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별 움직임이 없었는데 최근 전셋값이 1000만~2000만원 급등했어요. 한달이나 됐나. 가을 이사철이라고는 하지만 상승 폭이 평년과는 달라요.”
22일 세종시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인 청주시 복대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 요즘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찮다고 했다. 세종시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이주 공무원이 청주나 대전ㆍ천안 등지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 복대동 신영지웰 84㎡형(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8월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1억8000만~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2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 세종시 이주가 본격화하면 전세 구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전셋집을 구하기는 이미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공급 물량 자체도 많지 않았지만 이주 공무원이 많이 사 전세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 그나마 나와 있는 전셋집은 중대형(전용 85㎡ 초과)이 대부분이다.
세종시 인접지역일수록 수요 ↑
중소형(전용 85㎡ 이하) 전셋값은 1억3000만~1억4000만원 선으로 2단계 아파트 입주 초기인 6월에 비해 5000만원 가량 폭등했다. 그러다 보니 전셋집을 찾아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올 초만 해도 7000만원 정도였던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 아파트 전셋값도 현재 1억3000만원 정도다. 대전에서는 세종시와 가까운 노은지구를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 노은?지족동 일대는 세종시와 약 15km 거리로, 세종시와의 거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셋값이 한달 새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84㎡형이 1억9000만~2억원, 74㎡형이 1억5000만~1억7000만원, 59㎡형은 1억4000만원 안팎한다.
특히 59㎡형이 귀하다. 중개업소들은 “당분간 혼자 지내려는 공무원 수요가 많다보니 59㎡형이나 원룸 등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는 노원동 일대는 물론 유성 전역으로 전세값 상승세가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최근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대전시 노은?지족동 일대 전경
주거 편의성은 주변 지역이 오히려 나아
청주시나 청원군 오송지구, 천안ㆍ아산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지역은 특히 세종시에 비해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천안 청수지구 한양수자인 아파트 84㎡형은 최근 2억3000만원짜리 전셋집도 등장했다. 이 아파트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었다.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이전 대상기관 공무원 1만3452명 가운데 62.4%(8390명)가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지난 14일 총리실 일부가 이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이전하는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6개 중앙정부 부처 공무원은 4139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첫마을 아파트 1ㆍ2단계를 분양받은 공무원은 955가구에 불과하다. 당장 3100여가구가 전셋집을 구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세종시는 물론 주변 지역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