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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줄거리
(01)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14
(02)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22
(03)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25
(04)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32
(05)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46
(06)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50
(07)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60
평양을 떠나기로 한 우리는 조선의 정기 상선을 타고 요코하마로 떠났다. 선적(船籍)은 조선인지 몰라도 선원의 구성은 아주 다양했는데, 그 중 우리는 옐레나라는 러시아 소녀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 아이는 아주 발랄했지만 어딘가 엉뚱한 구석이 있었고 나는 그의 말을 듣다가 그의 모친을 만나보고자 했다. 기관실에서 만난 그의 모친은 놀랍게도 아주 당차고 사나워, 그가 옐레나의 엄마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모정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귀여운 아가씨와의 항해도 잠시, 여전히 서구화가 진행 중인 요코하마에 도착한 나는 거리에서 또다시 풍경을 그리는 화가를 만나 티격태격하다가 그림을 선물로 받게 된다. 우리는 자금 부족에 허덕이고, 이제는 포그 씨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
“보시다시피 자금이 부족해서 태평양을 한 번에 넘기는 어렵겠습니다. 어디를 경유해야 좋을까요? 아, 그리고.”
나는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말을 덧붙였다.
“카타나를 사는 건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북아메리카로 간다면 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솔트레이크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랍니다.”
“흠. 호놀룰루에서 기항하지! 그 일본도도 사서 가자고.”
기항 정도가 아니라 거기에서 하선해야 하지만 신경 쓰지 말자. 지금은 그 표를 살 돈도 없으니 돈을 모으러 시장에 가야겠다.
털장화를 팔아 210 파운드를 벌고, 카타나를 삽니다. 그 외 잡다한 것을 팔아 간신히 655 파운드를 마련했습니다.
“호텔로 가지. …응? 뭐하고 있는 겐가?”
이젠 그럴 돈이 없답니다. 주인님.
DAY 32
호텔 숙박비는 너무 비쌌다. 우리는 나무 아래 으슥한 곳에서 들개처럼 웅크리고 운수가 좋기만을 바라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었다.
혹독한 밤은 견디기 힘들었다. 정말이지 죽는 줄 알았다.
노숙을 했더니 사이가 조금 나빠졌어요. 화가 나신 듯. 아침 일찍 떠납니다.
상당히 힘든 여정입니다.
노엘라니는 새로운 개념의 선박이라고, 그렇게 들었다. 이 배는 공기부양 부선(艀船)인데, 요코하마에서 태평양 한가운데의 호놀룰루까지, 먼 거리를 항해하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호놀룰루보다 더 멀리 갔으면 좋았을 텐데. 온몸이 뼛골까지 좀 덜덜대겠지만, 며칠의 시간을 당길 수 있다면 내 생각에는 제법 타산이 맞아 보였다. 하지만 배는 딱 거기까지 갈 만큼의 연료만 채워진 상태였다. 배에 탔을 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다. 문제는 단지 이것뿐이라고.
이 처녀 횡단에 함께하게 된, 우리를 포함한 승객들은 배가 출발한 뒤에 안색이 창백해지고 불안에 떨었음이 확실하다. 비록 선장만은 (더운지)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지만.
“당신, 이 배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소?” 내가 강하게 물었다.
“확실하오.” 선장이 곁에 서 있던 여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발명가님이 그렇다시니까.”
그리고 정말이지, 재난이 덮쳤을 때, 우리는 엄청난 경악에 빠졌다.
오후 08:54
항해 첫날은 다행히도 평온했다. 배는 파도를 가르고 전진했다. 나는 난간에 기대어 움직임에 몸을 맡기고 우리 앞에 펼쳐진 광대한 바다 풍경을 즐겼다.
저녁에, 나는 칼로타(Carlotta) 양과 동석했다. 그는 근사한 차림의 금광 시굴자(試掘者)인데, 누가 보아도 엄청난 부자로 보였다. 비록 그 부를 거머쥔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녁이 되었지만 그 발명가나 선장의 모습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물 위에 똑바로 뜬 상태를 유지하느라 바쁜 모양이지!
DAY 33
-타임스
시험 단계의 공기부양정, 요코하마에서 처녀 항해를 시작
사람들이 이 항해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나의 롤빵이 접시에서 미끄러지더니 배의 저쪽 구석까지 굴러가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는 문제가 생겼음을 눈치챘다. 뒤이어 다른 승객의 포도주 잔까지 미끄러져 빵을 따라갔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충분히 명백했다.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아래쪽 엔진에서 이상한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마치 어떤 비명소리처럼 들렸다.
