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다. 장마철이 한참 지난 8월까지도 장대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아이들 유치원 방학과 휴가가 겹친 시기에 연일 비가 내리는 것은 아이들 못지않게 엄마들에게도 괴로운 일. 집에만 갇혀 있어 갑갑해하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데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이라도 아이들 데리고 갈 만한 곳이 어디 없나 이리저리 검색해보다 눈에 띈 곳이 로봇 박물관. 여자 아이들이라 그리 로봇에 열광할 것 같진 않았지만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아기자기한 장난감 로봇도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방학 동안 이벤트 성격으로 열리는 대형 전시들에 비해 저렴한 입장료도 맘에 들었다. |
|
첨단 과학이 만든 신기한 로봇 세상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로보파크는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된 테크노파크 401동에 위치해 있다. 건물 전체에는 로봇 관련 R&D 기관과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등이 모여 있다. 전시장이 위치한 곳은 1층과 2층. 전시장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공간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안내 로봇 ‘로피’가 반겨준다. 화면을 통해 1층과 2층의 전시 공간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1층은 4D 영상관과 로봇 숍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요 전시장인 로봇 뮤지엄과 로봇 스포츠 센터 등은 2층에 위치해 있다.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니 마침 투어가 시작되고 있었다. 매 시간마다 정시에 시작하는 전시장 투어는 모든 입장객들이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 인솔자의 안내로 약 30분 동안 전시장을 돌아보며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사전 지식이 없는 관람객들에게 전반적인 내용을 전문가가 차근차근 설명해주므로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막연한 설명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 투어는 그림 로봇이라 불리는 ‘픽토(Picot) 로봇’에서부터 시작된다. 픽토 로봇은 먼저 인물의 사진을 찍은 뒤 그 데이터를 갖고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려내는 로봇이다. 시연은 추첨을 통해 뽑힌 한 아이만 가능하다. 로봇이 붓으로 아이의 얼굴 그림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했다. 다음 순서는 다양한 로봇이 전시된 로봇 뮤지엄.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로봇, 음악에 맞춰 탈춤을 추는 로봇 그리고 커다란 소리를 내며 언덕을 올라가는 작업용 로봇까지 의외로 다양한 로봇의 영역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단지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스에 달린 버튼을 이용해 간단한 동작 등을 직접 해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투어 중에는 안 되지만 자유 관람 시간에는 맘껏 작동해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했다. |
|
로봇과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 로봇 뮤지엄을 지나면 로봇 스포츠 센터에 도착한다. 로봇을 이용한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인솔자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라고. 때마침 앞서 투어를 마친 초등학생들이 원격 조종기로 로봇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게임은 로봇 축구, 로봇 격투, 로봇 서바이벌 등.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만 하겠다. 다음 순서는 로보파크 체험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로봇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이다. 먼저 춤추는 꼬마 로봇 ‘로보로바’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웅장한 오페라 음악과 함께 관절을 움직여 춤을 추는 로보로바의 공연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다음은 그림 그리는 로봇 ‘스카라’. 원하는 그림 샘플의 버튼을 누르면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준다. 로봇이 그려준 밑그림에 색칠해볼 수 있도록 크레파스가 있는 테이블도 함께 놓여 있다. 한창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져 있어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이 공간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 밖에 전자 키트를 직접 조립해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설명에 따라 전자 키트를 연결하면 기차 소리나 벨 소리 등이 난다. 초등학교 아이들이라면 놀이를 통해 과학적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투어는 1층에 있는 4D 영상관에서 로봇 관련 영화를 감상하는 것으로 끝난다. 3차원 입체 영상과 함께 좌석이 좌우로 흔들리거나 영화 장면에 맞춰 물총을 쏘아보는 등 색다른 요소가 더해져 흥미 진진하다. 투어가 끝나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때 우리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그림 그리는 로봇 스카라가 있는 곳. 아직 어려서인지 로봇보다는 로봇이 그려주는 그림에 색칠하는 게 더 재미있는 눈치다.
다녀와보니 로봇과 첨단 과학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반나절 정도 아이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초등학교 남자 아이가 있는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놀이와 함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기에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
Data 이용 방법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동절기는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관람료는 어린이 3천원, 어른 5천원. 문의 032·621-2090, www.robopark.org
1 학습용 로봇 ‘아이로비’. 동화를 들려주거나 동요를 불러주는 등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입력되어 있다. 2 로봇 스포츠 센터에서 즐길 수 있는 로봇 축구. 3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용 강아지 로봇 ‘제니보’. 부스 앞 버튼을 누르면 꼬리를 흔들며 인사를 한다. 4 춤추는 꼬마 로봇 ‘로보로바’. 투어 시간에는 오페라에 맞춰 춤을 추는 로보로바의 공연을 볼 수 있다. 5 로봇의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는 부스. 6 로봇 격투기는 원격 조종 장치로 로봇을 움직여 즐기는 게임. 로보 스포츠 센터에서 즐길 수 있다. |
| |
기획: 오정민 사진: 이환수
자료출처: 레몬트리 | | | |
첫댓글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