앞에서 헤드벵잉을 해서 사람들을 웃겼다. 뒷풀이로 마을 별로 다과회를 하는 중에 지선이 누나에게 '누나' 하고 불렀다. 지선이 누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왜?"그랬다. "오늘 나 멋있었죠?" "응, 그래." 너무 당연히 대답이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그날 혼자 풀밭을 마구 뛰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지선이 누나의 삐삐로 연락을 했다. 한번도 지선이 누나에게 연락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수화기를 들고는 너무 떨렸다. 지선이 누나의 삐삐에는 러브 이즈란 노래가 나왔다. 제목이 러브 이즈가 맞는 지는 몰랐다. 대부분 IVF사람들의 삐삐 시작에는 찬양이 나왔는데 지선이 누나의 삐삐에선 아주 달콤한 남자 목소리로 럽 이즈 터치, 터치 이즈 럽, 럽 이즈~ . 일단을 노래를 듣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다시 용기를 내서 떨리는 목소리로 메시지를 남겼다. 누나랑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고는 누나에게 응답이 오지 않았다. 역시. 잠을 자다가 새벽에 삐삐 울리는 소리가 나서 벌떡 일어났다. 떨리는 맘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병산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다음날 수업중에 지선이 누나 번호로 삐삐가 울렸다. 5268? 앗! 당장 공중 전화기로 뛰어나가 확인했다. 늦게 연락 줘서 미안하다며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보자는 것이다. 누나를 인문계 식당에서 만나러 가는중 병산이를 만났다. 녁석이 끝까지 따라겠다고 가질 않는 것이다. 병산이를 쫒아 보내려고 했는데 혼자 밥먹기 싫다며 계속 가질 않았다. 결국 병산이랑 둘이서 지선이 누나를 기다렸다. 지선이 누나가 나오자 내가 평소에 말하던 지선이 누나를 병산이에게 소개 시켜 주었다. 셋이서 밥을 먹자고 조르는 병산이를 간신히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떨어뜨려 놓게 지선이 누나랑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누나는 밥을 먹었다고 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별로 이야기 많이 하지 못했다. 누나는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심심해서 초코우유 2개랑 빵을 사서 먹었다. 밥을 먹고 지선이 누나가 사주는 초코우유를 먹었다. 지선이 누나가 테이블에 앉아 마자 나에게 물었다. 왜 오늘 이렇게 데이트 신청한거니? 누나랑 평소에 자주 보면서 대화를 못나눠서 기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순간 누나의 데이트 신청이란 말에 뜨끔했다.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병산이 지선이 누나랑 나에게 표를 사라는 잡상인 아저씨 지선이 누나에게 영영한 사전을 사라고 설득하는 IVF형의 방해를 받으면서 깊은 대화는 하지 못했지만 누나랑 밥을 다 먹을 때 까지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병산이가 와서 결국 방해를 해서 누나랑 돌아가기로 했다. 병산이를 보내고 누나가 중도에 간다고 해서 누나를 중도까지 바래다 주었다. 누나랑 둘이서 걷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 후 누나를 실험실 건물에서 만났다. 누나가 백만불 짜리 미소로 반갑게 인사했다. 난 누나에게 앞으로 볼 때마다 인사로 등을 두드려 달라고 애교를 떨었다. 누나는 내 등을 두드려 주었다. 몇일후 LGM 2부 모임 마치고 지현이 누나에게 같이 나가자고 했다. 지현이 누나랑 둘이 가고 있는데 지선이 누나가 지나가면서 내 등을 두드려 주고 갔다. 난 지선이 누나에게 '잘가요'하고 인사를 하고는 혼자 말로 '약속을 잘지키는데'라고 궁시렁 댓다. 지현이 누나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난 씩 웃으면서 약속 한 것이 있었다고 했다. 난 그 때 지현이 누나도 좋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지선이 누나가 헌금통을 들고 헌금을 걷고 있었다. 지선이 누나가 헌금통을 들고 나에게 내밀었다. 난 천원짜리 지폐를 들고 넣다가 지선이 누나의 손에 내 손이 스쳤다. 