우리를 제외하고 식당칸에 있던 유일한 승객은, 은퇴한 탐정 재퍼(Jaffer) 씨였다. 그는 손끝이 하얗게 될 정도로 식탁 모서리를 붙잡고 있었다.
“선생님, 이 무슨 일입니까?”
내가 그에게 물어보았지만, 주인님은 그저 눈썹을 씰룩일 뿐이었다.
엔진에서 들리던 날카로운 소음이 잦아들었지만, 배는 바로 서지 않았다.
“파스파르투, 이 조종 불량 상태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
주인님이 제안했다.
“저는 기술자가 아닌데요.” 내가 대답했다.
그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럼 기술자를 찾아 와.”
나는 식당칸을 나와, 우리 발명가 씨를 찾기 위해 기관실로 향했다.
워낙 크게 기울어 있어 회랑을 통과해 나가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그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배가 천천히 다시 바르게 서고 있다는 것을. 어쨌든 침몰은 면한 건가?
갑자기, 칼로타 양이 내가 가는 길 쪽으로 뛰어들었다.
“파스파르투!” 그가 쉿 소리를 내며 말했다.
“마드무아젤, 무슨 일이시죠?” 내가 물었다.
“방금 기관실에 다녀오는 길인데요.” 그는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파스파르투…”
그가 비틀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마드무아젤, 얘기해 주세요.”
“마담 수(Shu, 疏) 말이에요. 우리 발명가님. 파스파르투, 그가 죽었어요!”
나는 황급히 보일러실로 달려갔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수 부인은 그냥 죽은 것이 아니었다. 주변 상황이 확실히 말해 주고 있었다.
그는 살해당한 것이다.
근처에 무기가 놓여 있었다. 문간에서, 칼로타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저 일본도 말이에요. 파스파르투. 당신 것 맞죠?”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웃기는군. 처음엔 주변에 피가 흥건해서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저게 어떻게 여기 있지?” 나는 속삭이듯 말했다.
“그럼 당신은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칼로타 양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답했다.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아주 갑작스럽게 방에서 나가 달아났다.
나는 그 시신과 무기, 그리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끔찍한 예측과 함께 방에 남겨졌다.
DAY 34
다음날, 변변치는 않았지만,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선장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두에게 질문을 해 보았지만, 당연하게도 모두들 알리바이가 있었다.
재퍼 씨가 사망 시각을 선고하였고, 그는 자신의 경험과 시체의 온도로 보아 발견 두세 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의사는 아니오.” 그가 덧붙였다.
“의사는 타고 있지 않으니까요.” 내가 상기시켰다.
“탐정도 없고 말이지.” 그가 말했다.
“나는 은퇴를…에헴. 그것 좋은 이유요.”
살인 수법은 아주 명백했고, 따라서 바로 확인되었다.
“분명히 시끄러운 소리가 났을 거라고요?” 피터스(Peters) 장군이 지적했다.
“어떤 소리라도 들은 사람 없소?”
아무도 없었다. 사실, 이 발명가가 조종간을 놓치는 바람에 배가 기울지 않았다면, 수 부인을 발견하는 데에 몇 시간은 더 걸렸을지 모를 일이었다.
범죄 현장은 봉쇄할 수가 없었는데, 선원이 여전히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보일러에 접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로써 우리는 완전히 똑바로 서게 되었다.
범인이 아직 이 배에 타고 있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누가 일을 벌였는지 제시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무기가 있을 뿐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물건이었고, 잠가 놓았던 우리 객실에서 누군가가 몰래 가져간 것이다.
“저것만이,” 선장이 노기를 띤 채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진짜 증거요. 파스파르투. 범행 시각에 당신과 당신 주인은 어디에 있었소?”
나는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저는 갑판을 한 바퀴 돌고 있었지요. 혼자서. 주인님은, 응접실에 계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혼자서.” 포그 씨가 한마디 말을 도와주었다.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좋게 보이진 않는군요. 신사 분들.”
“포그 씨는 신사이십니다!” 내가 항의했다.
“그 점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선장이 응수했다.
“하지만 이것은 살인 사건이고,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소.”
“우리의 방침은 단순하오.” 포그 씨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대양 가운데에 있소. 우리에게 도망갈 길은 없고, 따라서 우리를 구속할 필요도 없소. 우리가 제안을 하리다. 우리가 항구에 도달하는 그 시간까지, 우리가 진범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시오. 찾지 못한다면, 우리를 용의자로 체포해도 좋소.”
나는 손을 비볐다. 살아날 구멍이 생긴 것이다!
선장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주 좋군요. 정박할 때까지 시간을 드리겠소.”
그가 가 버린 뒤, 포그 씨는 내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파스파르투. 우리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네. 자네가 진실을 밝혀야만 하네.”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물었다.
