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전 바둑은 못두거던요 하지만 이창호스타일의 바둑이 어쩌면 가치투자자가 나가야할 방향과 같지 않을까란생각이 들어서 전 이창호를 무지 좋아한답니다.. 느림의 바둑 기다림의 바둑으로 빠름의 바둑을 제압한 그가 가치투자자의 전형을 보여주는건 아닐런지.^^
이창호가 강할 수밖에 없는 세가지 이유내로라하는 세계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사는 이창호 9단이다.
대진 추첨식에서 [이창호 카드]를 뽑는 기사는 그 순간 얼굴이 굳어지며 웃음을 잃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 세계바둑 랭킹1위가 이창호임 을 입증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오죽했으면 '바둑외계인의 환생'이라고까지 말하는 그의 바둑은 어디가 어떻게 강한가? 남 모를 비결이 있었을까.먼저 성격적으로 그는 선천적인 승부사의 기질을 타고났다.
보통 '승부사' 하면 얼음장같이 차고 날카로운 검객의 눈초리를 떠올리게 된다.
무엇보다 냉 정하고 예리하려면 형세를 보는 대국관이 넓고 깊어야 하며 찬스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범인보다 뛰어나야 한다. 마치 물목에서 미동 도 않은 채 먹이감이 걸려들 때까지 하루고 이틀이고 기다리는 악어처럼 이창호의 바둑은 '천년이라도 끄떡없이 기다릴 강태공'을 연상 케 한다. '반상의 강태공' '애늙은이 바둑' '돌부처' 등의 별명이 붙은 것은 이 때문이다.승부세계에서 흥분은 금물이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기사라도 희노애락의 감정에 휩싸이 는 인간인 이상 국면의 변화에 따라 흥분하게 된다. 이창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창호는 이 순간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마인드 콘트 롤' 능력이 남들보다 눈에 띄게 뛰어나다.흔들릴 만한 상황에서도 전혀 얼굴표정이 없는 '포커 페이스'라는 점. 그래서 상대기사가 흡 사 거대한 산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오히려 심리적으로 제풀에 쓰러지고 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둘째로 테크닉적인 면인 [끝내기]의 완벽도를 들 수 있다.
보통 바둑계의 상식으로, 끝내기 부문은 포석과는 달리 공부로 되는 분야가 아니다. 끊임없 는 경험과 연륜이 쌓여 터득되는 게 끝내기인데 이창호는 어린 나이부터 포석과 중반부문에 앞서 이 마무리 부문부터 먼저 도통하는 기현상 을 보였다(이것은 바둑계에서조차 불가사의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계산에 강하다는 것은 곧 형세를 보는 눈과 수리력이 강하다는 얘기이다.현대바둑은 종반이 강한 사람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수밖에 없다. 초중반이 이미 수백년 동 안 연구되어 백일하에 드러난 데 비해 끝내기 부문은 여전히 미개척지로 남아있다. 이 점에 있어서 이창호는 타고난 '계산 능 력'을 앞세워 선두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천재는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점이 한시 도 게을리 하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는 그의 연구열이다.바둑의 신이 아닌 이상 이것이 어쩌면 오늘날 이창호를 지탱하게 하는 최고의 비결인지도 모 른다. 최정상에 오르고서도 매일 새벽 한두 시까지 기보를 놓아보며 공부하는 자세. 외부와 연결된 신경세포는 모두 죽인 채 오로 지 한길 우물만 파는 이창호의 이러한 열정은 주위의 경쟁자들을 질리게 할 정도다. 외국에 나가서도 호텔방에만 틀어박혀 바둑판 과만 씨름하는 그다.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이 그의 내제자들에게 "이창호를 본받으라"고 단단 히 나무라면서 이렇게 정신무장시켰다고 한다. 이창호가 오늘날 대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조훈현 9단의 내제자로 들어가는 행운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부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실력만으로도 세계최고인데 이토록 파고드니 과연 누가 따라잡을 엄두를 낼까. 이창 호 9단의 목표는 이제 인간세상에서 정상에 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능력으로 다가설 수 있는 '바둑의 한계선'에 대한 도전이다. <동 아일보>
첫댓글 글이 참 좋네요,,,난지금에와서야,, 주식도 기다림이라고,,,하지만 뭐니뮈니해도 실전경험과,,뼈저린 실패의맛도 보고나서야 기다림이라는 것을 절실히느꼈는데,,,,,,이글을 읽으니 이창호가 좋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