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親舊)란 과연 무엇일까요? **
친할 '친'자와 옛 '구'자를 써서
우리는 흔한 말로 친구라고 부릅니다.
'친구'라는 의미는 뭘까요?
'가깝게 오래 두고 사귄 벗'이라는 .
사전적 의미로 해석을 함이 옳을까요?
한자에는 상형문자 (사물을 형상화한 글자)와
표의문자 (뜻글자)가 많습니다.
親자를 풀어서 쓰면 참 재미있습니다.
설립(立)밑에 나무목(木)이 놓이고,
그 옆에는 볼견(見)자가 있습니다.
이 세 글자를 멋지게 해설하자면,
'높은 나무위에 서서 늘 바라 보는' 정도가 됩니다.
주야장천 마주 앉아 턱 밑에서 술잔을 주고
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가 또는 "그녀"가
어디에 있든 늘 그 (그녀)보다 더 높은 곳에서
바라봐 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바로 친구입니다.
즉 '만남'이 아니어도 늘상 관심을 가져 주는게
진정한 친구의 의미가 아닐까요?
내가 필요할 때, 허(虛)할 때마다 "칭구야"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그런 친구의 부름에 이유불문
응대해 주는 벗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요?
그런 연유로 친척(親戚)은 어떨까요?
친할 '친'자에 근심할 '척'을 써서
우리는 친척이라 부릅니다.
즉, 가까이 있지는 아니하나 늘 '높은 나무 위에
서서 걱정을 아끼지 않고 바라봐 주는' 정도로
해석 해 봅니다.
진정한 친구와 친척이 퇴색돼 가는 요즘
한번 쯤 생각해 볼만 합니다.
조선후기 김 정희는 본의 아니게 정쟁에 휘말리고
이로 인해 멀고 먼 제주도로 귀양을 갑니다.
그 많던 친구들도 다 잃고
아내와도 영원한 사별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외면하고 그를 잊고 살아 가던 중에
늘 추사를 흠모하던 이상적이란 친구가
그에게 아주 귀한 책 한권을 선물했습니다.
그 책이야 말로 쉽게 구할 수도 없거니와
멀리 청나라 연경에서 이 상적이 직접 구해 온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누구라도 그 정도 책이라면 조정에 있는 높은 관료
들에게나 선물 할 아주 희귀한 책이지, 다시 못 올
귀양살이 벗에게는 온당하지가 않았습니다.
이에 추사는 '세한도'라는 그야말로 볼품없는
그림 한 점으로 "오래오래 영원토록 잊지말자"는
눈물겨운 글과 함께 이상적에게 보냅니다.
歲寒然後知(세한연후지)
차거운 겨울이 오고나서야 알았노라.
松栢之後凋(송백지후조)
소나무와 측백은 시들지 않음을!
오로지 이해타산과 이재에만 어두운 눈을 밝히는
요즘,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한번쯤 되세겨 봄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글 중에서
첫댓글 늘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는 친구^^
진정한친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