“사람들에게 사건에 대해 물어보라고 제안하겠네.” 포그 씨가 대답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나는 용의자의 목록을 만들고, 무엇이라도 알아내려고 시도했다. 허비할 시간은 없다.
그렇지만, 포그 씨를 모시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니죠! 어쨌든 몸이 튼튼해야 뭘 해도 할 수 있으니. 이 위기를 맞아 주인님과의 관계도 강화됩니다.
DAY 35
낮에 포그 씨 관리를 끝내고, 조사를 시작해 봅시다. 시간이 꽤 걸려요...손이 많이 가는 주인님.
나는 현장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제는 여러 사람이 이 바닥을 밟고 지나갔다. 따라서 살인자가 들어와서 자신이 남기고 갔던 사건과 관련될 그 어느 것이든 제거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심지어 먼지조차도 열려 있는 현창(舷窓) 때문에 흩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작은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먼지를 헤치고 기계 모서리, 틈새 등 구석구석 뒤져 보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
갑자기 배가 기울었고, 기계가 빽 하는 소음을 냈다. 재난이 걱정된 나는 제어기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마치 발명가 씨가 무덤 속에서도 자기의 배를 관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레버가 딸깍 소리를 냈다.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밸브가 열리고, 차가운 공기가 배의 마룻바닥을 타고 뿜어져 나왔다. 그러더니 덮개가 닫히고, 배는 다시 똑바르게 기울었으며, 그 찬 공기도 흩어져 버렸다.
짐작컨대, 이 선박에는 바르게 설 수 있게 균형을 조정하도록 기본적으로 탑재된 어떤 기능이 있을 것이다. 물론, 정확한 원리는 발명가들의 기교 영역이고 나의 재주 밖의 일이다!
그리하여, 나는 기관실을 나왔다.
DAY 36
악! 하트 떨구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오후 01:00
이 다음날 나는 재퍼 씨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슈, 꼭 좀 도와주세요!”
재퍼 씨는 엷은 미소를 띠었다.
“나는 은퇴했소이다, 파르파르투 씨.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소.”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일하던 곳에서 허가 받지 않은 아편 거래가 있었소. 나는 그것을 발견했지만, 중지시키지는 않았소. 사실, 에헴.”
그가 두 손을 펴며 말했다.
“나도 먹여 살릴 식구가 있다, 말하자면 그런 얘기지요.”
“알 만하군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지는 않소.” 그는 좀 더 슬픈 모습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신경 쓰지 마시오. 법을 좇던 나의 시대는 끝났소. 당신을 도울 수가 없군요. 나의 과거가 당신이 쌓으려고 하는 사건의 논리를 오염시킬 뿐일 터이니.”
나는 재퍼 씨와 헤어져 난간으로 나와, 아래에서 세차게 흐르는 물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밤에 나는 회중시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날짜 변경선을 막 지났고, 따라서 하루를 벌게 된 것이다!
오후 03:19
“안녕하십니까, 재퍼 씨!”
“뭐라도 조금 찾았길 바라오, 파스파르투 씨.”
“네, 이것만이라도 좀 도와주십시오. 혹시 호놀룰루에 대해 아시는 건 없으십니까?”
“그곳 임금인 카메하메하 3세(Kamehameha III)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지.”
“다름이 아니라, 그곳에서 샌피드로로 갈 수 있나 해서요.”
“글쎄올시다. 그곳에서 하모니카 같은 것을 살 수 있다고는 하는데 말이오. 포르토프랭스에서는 그런 것이 비싸다지.”
“샌피드로는 어때요?”
“사냥총을 제값에 팔 수 있다고 하오.”
“아니, 그런 것보다 그곳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이라든지…아시는 것 없습니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휴스턴으로는요?”
“허허. 여기서 휴스턴으로 가려면 아카풀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셨소?”
나는 잠시 생각했다. 어쨌거나 향후 일정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니까. 물론 이 난국을 타개했을 때에나 도움이 될 일이지만.
“그런 것들보다도, 당신, 유력한 용의자는 찾았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그 어떤 사실을 찾아야 하오. 사건의 진실들을 모아 보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것이오!”
오후 06:03
며칠이 흘렀지만, 아무 것도 알아낸 것이 없다는 느낌이었다. 아니면 알아낸 건 많지만 내가 너무 혼란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머릿속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 나는 몇 시간 동안 칼로타 양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마드무아젤, 제발 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말을 시작했다.
칼로타 양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그의 눈에서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선교(船橋)가 보이는 바깥 갑판에서 이야기할 것을 요구했다.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게요.” 그가 말했다.
