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원래 함께 살던 강아지가 네 놈이었다.
그러니까 몇년 전에 내가 젤 귀여워하던 흰색 말티즈 ‘두리’ 는 만 15살로 그때 인간의 나이로 치면
90살의 늙은 노인이었다.
수의사의 말에 의하면 노화로 신장의 기능이 다 망가진 상태였고 하루하루 고통스런 모습을 더 두고 볼 수
없어서 안락사를 시켰다. 천수를 다 누렸다 하겠으나 아직도 이 노인네 강아지에겐 연민의 마음이 남아 있다.
‘두리’ 는 만 1살이 지나자 벌써 수놈으로서 본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당시 함께 길렀던 2 살된 암놈 ‘요크셔’ 의 발정기가 시작되면 안절부절 못해서 둘을 격리시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렀다고 그냥 놔두자니 문제였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는
것을 가정해 보라. 그래서 내 처는 ‘두리’ 의 거세 문제를 먼저 제기했다.
그래도 사람이라면 정관수술과 같은 방법으로 생식능력을 피해가면서 성적본능을 해결할 수 있겠지만
동물의 성적인 문제까지 해결해 줄 정도로 우리인간의 아량이 넓은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어느 날 퇴근해 집에 돌아와 보니 ‘두리’ 는 고통스런 모습으로 말도 없이 우리집 아파트 거실의
소파위에 누워 있었다. 두 뒷다리 사이엔 흰 붕대가 감겨 있었는 데 자기의 고환이 잘려져 날라 가 버린 데
대한 절망감과 통증이 컸었는지 두 눈엔 눈물까지 고여 있었다.
결국 내처는 단골 수의사에게 달려가서 영원히 수놈으로서 기능을 상실시켜 버린 것이다.
“아! 너도 이젠 수놈의 기능을 영원히 잃어 버렸구나! 옛날 왕권국가의 환관이나 내시에 대한 거세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집에서 기르는 말 못하는 착한 반려동물을 인간의 편의 위주로 거세를 하다니...”
순전히 우리 인간의 독선에 따른 희생양이라 생각하며 내 마음이 무척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이제 내 곁에 남아 있는 강아지는 세 놈이다. ‘시추’ 둘, ‘요크셔’ 하나...
시추 종인 ‘깜지’ 와 ‘몬드’는 모자지간이다.
엄마와 아들사이라지만 나이 차는 만 1살을 겨우 조금 넘을 정도다.
‘깜지’ 가 만 13살, ‘몬드’ 가 11살 반 이다. 10여년전 가까운 친지하나가 겨우 한 달도 안 된
‘시추’ 한 마리를 길러 보라고 부탁을 해서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만 1살 쯤 지났을 때 ‘깜지’의 생리를 보게 되었고 나는 아내에게 암놈으로 세상에 때어 났으니 한번쯤은
출산의 경험을 갖게 해주자고 제안을 했다. 단골 수의사의 추천으로 그중 건강하게 보이는 시추 혈통의
순종 수컷과 교배시켜서 낳은 놈이 ‘몬드’ 이다.
원래 수놈 2마리를 첫 출산해서 낳았는데 이들의 이름이 ‘다이아’ 와 ‘몬드’ 이다.
태어날 때부터 젖도 잘 먹고 더 튼튼하게 생겼던 ‘다이아’는 잘 알고 지내는 다른 집에 입양을 시켜주었고
운 좋게도 ‘몬드’는 우리 집에서 어미와 평생을 함께 지내게 되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처는 또 나의 거센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몬드’ 마저 거세시켰다.
나는 분명히 말하지만 아무리 애완동물이라 하지만 인위적인 거세와 같은 야만스런 행위는 반대다.
좌우간 지금은 ‘깜지’ 가 사람의 나이로 치면 78살이 넘은 할머니이고 아들 몬드도 ‘70’살이 다 된 노인네다.
성장하는 강아지의 몸속에서 흐르는 성장속도는 우리 인간보다 약 6배 빠르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강아지와 같은 동물의 처지가 참 서글프고 애처롭기 그지없다.
