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우리 업계의 중요한 화두는?
- 정종옥 제이디보석 대표, 전 (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부산·경남 지부장 -
가뜩이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 시대가 주는 우리 주얼리 업계의 화두는 무엇일까?
종착지가 어디인지 모를 만큼 고공행진 중인 이른바 원자재인 금 가격은 예물과 패션 주얼리 시장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소비자들마저 보기 힘들게 만들었고, 골드바라는 덩어리 수요만 간간이 있는 현실에서 많은 소매상과 도매, 제조업체들이 신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부 정책이라는 포장 속에서 골드 포럼인지, 골드 위원회인지가 2023년 7월 출범했다는 소식을 업계 언론을 통해서 접했다. 여기에는 지난 2007년 말 시행했던 고금의제매입제도(2013년 일몰됨)를 이용하여 막대한 재미를 보았던 인사나 그와 관련된 회사 직원들이 참여하여 다시금 제도의 부활을 목적으로 요란한 발대식 같은 것을 한 것으로 보여 세간의 의혹에 눈길이 매우 차갑기만 하다.
필자는 현재 (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회장 김종목, 이하 중앙회)에서 감사로 재임 중이며, 이 사안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유는 어떤 경우든지 이로 인해 업계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근본적으로는 중앙회 회원인 소매상들에게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전과 같이 선량한 소매상이 바지저고리 취급을 당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될 것이다.
돌아보건대 과거 시행됐던 고금의제매입제도에서는 전국의 소매상 가운데 약 1,000개 업체 정도만이 이 제도를 이용했었고, 절대 다수인 90% 이상의 업체는 참여치 않았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점검하여 소매상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원자재인 지금에 대해서는 화폐 개념으로 인정하여 과감하게 면세를 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등 사고의 전환을 통해 귀금속 사업자들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여 제대로 조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후 그런 결과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저 고금 양성화라는 명제에 매몰되어 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채, 기회만 주어진다면 막강한 자본력과 조직력으로 업계를 흔들어대면서 장사꾼의 치부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이용하고자 하는 속 보이는 짓들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동안 업계 안에서 많은 노력으로, 운이 좋아서든, 또는 능력이 있어서는 나름대로 성공하셨다는 분들에게 필자는 비록 존경은 못하지만, 나름대로 인생을 잘 살아오신 것 같아 그래도 본받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런 필자의 생각에 업계의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와 같은 도덕적 책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성공을 자부하는 분들이라면 본인들이 성장해 온 업계라는 현장에 대해 그에 걸맞은 행동과 책임이 있어야 됨이 당연하다.
두 번째 화두로는 주얼리 산업 발전에 대한 모법 제정의 필요성이다. 이미 국회 공청회의 과정도 거쳤고, 단협 산하의 모든 단체가 찬성 의견으로 모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는 공인중개사 제도나 안경사 제도를 예를 들지 않더라도,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모법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우후죽순처럼 엉망이던 부동산 소개업이 어느샌가 제도권에 들어와서 현재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모법 제정에는 모든 업계인들이 합심하여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왜 모법 제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소매상에 모르는 고객이 골드바를 사러 왔을 경우 현금 얼마, 카드 얼마 하다가 현금영수증 발급 문제에 봉착하면 괜스레 긁어 부스럼이 될 것 같아 차라리 팔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소매상의 고충이 매년 나오는 것, 또 시내 골목마다 매입 간판을 걸고서 ‘치금, 18금, 금 삽니다.’하는 비전문가 집단의 귀금속 관련 영업 행위가 우리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문제와 같은 일반적인 불편 사안들도 모법 제정이 이뤄지면 어느 순간 깨끗하게 정비될 수 있다.
이외에도 영업을 하며 주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도 모법 제정이 되면 그만큼 정리가 쉽게 될 수 있음은 물론, 무엇보다 전문가 사업으로서의 파이를 최대한 키워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지금 당장 다소 불편하다 하여 방관하거나 무관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업계인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