“시신을 찾은 사람은 당신입니다. 기관실에서 무얼 하고 계셨죠?”
“지금 무슨 생각을!”
그가 무척이나 놀랐는지 크게 외쳤다.
“배가 거의 전복될 지경이었어요. 완전히 뒤집힐 뻔했다고요! 나는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보려고 서둘러 보일러실로 간 거예요. 도움이 될까 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요?”
“저는 발명가가 아니에요. 그래도 마담 수의 기계 장치에는 관심이 있었죠.” 그가 말했다.
“그래서 그것의 기능을 조금 알고 있어요. 어쨌거나, 저는 제가 간다면 마담이 쓸 수 있는 일손이 좀 늘지 않겠나 싶었어요.”
“사건 발생 시 어디에 계셨습니까?”
“객실에요. 그 점에 있어서는 알리바이가 있으니, 원하신다면 기꺼이 이야기해 드리죠. 배의 주류 관리인이 저녁 식사 한 시간 전에 저에게 진 토닉을 가져다주었죠. 다시 말하자면 재퍼 씨가 말씀하셨던 바로 그 시간의 일이었단 얘기예요.”
“수 부인을 알고 계셨나요?”
칼로타 양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평판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어요. 물론이죠. 그래서 이 배를 타기로 한 건데요. 하지만 이전까지 그를 만나본 적은 없어요.”
“우리가 승선하기 전까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갑자기 팔짱을 끼었다.
“하지만 당신은 어때요? 일이 일어났을 때 어디 계셨죠?”
“갑판을 한 바퀴 돌고 있었죠.” 내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다른 사람을 지목하기로 결심한 모양이군요. 맙소사. 파스파르투. 선장은 진정 당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나요?”
“저, 혹은 주인님이 그랬다고 말이죠.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습니다.”
그는 동정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도 않은 일로 고발당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에요.”
“수 부인의 평판에 관해 들려주세요.”
“특별했죠.” 칼로타가 답했다.
“신형 사바르카르(Savarkar). 이 부양정은 그만의 발명품이고, 그 어디에도 이와 같은 것은 없어요. 성공만 한다면, 국제 무역에 혁명을 일으킬 물건이죠.”
“이제 당신 이야기를 해 주시죠. 배에 왜 타셨습니까?”
그가 으쓱했다.
“저는 아메리카 서안(西岸)에서 금을 캐서 돈을 벌었어요.” 그가 말했다.
“지금은 제가 작은 운송 노선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이건 취미예요. 정말로.”
“이것과 경쟁하는 노선 말인가요, 마드무아젤?” 내가 물었다.
“그런 기대는 없었어요.” 그가 말했다.
“저는 마담으로부터 선단을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었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게 그리 가치 있는 제안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손실이 컸습니까?”
“아니오.” 그가 대답했다.
“하지만 더 번 것도 없죠.”
나는 시간을 내준 그에게 사의를 표했다. 뭐라도 조금 알아냈다고 할 수 있는 건가? 확실하지가 않다.
DAY 37
오전 09:47
아침에 나는 칼로타 양과 마주쳤다.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뭐, 그럭저럭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문제는 아니고요. 하와이의 카메하메하 3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혹시 그런 방면으로 아시는 건 없으신가 해서요.”
“호놀룰루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바나나 수송선을 아세요? 하지만 그 배를 얻어 타려면 꽤나 돈이 많이 든다고요.”
“샌피드로로 가는 수는 없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거기서는 엽총 같은 무기가 잘 팔린다던데, 생각이 있으세요?”
“아니, 꼭 그런 건 아닙니다. 호놀룰루에서 아카풀코로 가는 길은 어떨까요.”
“저라고 알겠어요? 다만 아카풀코에서 고지도를 구한다면 뉴욕에서 처분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말은 들었어요.”
그 와중에 호놀룰루-샌프란시스코 경로를 알았네요.
오전 11:56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와이가 빠르게 다가온다. 나는 피터스 장군과 이야기해 보았다. 그는 월테어(Waltair)에서 복무했던 퇴역 군인으로, 이제는 태평양의 섬들을 유람하고 진귀한 새를 수집하며 만년을 보내는 사람이었다.
그는 완전히 죽어 있는 그것들을 작은 상자에 넣어 보관했다. 나에게는 아주 특이한 경험이었다.
“사건 발생 시 어디에 계셨습니까?”
질문을 받은 피터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이 일어날 때부터 마무리될 때까지, 내내 상갑판에서 자고 있었소. 그랬던 것 같소. 선원이 나를 봤을 수도 있지만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잘 모르겠소.”
“그건 알리바이가 못 됩니다.” 내가 지적했다.
