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2021년 여름에, you complete me
‘You complete me’
크리스토퍼 놀런( Christopher Nolan) 감독에 크리스천 베일(Christian Bale)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 주연의 2008년 미국 영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말로 풀어서 ‘네가 나를 완성시켜준다.’라는 뜻이다.
온갖 악행으로 평온한 고담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가던 흉측한 몰골의 악당 조커가, 그 도시를 지키려고 나선 정의의 사자 배트맨과 마주한 자리에서, 배트맨이 조커에게 ‘왜 나까지 죽이려고 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조커가 맞받아서 한 말이 그랬다.
말하자면, 조커 자신이 악당으로서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온갖 악행을 배트맨이 계속해서 덮어써줘야 하기 때문에, 배트맨 그의 존재가 조커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그 말의 원전은 따로 있었다.
톰 크루즈(Tom Cruise) 르네 젤 위거(Renée Zellweger) 주연의 1996년 미국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가 바로 그 원전이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자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스포츠 에이전시의 매니저인 제리가 갑자기 해고를 당해서 힘들어 졌을 때, 그동안 그에게 너무나 헌신적이었던 여기자 도로시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한 말이 곧 그 말이었다.
같은 말이면서도 그 말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방향이 선의와 악의로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두 편의 영화였다.
내가 그 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몇 해 전 어느 결혼식에서 주례로 나선 재단법인 행복세상 김성호 이사장께서 주례사 중에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 나오는 말이라면서 그 말을 인용하는 것을 들은 것이 그 처음이었다.
김 이사장은 이날의 그 주례사에서, 무릇 사람이란 반쪽이어서 나머지 반쪽을 찾아 결혼을 해야만 온전히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 문장을 인용한 것이었다.
내 이날 그 주례사를 들으면서, 40여 년 세월을 거슬러 지금의 아내와 결혼함으로써 반쪽 신세를 면하고 온전한 인간으로서 새롭게 태어난 내 모습을 떠올렸었다.
그리고 내 앞으로의 삶을 온전하게 해야겠다는 각오에서, 내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었다.
‘당신으로 완성되어, 살아생전 그대로 가는 것’
서율이 잠든 모습을 본다.
참 곱게도 잔다.
간간이 바깥 거실이 소란스러워도 아랑곳없다.
그 고운 모습을 보는 순간, 내 한 생각이 일었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울 엄마가 모진 병을 얻어 서른셋 나이로 세상을 뜨면서 풍비박산이 되었던 우리 집안이, 녀석으로 인해 새롭게 완성되는구나 하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결론을 낸 끝에 내 입에 올린 말이 있었다.
곧 이 말이었다.
‘You complete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