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함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노엘이가 공부하고 피아노 연습을 하는 동안 저는 학교(독일 국립 프라이부르크 음대) 로비에 앉아 글을 씁니다. 그러다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노엘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열어서 맛있게 먹도록 하고, 이따금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얼른 가까운 마트로 달려가 사서 먹이곤 합니다. 그게 제 독일 생활의 중요한 일상이요 사명입니다.
그러는 동안 휴대폰이 오래된 것이어서 자주 충전을 해줘야 하는데, 탁자에서 멀지 않은 콘센트에다 충전기를 꽂아 충전시키고는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하며 마음속으로 굳게 기억해두는데,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한참 있다 콘센트에 꽂혀있는 제 휴대폰을 바라보며 '누가 휴대폰 두고 갔네' 하거나, '아 맞다, 내가 휴대폰 충전하고 있었지' 하며 화들짝 놀랍니다.
그렇게 총명하던 제가 조금씩 조금씩 그 총명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육신은 비록 쇠하여 그러할지라도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제 구원의 은총이 어디서 말미암았는지를 밝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더욱 경건하고 겸손하게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곳곳마다 상한 심령의 탄식 소리도 더 잘 들으며 그들을 향하여 달려가는 제 발걸음도 더욱 바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띠를 띠고 의의 호심경을 붙이고
평안의 복음이 준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에베소서 6: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