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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지 사회면을 장식했던 황당하고 안타깝고 기상천외한 사연 가운데 10가지를 추렸다. ‘올해의 황당 10대 뉴스’인 셈.
1. 지난 8월 가족과 함께 강릉으로 피서를 갔던 이모(33·회사원·경기 안산)씨는 민박집 뒤편에 있던 장뇌삼 밭에서 뿌리가 큰 것을 뽑아 먹었다. 그러나 이것은 민박집 주인이 삼척에서 캐온 시가 4500만원짜리 150년 묵은 진짜 산삼이었다. 민박집 주인은 “산삼은 어차피 주인이 따로 있다더라”며 2500만원을 받고 이씨를 용서해주었다.
2. 서울 전농동의 한 렌터카업체 임원인 이모(62)씨는 9월 12일 주차관리원 김모씨를 절도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날 오후 진돗개 한 마리를 주차장에 묶어뒀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뒤 돌아와보니 개는 없어지고 현장에서 핏자국과 쇠파이프가 발견됐다. 알고 보니 김씨가 다른 직원 2명과 함께 개를 잡아 인근 계곡에서 보신탕으로 먹은 것이었다. 이 진돗개는 ‘족보’가 있는 무려 7000만원짜리였다.
3. 7월 8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한모(41)씨가 사과상자를 트렁크에 실었다. 길을 지나던 김모(26)씨는 이를 ‘비자금’이라고 오인, 한씨를 미행해 이튿날 오전 8시 경기 성남시 모아파트 주차장에서 사과상자를 빼앗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과상자에 든 것은 회사서류뿐이었다.
4. 이모(여·56)씨는 12월 21일 경기 남양주 모병원에서 X선 사진을 찍다가 허벅지에서 심장 부근까지 약 1m에 가까운 철사가 들어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철사는 병원측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이씨의 혈중 산소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도관(導管)을 넣기 위해 삽입했다가 빼내는 것을 잊어버려 남아 있던 것. 철사는 제거가 불가능해 이씨는 앞으로도 철사를 몸에 넣고 살아야 할 처지다.
5. 미국 유학생활 당시 몸에 생긴 붉은 반점을 에이즈(AIDS) 감염으로 오인해 고민해 오던 30대 남자가 11월 30일 목숨을 끊었다. 김모(36·부산)씨는 1997년 미국 유학 당시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자 “에이즈에 걸린 것 아니냐”고 고민, 국내병원에서 3차례에 걸쳐 에이즈 검사를 받아 음성판정이 나왔는데도 이를 믿지 못했다.
6.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지난 11월 콘돔의 우리말 이름을 공모해 ‘사랑할 때(愛) 필요한 것(必)’이란 뜻에서 ‘애필(愛必)’로 정했으나, 시민들의 반발이 잇따라 애필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 ‘애필’ 이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하필 왜 내 이름이 콘돔이냐”며 사용 중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7. 지난 2월 8일 오전 4시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H나이트클럽에서 친구 5명과 술마시던 이모(25)씨가 갑자기 KM25 최루탄(일명 사과탄) 1발을 터뜨려 손님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최루탄은 이씨가 군복무 중이던 전주의 모 부대 인근에서 주워 휴가 때 집으로 가져와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경찰은 이씨가 술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기 위해 최루탄을 떠뜨렸다고 밝혔다.
8. 지난 4월 광주의 한 아파트 12층 베란다에서 5살짜리 고모군이 곰인형을 갖고 놀다 인형이 창밖으로 떨어지자 난간에서 내려다 보다가 추락했다. 고군은 때마침 부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기동대 김모 상경의 몸으로 떨어져 오른팔에 골절상만 입고 살아났다.
9. 원자재난으로 고철 값이 많이 뛴 가운데, 2월 20일 길가에 전시된 철제 미술품을 훔쳐 고철로 팔려던 박모(42)씨 등 일당 3명이 붙잡혔다. 이들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국도변에 전시돼 있던 길이 8m, 높이 4m 크기의 철제 미술품을 산소용접기로 잘라 분해하다가 주민들에게 발각됐다. 이 미술품은 ‘2002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출품작으로 무게가 약 2.5t에 달했다.
10. 지난 3월 19일 전주의 집창촌에서 김모(33·회사원)씨가 화대 6만원을 계산하기 위해 성매매여성에게 직불카드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이튿날 카드를 돌려받지 않은 채 그대로 떠났다. 성매매여성은 예금통장에 든 6000만원을 몽땅 인출한 뒤 잠적했다가 주변의 제보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그러나 한 달간이나 카드를 잃은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김동섭기자 (블로그)dskim.chosun.com
첫댓글 재미로만 보기...ㅋㅋㅋ
진짜 황당하구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