그 느낌이 너무 부드러웠다. 돈이 잘 않들어가는 시늉을 하면서 뺏다가 다시 넣었다. 일부러 누나의 손에 닿으면서. 일부러 그러고 나니 내가 느끼기에도 어색했다. 지선이 누나도 내가 일부러 그런걸 아는지 잠시 그냥 서있다가 계속 헌금을 걷으러 갔다. 어떤 날은 엘지엠에 병우랑 둘이 종강114호의 긴 의자에 둘이 앉아 있는데 지선이 누나가 늦게 와서 내 옆에 앉았다. 지선이 누나가 LGM때 내 옆에 앉은 것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항상 지선이 누나는 앞에 앉았고 설교시간에 난 항상 뒤에 않아서 지선이 누나의 뒷 모습을 감상했다. 지선이 누나가 이쁜 글씨로 설교 말씀을 받아 적은 모습이 너무 이뻐 보였다. 그 때 '축복하소서 우리에게'라는 찬양을 하고 있었는데 난 '축복하소서 원식이에게'라고 부르다가 지선이 누나에게 뒷통수를 맞았다. 내 옆에 앉아서 1부 모임 마치고 둘러서서 찬양을 할 때 지선이 누나의 손을 잡고 '이땅의 황무함을 보소서'라는 찬양을 하면서 입이 찟어져라 웃을 수 있었다. 내가 웃는 이유는 병우만 알 뿐이었다. 그날 2부 모임 마치고 둘러서서 찬양할 때도 파고 들어서 지선이 누나 옆에서서 지선이 누나의 손을 잡고 찬양했다. 그 때도 역시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지선이 누나에게 나의 마음을 정식으로 고백하고 싶었다. 병우에게 지선이 누나에게 고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우도 지선이 누나를 좋아했었다. 병우는 미경이 누나를 좋아했다가 지선이 누나로 돌아섰다가 결국 포기했다. 나보고 잘해보라면서 파이팅을 빌어주었다. 결심을 하고 지선이 누나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할말이 있으니까 만나자고. 누나에게서 또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날 하루 종일 초조하게 삐삐만 들여보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직 연락이 올까하는 생각 뿐이었다. 난 병우가 가르처 준대로 지선이 누나의 음성이 지워지기 전에 장기 보존을 했다. 그리도 또 음성을 남겼다. 연락 받았는지 궁금하다고 연락을 달라고. 다음날 엘지엠 마치고 누나에게 고백하기로 했다. 그날 종강114호에 엘지엠 설교가 다 끝나갈 쯤에 들어갔다. 설교가 귀에 들어올리 없었다. 2부 모임을 마치고 지선이 누나는 나에게 연락 받았는데 오늘 인문계 식당에서 저녁 먹을 때 보려고 했는데 내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1학년 때는 엘지엠을 종강 114호에서 매주 화요일 했었다. 엘지엠에 가기전에 모두 인문계 식당에 모여 조별로 저녁을 먹고 들어가곤 했다. 2부 모임을 마치고 모두들 집에 돌아갔다. 난 2부 모임 장소에 계속 있었다. 지선이 누나는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가고 있었다. 지선이 누나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람들 눈도 있고 입이 않떨어져서 우물쭈물 있었다. 지선이 누나가 날 불렀다. 원식아! 같이 가자. 지선이 누나랑 첨으로 종강을 둘이 걸어나왔다. 누나가 앞으로의 비젼이라던지 난 전혀 관심이 없는 것들을 물어보았다. 난 그저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종강을 빠져 나와 중도로 가는 길에 우린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선이 누나가 진지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이제 말할 때가 됐지. 그랬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누나가 또다시 '할말있다고 했었잖아'그러면서 제촉했다. 난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걸었다. 그러자 누나가 "너 또'그냥요'그러는 거 아냐?"라고 연거퍼 질문을 쏟아 댓다. 마치 또 '그냥요'그러면 혼내주겠다는 듯이. 마치 누나가 나에게 왜!왜!왜!왜!왜!왜!왜!왜!라고 물어 대는 것 같았다. 숨이 갑갑해서 참기 힘들 때쯤 누나에게 기어가는 목소리로 누나 좋아해요. 그랬다. 그후 누나는 안심하는 듯이 이제야 말하냐는 듯이 예상했다는 듯이... 아무말 없이 걸었다. 다시 내가 입을 열었다. 누나를 좋아한다기 보다는...그러자 누나는 흥분해서 다시 물었다."좋아한다기 보다는 뭐야?" 또 망설이다가 "누날 사랑했어요."라고 대답해다. 내가 왜 그랬을까. 참 허튼 소리였다. 사랑이라니. 누나는 내가 사랑했다는 말을 듣고 풋, 후후훗.