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딸국질 때문에 고통을 당하거나 창피를 당하신 일이 있으실 겁니다. 저도 여러 번 딸국질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딸국질은 누구에게나 흔히 생기는 생리현상이기도 하고, 때로는 심각한 질병 때문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일단 딸국질이 생기는 기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지요.
1. 딸국질은 왜 생기나?
딸국질은 다음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날 때 생깁니다. 우선은 숨을 들이마실 때 필요한 근육들(특히 횡경막)이 불수의적(의지로 조절할 수 없이)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수축을 합니다. 다음은 공기가 들어오는 길에 있는 성문(성대가 있는 부위)이 갑자기 닫혀버립니다. 그러면 특유의 소리를 내며 딸국질이 일어납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평상시 우리가 흡기(숨을 들이 마시는 일, = 들숨)를 할 때는 들숨에 필요한 근육들(횡경막, 외늑간근-갈비뼈 사이의 근육들 중 바깥쪽에 위치하는 근육-)이 수축을 합니다. 폐가 있는 가슴과 내장이 있는 배(복부) 사이에 돔 모양으로 되어 있는 횡경막이 수축을 하면 길이가 짧아지면서 내장을 아래쪽으로 밀어 내리고 가슴의 부피를 크게 만들게 됩니다. 그래야 외부의 공기가 가슴(폐)으로 들어 올 수 있으니까요. 또 들이마신 숨이 폐까지 제대로 들어가려면 성문이 열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횡경막이 불수의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수축을 하고, 갑자기 성문이 열리기는커녕 닫혀 버립니다. 그러면서 특징적인 소리를 ‘끅’하고 내게 됩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딸국질은 횡경막을 비롯한 흡기 근육들과 성문이 부조화를 이룬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2. 딸국질은 어떤 경우에 생기나?
그러면 이 같은 부조화는 어떤 경우에 생길까요? 딸국질도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30분 내에 끝나는 ‘양성 딸국질’과 그 이상 지속되는 ‘악성 딸국질’이 있습니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개의 딸국질은 30분 내에 멈춥니다. 이런 양성 딸국질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잘 생깁니다.
첫째, 음식을 급하게 먹어 갑자기 식도나 위장이 팽창되어 횡경막을 자극한 경우입니다. 식도는 횡경막에 있는 구멍을 통과해 지나가서 위장과 연결됩니다. 식도나 위장이 갑자기 팽창하면서 주변에 있는 횡경막을 자극하면 딸국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노출되었을 때입니다. 갑자기 추운 곳이나 더운 곳에 노출되면 딸국질이 잘 생깁니다.
세 번째는 술을 마셨을 때 갑자기 위장이 팽창하거나 (독한 술인 경우는) 심하면 염증이 생겨 주변의 횡경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과도하게 흡연을 한 때도 잘 일어납니다.
다섯 번째는 정신적으로 흥분되어 있거나 긴장을 하면 딸국질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양성 딸국질은 시간이 지나면(대개는 30분 이내에) 저절로 없어집니다. 반면에 오래 지속되는 ‘악성 딸국질’은 무언가 계속 횡경막을 자극해서 딸국질을 지속시키는 심각한 질병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 횡경막은 ‘횡경막 신경’을 통해 중추신경(뇌와 척수)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중추신경이나 횡경막 신경에 종양(혹=양성 종양, 암=악성종양)이나 염증이 있어 횡격막에 지속적으로 이상신호를 보내면 딸국질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횡경막 주위 조직에 종양(간종양)이나 염증(횡경막하 농양)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대사적인 이상(요독증, 만성신부전), 혈관 질환들, 복부수술 후, 복부에 감염(복막염)이 있거나 전신 감염이 있는 경우도 딸국질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물(바비츄레이트, 신경안정제, 전신마취제 등)의 부작용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도 가능합니다.
3. 딸국질은 어떻게 해야 빨리 멈추나?
만약 딸국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라면 혹시 몸에 병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니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성 딸국질인 경우는 대개 다음 조치들을 취하시면 빨리 사라집니다.
만약 집안에서 딸국질을 하시는 경우라면, 티스푼 하나에 ‘흰 설탕’을 놓고 빠르게 삼키십시오. 이 때 물은 함께 마시지 마십시오. 밖에 계셔서 설탕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익히 알고 계신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를 쓰시면 됩니다. 시원한 냉수를 드시거나, 숨을 꾹 참고 계시거나, 혀를 앞으로 쭉 빼서 최대한 늘이거나, 눈을 감은 후 안구를 누르며 압박해 주거나 등등의 방법을 쓰시면 됩니다.
평소에 자주 딸국질을 경험하시는 분이라면 앞서 말씀드렸던 딸국질이 잘 생기는 습관을 가지고 계시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 습관을 고치는 것이 딸국질이 자주 생기지 않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도 알아주시고요.
첫댓글 딸꾹질! 전 냉수를 한 잔 마시면 멎던데요.
자신에게 맞는 딸국질 멈추는 방법...미리 알아두시는 것도 좋지요...다른 방법도 알아 두시고...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딸국질이 안 생기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겠지요...ㅎㅎㅎ
코를 간지럽혀서 재채기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