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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묵향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홍우기/陶谷
書刻의 歷史 -이현춘[현대서각의 이해 中에서 서각이란 글 서(書)자, 새길 각(刻) 자이니 글, 즉 문자를 새긴다는 뜻이 된다. 중국의 서예사를 보면 기원전 27세기에 황제의 사관인 창힐은 새나 동물의 발자국을 관찰하여 나무에다 눈금같이 서계1)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서계라함은 ‘째다, ’새기다라는 의미이니 오늘의 각에 해당된다. 이렇게 보면 서각의 역사는 한자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갖고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기원전 18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인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과 A.D 273년, 인도의 아소카왕의 비문이 돌에 새겨져 전해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갑골문자도 지금으로부터 약 4,000여년 전인 상은대에 거북이나 동물의 뼈에 새긴 글자를 새긴 것이니, 이로 미루어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글씨를 새겨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 서각의 역사는 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각의 유적이 많지 않아 정확한 시기를 가름하시는 어려우나 이미 고조선 시대부터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에는 문화교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2~3세기경부터 한자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당시의 기록이 새겨진 유적이 발견된 것은 많지 않다. 2)현재 알려진 것으로는 진대문자가 새겨진 무기와 한대에 주조된 명문이 있는 동종이 평양부근에서 발견되어 문자 유적으로는 최고의 것에 속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도 틀림없이 목재나 금석류에 무엇인가 글자를 새겨 남기고자 하는 행위가 이미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고려 고종19년(AD1282), 대장경 주조를 위해 중앙에 도감을 두었고, 그 안에는 각자장이 있어 경판, 주조 등 판각의 일을 하게 했다는 경국대전의 기록과 3)조선조 후기 윤종의의 수택본인 대동여지비고 공장조에 관수용의 공장을 세분화했다는 기록이 있다. 즉, 중앙에는 은장, 화장, 인장, 금박장, 칠장, 필장, 조각장, 각자장 등을 두었고, 지방에는 원선장, 유구장 등을 두어 각 분야에서 일을 하게 했다고 한다. 특히 목판에 각자한 판각본으로는 1977년 10월 3일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이 세계 최고의 목각본임이 밝혀졌다. 현재도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옛 사찰과 고궁의 현판이나 주련, 해인사에 소장되어 있는 판각본 팔만대장경을 보면 불교의 융성과 더불어 신라 시대부터 경판인쇄가 퍽 활발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활자 발명 이전엔 주로 나무에 판각을 하여 서책으로 만들었으므로 서각은 우리의 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서각은 인쇄 매체로서 뿐만 아니라 건축의 현판, 편액, 주련은 물론 문갑, 필통 등 나무 그리고 석재나 금속에까지 실로 광범위하게 새겨져 기록의 역사와 함께 장식이 예술에도 한 몫을 거들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技, 工에 대한 천민사상은 오늘까지도 앙금처럼 남아 있어 서각을 서각다운 것으로 발전시키는데는 큰 장애 요인이 되었다. 불교의 쇠퇴와 일제 식민지 치하의 전통 문화 말살 정책, 그리고 근래에 와서는 외래 문화의 선호로 서구화하는 추세여서 서각은 이제 그 맥을 찾아 볼 길이 없는 한계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89세의 고령으로 남은 여생을 청주에서 보내고 있는 전통 서각의 평산 선생의 말에 의하면, 지금은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판각의 일고 없어졌고 옛날처럼 현판을 달아야 할 건축도 없어지는 등, 서각을 해야 할 일이 줄어들다 보니 이제는 서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잊혀지고 사라지던 서각이 1971년 서울의 인사동에 있는 한국 서각사를 중심으로 신학균, 김응섭, 오옥진선생에 의하여 다시 맥을 잇게된다 물론 그 동안에도 개인적으로 서각을 연구, 발표한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 34년전인 1955년 청사 안광석선생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서각전을 열어 전통 서각을 선보였고 그 뒤를 이어 석불 정기호(1968), 철재 오옥진(19780, 허인 이상태(1984), 목암 유장식(1985), 기석 김재화(1985)선생 등이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서각은 이제 한가닥의 희망을 찾게 되었다. 서각의 부활을 기치로 걸고 조직된 한국 서각 협회는 전국적으로 140여명의 회원들이 서각의 맥을 있고 있으며, 극소수의 회원들은 창작 서각에 관심을 갖고 전통 서각과는 다른 현대 서각의 연구에 전력하여 서각의 새로운 모습을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