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나를 조롱하듯이 "그래서?" 이 한마디 밖에 하지 않았다. 아주 짧은 말이었지만 아주 짧은 말이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비수처럼 날아왔다. 너무 허무하고 당연한 대답이었다. 아니 질문이었다. 누나는 항상 나에게 질문해왔고 난 대답하지 못했다. 허무했다. 이말을 듣자고 그동안 혼자서 그렇게 가슴을 졸여왔단 말인가. 혼자 가슴에 묻어 두고 있기가 답답해서 이런 마음으로 누나를 보기 불편해서 그냥 말했다고 맘에도 없는 말을 했다. 누나는 그럼 이제 맘이 시원하냐고 물었다. 허무했지만 난 시원하다고 대답했다. 지선이 누나는 아까 중도에 가는 길이라고 말하고는 중도를 지나쳐 왔는데도 계속 나를 따라왔다. 누나에게 중도를 지나쳤다고 말해주었다. 누나는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이 중도로 갔다. 돌아서서 가면서 인사하는 모습이 지선이 누나를 처음 봤을 때 지하철에서 헤어지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지선이 누나가 중도로 가면서 성은이 누나보고 원식이랑 같이 가라고 말했다. 성은이 누나랑 웃으면서 이야기하며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는 울었다. 허무하고 이걸로 짝사랑이 끝인가하고. 새벽에는 장문의 일기를 썼다. 그 후로는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공부도 하기 싫었고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그냥 모든 것이 허무할 뿐이 었다. 몇일이 지나 이러면 않되는줄 뻔히 알면서도 지선이 누나에 삐삐에 금요일날 저녁 같이 먹자고 했다. 지선이 누나에게 답이 금방 왔다. 리더 모임 있어서 않된다고 주말 잘보내고 정신차리라고. 그 다음주에 역시 푸드팜스에서 햄버거 먹으로 가자고 또 연락을 했다. 그 때는 대답이 오지 않았다. 그대신 시준이 형이 나를 보더니 껄껄걸 웃으면서 내가 지선이 누나에게 메시지로 한말을 그대로 따라서 말하는 것이다. 순간 넘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했다. 그 후로 괴로웠다. 미향이 누나에게 원투원을 신청해서 울 마을에 좋아하는 누나가 있는데 가슴이 아프다고 하니까 누나는 꿈 깨라고 하더니 수련회 이야기만 늘어 놓는 것이다. 겨울 수련회 가자는 누나의 닥달을 뒤로하고 은혜누나가 미향이 누나랑 원투원하고 있는 내 곁을 지나가더니 얘 지선이 좋아하지, 혼내줘. 그러고 가는 것이다. 어느덧 리더들 사이에 내가 지선이 누나를 좋아하는 것이 쫙 퍼지고 그 것이 리더 모임때 그 것이 알려졌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리더들이 싫어졌다. 다음주 엘젬 2부 모임 때 지선이 누나가 귀를 뚫고 왔다. 누가 귀 뚫었내요.라고 묻는 람에 대꾸하지 않았다. 미향이 누나는 나를 보고 수련회비 내라고 닥달이었다. 8만원이었던가? 나에게는 거금이었다. 미향이 누나의 닥달을 피해 도망을 갔다. 교실을 박차고 나와 복도를 달렸다. 미향이 누나가 악착같이 따라 왔다. 하지만 날 잡을 수는 없었다. 그 순간 내 앞을 걸어오고 있던 지선이 누나가 다리를 번쩍 들더니 다리를 벽에다 붙이고 난 지선이 누나의 다리에 걸려서 미향이 누나에게 잡히고 말았다. 지선이 누나의 다리에 걸리는 수간 난 꼼짝할 수 없었다. 위치가 절묘하게 나의 그 곳이 지선이 누나의 허벅지에 닿았다. 몸이 얼어서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다리로 막는다고 도망 못갈 내가 아니었는데. 난 얼굴이 화끈 거렸는데 지선이 누나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는 듯이 예란이 누나랑 걸어오고 난 미향누나에게 마치 형사가 범죄자를 잡듯이 팔을 잡혀서 결국 돈 2만원을 계약금 내듯이 내고 미향이 누나로부터 풀려 날 수 있었다. 사실 솔직히 수련회에 가고 싶었다. 지선이 누나를 볼 수 있으니까. 그후 얼마지나지 않아 나의 대학교1학년은 끝이 나고 말았다. 돌아 올 수 없는 1학년, 1년차. 방학동안 지선이 누나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수련회를 기다렸다. 돈도 모았다. 다른 리더들은 내가 수련회 간다고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돈 모은다고 칭찬했다. 집에서 반대했지만 수련회에 갔다. 수련회에 가기전에 지선이 누나를 못본건 아니다. 수련회 전에 EBS수련회 재정 마련을 위해서 '도시의 광야' 지하에서1일 찾집을 했다. 그 때 예상치 못했는데 지선이 누나가 왔다. 