나머지 하나 흑색 잿빛 색깔의 암컷 ‘요크셔’... 이름은 ‘미니’ 다. 원래 ‘미니’ 는 오래전에 죽었다.
얘도 암놈이었는 데 새끼 때 부터 가끔 뒤집어져 사지를 부르르 떨며 경기(驚氣)를 하더니만
겨우 만3살도 되기 전에 개홍역 인가하는 병으로 요절했다. 그래서 섭섭한 맘으로 거의 얼굴과 몸의
생김새가 똑같이 생긴 ‘요크셔’ 새끼를 다시 사왔는 데 이름을 또 ‘미니’ 로 불렀다.
이놈도 어느덧 만 12살이 넘었으니 우리 나이로 치면 72살 정도가 되었다.
강아지를 기르다 보니 제일 신경쓰이는 것 중의 하나가 배설물이다. 미니는 깜지와 몬드와는 다르게
거의 자기의 생리적 배설은 우리가 정해 놓은 일정한 곳에 한다.
비록 배설의 욕구가 생기더라도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끙끙대며 참고 기다려 주는 게 기특하다.
눈치도 무척 빠르다. 우리들 누군가 기분이 안 좋다 싶으면 자기가 먼저 안절부절 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영리한 따봉 강아지다. 이런 따봉 강아지를 만난다는 건 순전히 운수가 대통해서 이다.
지금이야 늙어서 폐경? 된지가 오래되었지만 미니는 어릴 적에 생리가 유달리 심했었다.
그래서 담당 수의사는 ‘자궁적출’ 을 권유했었고 나는 이를 단연코 무시했다.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었고 솔직히 한편으론 수의사의 장사 속 같은 느낌도 들었었다.
이점에 대해선 지금도 크게 잘 한 것 같다.
미니는 지금도 잔병치례가 잦고 겁도 굉장히 많다. 특히 벼락과 천둥소리에 벌벌 떨며 무척 무서워한다.
그래서 비가 요란스럽게 오는 날엔 우리가족들이 두 손으로 그를 감싸 줘야 한다.
요즘 조금 걱정이다. 강아지의 수명이 최대 15년 정도로 봐서 이제 우리집 강아지의 잔여수명이 기껏해야
2-3년 정도이다. 천수가 점차 다가오니 행동도 느려지고 전보다 식탐도 적어졌다.
병치레하지 않고 고통없이 좀 더 오래 살다 생애를 마감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첫댓글 우리집에도 푸들 애완견은 12년 ?
발바리 뭉치는 13년 ?
이넘의 강아지들이 현재 까지는별 문제가 없이 잘지내고 있으나 언제 어떻게 될까 근심 ?
어떤 사람들은 밤에 짓어댄다고 성대까지 제거를 한다는데,,,,
아 ~ ~ 가엾은 강아지들.......?
몇개월전에 키우던 강아지를 인터넷에 올려 남에게 줬던 호두가 생각납니다.
호두란 녀석을 1년쯤 키우다 직장때문에 빈집에서 혼자 나둔다는것이 고통스럽게 보여
어는 노부부한테 기증했습니다. 정들면 인간하고 똑같은 가족애가 생기더라구요~
우리집 말티즈는 13살 화장실을 잘 갔었는데
작년부터 방이고 마루고 아무데나 배설을 해서
너무 힘들어요 어찌하면 좋을까요 ㅎ
반려견 못된 사람보다 낫지요 감정도 서로 통하고 작년 4월에 만17년으로 천국에간 요크샤테리아 죠이가 생각납니다. 한 열흘 누워 앓다 조용히 간.. 갑자기 눈물이 막 나네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그립고 보고 싶거든요 . 강아지들도 감정이 있어서 혼자 있거나 심통이 나면 아무데나 배설을 하는것 같애요 키우는이상 평생을 사랑으로 키워야지요 인연을 맺었으니까요
우리집도 귀여운 시츄가 따뜻한곳은 독차지 하구선 휴식중입니다. ㅎ
어릴때 산책갔다가 골절로 수술을 크게하구선 다리만지기가 좀 겁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