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음악과 사랑이 흐르는 강 원문보기 글쓴이: 비너스20
오페라 '성모의 보석 (I gioielli della Madonna)'
등장인물 ○ 마리 엘라(Mariella) : 카르멜라의 수양딸, 아름다운 주인공 (S) 제1막 : 나폴리의 광장 나폴리의 사람들이 성모의 축일을 경축하고 있다. 대장장이 젠나로는 그의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성모께 노래하며 기도한다. 마리엘라가 그녀의 수양 어머니 카르멜라에게 잔소리를 듣고 집을 뛰쳐 나간다. 거리에 나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마리엘라 주위에 군중들이 모여 들어 함께 노래하고 춤춘다. 카르멜라는 아들 젠나로에게, 어릴 때 마리엘라를 데려와 길렀다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 비밀결사대 카모리스티의 지도자인 라파엘레와 그가 이끄는 호색적인 카모리스티 단원들과 함께 아리따운 마리엘라가 무대로 들어온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한 라파엘레가 마리엘라에게 키스하려 하지만 완곡하게 거절당하고..... 술과 그녀에게 취해 버린 라파엘레. 한편 성모의 행렬이 이들 앞에 지나가게 되자, 성모상을 향해 모든 사람들이 경건하게 무릎을 끓는다. 사랑에 되취된 라파엘레는 마리엘라의 귀에 대고, 그녀를 향한 사랑의 표시로 성스러운 성모상에서 성모의 보석을 훔쳐오겠다고 속삭인다. 마리엘라는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그때 젠나로가 와서 마리엘라에게 라파엘레와 사귀지 말라고 다그치지만, 그녀는 젠나로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보란 듯이 라파엘레의 꽃을 입에 물고 시시덕거린다. 제2막 : 카르멜라의 집 정원 ( 1, 2막 사이에 제1간주곡이 연주된다.) 깊은 밤, 젠나로는 다시 한번 마리엘라에게 라파엘레와 사귀지 말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집을 나가려고 옷가지들을 꾸리며 " 나는 환희와 어리석음을 갈망해요"라고 반발한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젠나로에게 마리엘라는 라파엘레가 자신과의 사랑을 위해 성모의 보석을 훔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하며 그를 비웃는다. 그녀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그는 젠나로를 비웃으며 분노에 떠는 그를 뒤로 한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무엇인가를 결심한 젠나로가 연장통에서 쇠 꾸러미를 꺼내들고, 성호를 그으며 나가고...... 호색적인 카모리스티 단원들과 함께 라파엘레가 나타나서, 마리엘라를 향해 세레나데 <오, 아름다운 그대여, 문을 열어주오 Aprila, bella,la fenestrella>를 부른다. 그녀도 나와 함께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그의 뜻에 따를 것을 약속한다. 라파엘레와 그의 친구들이 떠나고 나자 젠나로가 돌아온다. 마리엘라 앞에 펼쳐진 보따리 속에는 눈부신 광채를 띈 성모의 보석들이 들어 있다. 젠나로는 마리엘라를 차지하기 위하여 성모의 보석을 훔쳤던 것이다. 눈부신 보석들을 보며 황홀해 하는 그녀를 젠나로가 정열적으로 포옹한다. 그러자 그녀도 젠나로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 제3막 : 카모리스티 대원들의 소굴
( 2, 3막 사이에 제2간주곡이 연주된다.) 춤추고 노래 부르는 동료들에게 돌아 온 라파엘레가 그녀를 사랑하는 까닭은 자신이 바로 그녀의 생애 첫 애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랑하고 있는데, 그 때 마리엘라가 뛰어들어와서는 젠나로에게 자신의 몸을 주었다고 외치며 흐느낀다. 보석에 눈이 멀어 젠나로에게 몸을 맡긴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 마리엘라의 고백으로 라파엘레의 사랑도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성난 라파엘레가 마리엘라를 난폭하게 마당으로 밀쳐 버리자, 놀라움으로 말문이 막혔던 그녀는 갑자기 전율에 떨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이런 가운데 그녀의 뒤를 쫓아서 젠나로가 뛰어 들어온다. 그녀는 젠나로의 발밑에 보석들을 내던지고 도둑이라며 그를 욕하고 카모리스티 대원들도 그를 신성 모독죄로 몰아세운다. 라파엘레가 마리엘라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그녀를 내쫓자, 그녀는 미친 듯이 뛰쳐나가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극한상황에서 젠나로도 곁에 있던 단검으로 스스로의 고통을 끝낸다.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공부하고 보니, 내용 자체는 특별히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오페라가 쓰였을 당시의 사회적 가치관이나 종교관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차 세계대전 발발(1914년)을 앞두고 있던 1910-11년 당시 이탈리아 사회를 나름대로 돌이켜 보면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1883∼1945)가 본격적으로 계급투쟁운동을 일으키던 때일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오페라에 나오는 "카모리스티"라는 단체도 그런 비밀결사 조직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무력을 앞 세워 새로운 패권을 위해 술렁이고 있던 유럽 각국의 정세와 맞물려 나폴리 시민사회의 도덕적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그만큼 순수함을 잃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페라의 줄거리가 당시 나폴리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린 것이라 하더라도 "성모의 보석"을 훔쳐 오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무모한 발상이나, 그것을 훔쳐 오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순결도 바친다는 어설픈 설정을 따져보면 극본이 주는 작품 자체의 큰 감동이 없었을 것이라고 저 혼자 짐작해 버리고 맙니다. 그러기에 이 오페라가 볼프 페라리의 이 훌륭한 음악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거의 공연되지 않으며 오페라 작품으로서의 생명을 잃어 가고 있는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이 오페라는 "베리즈모(Verismo:진실주의)"풍 작품이기 때문에 범상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평범하게 늘어 놓고, 도덕적 설교도 없는, 또한, 문학적 향기가 높은 문체를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 음악을 감상하면서 더 감흥을 깊게 하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한 번 펴 보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지금 함께 오페라가 공연되는 연주장 객석에 앉아 있습니다. 이 곡이 오페라 제1막이 끝난 다음에 연주되는 간주곡임을 생각해 보면 마리엘라를 사랑한 대장장이 젠나로의 비감(悲感)과 함께 곧 이어 다가 올 혼돈과 비극에 대한 어떤 예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이 음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볼프 페라리의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성모의 보석"이 실제로 극본에서나 극중 무대에서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 것으로 장식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모의 보석"이란 바로 "성모님의 눈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잃으시고 흘리셨던 성모님의 눈물뿐 아니라 현세에도 고통과 슬픔 중에 있는 가엾은 이들을 위해 흘리실 눈물......! 오늘 애잔한 선율의 아름다운 이 음악을 감상하면서 또다른 의미로, 비할데 없는 진정한 보석인 "성모님의 눈물"을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