누나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미경이 누나랑 지선이 누나는 1층 도시의 광야로 올라갔다. 누나들을 따라서 올라갔다. 누나들은 공중전화를 쓰고 있었다. 뒤에서 기다리다가 이미 들은 삐삐 메시지를 한번 더 들었다. 지선이 누나가 전화하러 왔니?하고 물었다. 내가 음성을 듣는 동안 지선이 누나는 책장이 꽂친 책을 뒤적이며 읽고 있었다. 책을 보는 지선이 누나가 너무 이뻐 보였다. 몇일 후 크리스마스 0시에 24일에서 12시가 되는 순간에 지선이 누나 삐삐에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라고 음성을 넣었다. 그러면서 수련회를 기다렸다. 남들과는 다른 목적으로. 내가 1학년 때 겨울 수련회. 그걸 BLC라고 부르던가? 첫날 지선이 누나 바로 뒤에 앉았다. 지선이 누나는 빛남이형이랑 같이 앉았다. 계속 빛남이 형이랑 지선이 누나는 토닥토닥 장난을 치며 계속 스킨쉽을 하며 다정해 보였다. 뒤에 앉은 나는 화가 나서 1년차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선이 누나 애인인가. 난 유심히 지선이 누나랑 빛남이 형을 관찰했다. 이상하게 내앞에서 빛남이형이랑 더 친한척을 하는 것 같았다. 빛남이형 다리위에 손을 언기도 하고 빛남이형 엉덩이를 두드리기도 하고. 전에 내 등을 두드려주던 손으로. 빛남이형은 키도 크고 잘생겼다. 짧은 머리게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내가 보기에 멋있었다. 지선이 누나랑 빛남이 형이랑 수련회 기간중에 서로 엽서를 주고 받는 눈치였다. 난 역시 지선이 누나가 내 조장이 되길 간절히 바랬다. 지선이 누나는 병산이 조장이었는데 병산이가 지선이 누나를 안다는 이유로 수련회 직전에 다시 교체되었다. 지선이 누나를 볼 건 수는 줄고. 그 해 수련회에서 난 인기 캡이었다. 1년차 모임때 조장들이랑 1년차들이 있었다. 구약의 역사를 강의하던 목사님이 자매 한명 형제한명 나오라고 했다. 1두명 씩 그러더니 전부 내 이름을 외처댓다. 원식이가 나가 보라고. 일년차 중에 내가 유명했다. 지선이 누나가 사람들이 다 내이름을 부르니까 놀라워하는 누치였다. 앞에 나가서 잘했다고 귤을 받아서 우리마을 1년차들 나누어 주었다. 하이라이트는 금요일밤. 1년차 들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고 했다. 써온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내가 1등을 했다. 그 때 사람들은 300명 정도 있었는데 내가 뒤에서 걸어나오자 일제히 사람들이 "원식이!" "원식이!"를 연신 외쳐댓다. 난 손을 내미는 사람들에게 악수를 해주면서 마지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이라도 받은 것 처럼 걸어서 상으로 '영적 훈련과 성장'이란 책을 받았다. 내가 계획에도 없는 소감을 발표한다고 하자 사회자는 물론 사람들 모두 긴장했는데 소감으로 "우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요"라고 하자 웃음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왔다. 우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요는 연애인들이 상받으면 하는 뻔한 멘트이니까. 그러면서 지선이 누나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었다. 수련회 기간 중에 지선이 누나랑 원투원을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결국 원투원을 끝까지 신청하지 못했다. 빛남이 형이 맘에 걸렸다. 나중에 알았는데 빛남이 형은 지선이 누나의 조원이었다. 수련회 조원이 아니라 2년차로 학기중에 조원이었다. 나중에는 결국 지선이 누나가 시준이 형이랑 둘이 내가 있는 숙소로 찾아 왔다. 철희랑 병우랑 나랑 바닥에 배 깔고 누워서 쉬고 있는데 누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철희랑 병우가 화들짝 일어나는 것이다. 누군가 싶어서 보니까 놀람게도 지선이 누나가 방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는 다짜 고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왜 너희들 나한테 원투원 신청않하는데, 원투원 신청하길 얼마나 기다렸는데. 혼자 얼마나 심심했는줄 알아? 할 사람이 없어서 오빠들이랑만 하고 동영이 오빠랑 하잖아.라면서 따졌다. 너희들이라고 했지만 그 말은 나에게 하는말 같았다. 철희나 병우에게 원투원 먼저 신청하길 기다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원투원을 하려면 누나가 먼저 신청했겠지. 