“그렇지요.” 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나 하느님이 증인이시오. 프랑스인이여.”
“배에는 왜 타셨습니까?”
“나는 호놀룰루로 가고 있소.” 그가 말했다.
“거기에 온갖 종류의 이상하고 작은 생물들이 가득하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지!”
그가 객실 한 귀퉁이에 쌓아 놓은 기분 나쁜 빈 상자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나는 저것들을 그 자연의 보물들로 가득 채울 계획이오!”
“해서, 장군의 관심사는 안전하게, 빠르게 도착하는 것이로군요?”
“바로 그렇소. 그리고,” 그가 아이처럼 웃었다.
“여행 도중에 발생한 작은 이변에도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가 구레나룻을 쓰다듬었다.
“골치 아픈 일이오. 이것 참.”
“그러게 말입니다.”
“불쌍한 칼로타 양, 끔찍한 상황에 처했구려. 노부인 수를 좋아했던 모양이던데.”
“그들이 서로 알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요.”
“오, 그렇지요. 최근에 알게 되었겠지만, 내 추측에 의하면, 그들은 근래에 아주 친밀하게 지냈소.”
아주 흥미로운 정보로군!
나는 다른 손님들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선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원주민이나 브리튼 사람이 아닌 자는 보통 믿지 않소.” 그는 술술 말했다.
“직업적인 이유지. 하지만 그런 점을 제외하면, 좋은 사람 같소.”
“칼로타 양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글쎄.” 그가 옷깃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정말이지.”
“참으로 그렇습니다. 무슈.”
“참 그렇지.” 그가 동의했다.
“그것 참 그래.”
그는 잠깐 상자에 들어있는 새들을 흘끗 보았다. 그때 나는 오싹함을 느꼈음을 인정한다.
“재퍼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복무하던 시절, 재퍼를 조금 알고 있었지. 그리고 그가 왜 지금은 탐정이 아닌지도 알고 있소. 망나니 같은 자는 아니나, 그렇다고 좋은 사람도 아니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게 다요.”
“이 배는 어떠신가요?”
“마음에 드오!” 그가 외쳤다.
“빠르지. 그리고 나는 이 흔들림이 싫지 않소. 말을 타던 시절이 생각나거든. 소음만 빼면 다 좋소.”
“어떤 소음 말씀이시죠?”
“몇 시간마다 주전자처럼 휘파람 소리가 나오. 의심할 여지없이 증기가 새는 소리겠지. 낮이고 밤이고, 아주 열이 받소.”
나는 장군에게 작별을 표했고, 그는 경례를 했다.
“원칙 상 프랑스인은 좋아하지 않소만,” 그가 한마디 했다.
“당신은 믿을 만한 사람이오, 파스파르투. 그들이 이 문제를 당신에게 갖다 붙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밤…….
DAY 38
오전 07:00
날이 밝았다. 하와이의 해변이 시야에 들어왔다. 애석한 표정으로, 모자를 손에 쥔 채 선장이 다가왔다.
“자, 파스파르투? 포그 씨?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 사건의 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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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러실 것 같아서 보기에 파스파르투가 없는 겁니다...후후
아, 맞다... 날붙이나 렌치를 갖고 있으면 그게 범행도구로 쓰여서 잃어버리게 되죠. 카타나를 사봤자 팔지도 못하는데 잊어먹고 있었네요.
이런. 손해를 보았군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나E 추리 게임처럼 직접 캘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확실한 게 없죠.
마약상이 누구죠? 마약 걸려서 죽인거 같은데
재퍼가 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데, 마약상이 타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범인은 칼로타입니다! 이름부터가 '칼(劍)로 타(打)'이지 않습니까?
...춥군요...
캬 탁월한 논리! ㅋㅋㅋㅋㅋ
전 이런거랑 안맞는듯.모르겠네요...근데 이 내용 실제로 게임에 있는건가요?
이야기를 윤색하는 재주는 있는지 몰라도 창조하는 재주는 없습니다. ㅎㅎ 잘 모르시겠다면 편안하게 해답편을 기다려 주세요. 금방 나올 겁니다.
칼로타라는 양반이 의심스럽군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고도의 연기를 하는 것 같은데...
과연 연기인지, 진심인지...
아마도 칼로타가 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능한 한 빨리 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 배의 디자인은 도저히...바지선이나 수중익선을 생각했더니 바지선 위에 배를 (그것도 저렇게 가느다란 기둥으로) 올려놓는다는 생각은 도대체...
답은 알리바이가 없는 포그씨다
역시 은행에서 4만파운드를 털어간 강도답군!
픽스 씨...이러시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