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실시된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울산지역 총 6석 가운데 5석을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가져갔다. 여당 당선자는 1명뿐이다. 민주당이 전국에서 180석을 휩쓸어 거대 여당으로 등장한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 울산에서 연출된 것이다. 그런데 야당 당선자 대부분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이번에 재기한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현 자치단체장들과의 관계가 그리 매끄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울산시가 벌여 놓은 국가예산 사업은 한둘이 아닌데 지방정부와 야당 국회의원 간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것 같아 어렵게 끌어온 국비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통합당 울산 남구을 김기현 당선자와의 관계부터가 문제다. 두 사람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놓고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을 정도다. 한 쪽은 아직도 청와대가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하여금 자신을 수사하게 해 그 부정적 여파로 시장선거에서 낙선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 쪽은 검찰이 자신을 과잉수사해 자신을 마치 죄인인양 취급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런 부정적 영향 때문에 자신도 중구청장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통합당 중구 박성민 당선자는 지난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후보와 격렬한 네그티브 다툼까지 벌였다. `입에 담지 못할` 음해를 당했다며 "반드시 사실을 규명해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으니 이들 관계가 원만할 리 없다. 같은 영향으로 동구청장 선거에서 낙방했다며 설욕을 공언했던 통합당 동구 권명호 후보도 이번에 당선됐다. 야당 당선자 5명 가운데 3명이 현 집권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치인들 간 다툼이나 불화가 지역사회에 그대로 투영돼선 안 된다. 울산 유권자가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통합당 후보를 당선시킨 것은 집권 여당인 민주당 市政(시정)을 견제하되 상호 협조할 것을 기대해서다. 사사로운 감정 앙갚음이나 위세에 사용하라고 표를 몰아준 게 아니다.
울산 지역발전과 문제 해결에 여야가 따로 없다. 특히 개인적 감정이나 다툼 때문에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 차질이 빚어져선 안 된다. 정부의 2021년 국가예산 편성이 코앞이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 의견을 받아 해당 부처가 예산안을 세운다. 이후 5월 말 기획재정부에 넘기면 기획재정부가 6~8월 이를 심의한 뒤 9월 초 국회에 제출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울산시와 당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내년 정부예산 확보방안을 논의해야 할 판이다.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울산 여야 정치인들의 협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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