특히 1년차가 더 많이 있던 방이 있었는데 하필 내가 있는 방에 들어온 것이 그랬다. 그래서 감짝스런 지선이 누나의 출현과 아닌 밤중의 홍두께 같은 지선이 누나의 말에 병우랑 철희는 어리 둥절했고 나는 지선이 누나를 보고 그럼 누나가 먼저 원투원을 신청하면 되지 않냐고 물었다. 지선이 누나는 아무말 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목이 마르다고 하는 것이다. 황당한 말 뿐이다. 갑자기 목이 마르다는 말은 왜하는 거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줄 모르겠지만 내가 1학년 때 겨울 수련회는 식당에서만 물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식당은 식사시간이 아니면 문을 잠구었다. 그 물도 보온 물통에 들어있는 뜨거운 물 뿐이었다.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실 물이 없었다. 그 때 마침 나는 전날 상현이형이 준 콜라PT병에 물을 담아서 창문에 내다 놓았다. 그 물이 생각이 나서 재빨리 창문 밖으로 내려가 어제 놓아둔 물통을 져왔다. 그 와중에 창틀에 올려둔 병우의 핸드폰이 떨어지고 난 창문으로 다시 올라왔다. 지선이 누나도 황당했을 것이다. 목마르다고 하니 갑자기 내가 창문 밖으로 뛰어 내리니까. 물통에 물은 마시기 시원하게 살짝 얼어있었다. 지선이 누나에게 힘들게 구해온 물인 듯이 내미니까 지선이 누나는 물통을 받아 들고는 땡큐라는 말을 하고는 시원하게 마셨다. 오랜 만에 마시는 시원한 물일 테니까. 그러고는 시준이형이랑 아무말 없이 가버렸다. 지선이 누나에게 원투원을 신청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하지 않았다. 그후 밤에 난 비를 맞으면서 주 예배당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고 지선이 누나는 우산을 들고 예배당을 나오고 있었다. 비와 우산. 지선이 누나를 처음 봤던 상황이다. 난 못본척 하고 들어 가려고 하니까 지선이 누나가 "원식아"하고 불렀다. 내 이름을 부르는 누나의 목소리가 애절하게 들렸다. 내 기분 탓이었을까? 난 무심하게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안녕하세요,라고 어색한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그 때 어짜피 나도 숙소로 들어가려고 우산을 빌리려고 하고 있었는데 왜 지선이 누나랑 우산을 같이 쓰고 가지 않았는지 후회스럽기도 하고 나 자신이 이해가지 않는다. 결국 수련회도 막바지에 이르고 전자드럼을 내가 고장내켰다. 찬양 간사님이 누가 고장내켰는지 범인 빨리 나오란 식으로 말하자 내가 화를 내면서 나요!하면서 일어났다. 그 때 지선이 누나는 내가 나요! 그러자 뒤에서 "너가 마음에 많이 찔렸구나"그랬다 난 대꾸도 없이 일어섰다. 내가 일어서자 지선이 누나가 주먹인지 발인지 내 등을 때렸다. 그리고 수련회도 끝이 나고 시내에서 상경이랑 겨울 수련회 동안 그린 그림 일기를 게시판에 올리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도시의 광야에서 놀고 있을 때 (류)미경이 누나를 만났다. 누나랑 인사를 하고 누나는 요즘 원식이가 좋아하는 자매 있냐고 물었다. 난 다 알고 있으면서 새삼스럽게 묻는 누나가 얄미웠지만 지선이 누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경이 누나는 웃으면서 알고 있다고 놀리듯이 말했다. 그러고는 "원식이 이제 어떻하니 지선이 못봐서." 그랬다. 무슨 뜻? 지선이 누나가 휴학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나중에 시준이형에게 집안 형편상 학교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부터 나의 겨울 방학은 춥고 어둡고 쓸쓸했다. 지선이 누나랑 내가 어떤 사이도 아니었지만 이별의 아픔을 느꼈다. 2학년이 되어 지선이 누나가 학교에 돌아왔을 때도 지선이 누나를 예전처럼 볼 수 없었다. 아는척도 하기 힘들었다. 그 때는 나에게 다른 자매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자매는 지선이 누나와 나와 같은 곳에 있었으니까.지금 내게 남은 것 그 때의 순수했던 기억과 지선이 누나의 맑은 웃음이 있는 사진들입니다.
첫댓글 ?
원식아 엄청나게 눈이 아프다.. 하지만 대충 쫘악 읽어보면서 아는 이름이 몇 개씩 있더군... 힘내라.. 동생
임마..나중에 읽어보께.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