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아들은 몹시 게으르고, 일하기를 싫어했다. 아버지가 보기에 아들은 도무지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아니, 지키기는 커녕 그 어마어마한 재산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을 불러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금화 한 닢을 벌어 오면 재산을 넘겨주겠다고 한 것이다.
아들은 알겠다고 하고서 방을 나갔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가서 금화 한 닢을 받아 냈다. 며칠 후 아버지에게 그 금화를 보이자, 아버지는 대뜸 금화를 화로 속으로 던져 버렸다.
"이것은 네가 벌어 온 돈이 아니다.
이번에 아들은 돈을 벌려고 동네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뭔가 시작하다가도 싫증이 나서 금방 그만두곤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이번에도 금화 한 닢을 주었다. 그 금화를 들고 아들은 다시 아버지에게 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버지는 금화를 화로 속에 던지고 말았다.
"이것도 네가 벌어 온 돈이 아니다."
게으름뱅이 아들은 아득했다. 아버지가 어떻게 그 금화가 자신이 번 게 아닌 걸 알았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돈을 주어 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는 더는 금화를 주지 않았다.
아들은 할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하기 싫고 귀찮아도, 금화 한닢을 벌지 못하면 재산을 물려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일했다. 평소에 놀고먹었던지라 조그만 일도 매우 힘이 들었지만, 꾹 참고 견디었다.
그렇게 한 달을 열심히 일해 마침내 금화 한 닢을 마련한 아들은 기쁜 마음에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아버지, 이걸 보세요. 금화를 벌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이번에도 그 금화를 시뻘건 화로 속에 처넣었다. 그러자 아들은 깜짝 놀라며 급히 화로 속으로 손을 넣으며 소리쳤다.
"아버지, 이건 정말 제가 번 거란 말이에요!"
그제서야 아버지는 금화를 집으려는 아들을 말리며 빙긋이 웃었다.
"그래, 아들아, 그 금화야말로 네가 벌어 온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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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국민학교(우리때는 초등학교가 아니었다.)때, 아마 고학년은 아니었던것 같다.
야구팀인가 축구팀을 동네에서 창단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말고 제대로 갖춰서 해보겠다고 새벽에 신문을 돌려 나온 수익금으로 유니폼도 사고, 공도 사고, 먹거리도 사고.... 등등
암튼, 그때 처음으로 신문을 돌려 돈이라는걸 만져본 기억이 난다.
뭐...
솔직히 말하면, 내가 한 부분이라곤 이틀에서 사흘정도 나가서 도와준 일이 전부였던것 같다.
고학년 형들과 중학생 형들이 주축이 되어서 했으니까..
그리고 나서 머리가 제법 굵어진 뒤에 했던 나만의 아르바이트는 각 종 홀서빙과 주방보조, 그리고 학원강사, 과외 등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나는 동생에 비해 참 경제적인 부분의 부족함을 느끼곤 했다.
동생은 원하는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구입하고, 내게 자랑하곤 했는데 난 그런 경제적인 관념이 부족해서 돈을 모으는게 더디거나 겨우 모았던 얼마 안되는 돈도 쓰기에 바빴던것 같다.
그리고 생각나는 아르바이트(독일어 일하다의 arbeit에서 오는 국적불명의 말을 우리는 잘도 사용한다. 제대로 된 영어로는 part time job이다.)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했던 주방장 보조였다.
원하지 않았던 불법체류자가 되면서 급박한 상황에서 했던 기억이라 더욱 생생하고 그때 당시 일했던 일과가 하루 18시간에서 14시간 정도를 일했으니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 빼면 거의 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미화 천불을 받았으니 그때 당시 환률로는 원화 200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었다.
일하는 시간에 비해서는 맞는 수준의 급여였는지는 모르나, 당시 우리네 형편으로는 상당히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주거하는 아파트와 먹거리가 제공되고, 그네들의 샤밧이라는 특별한 휴일때문에 금요일 일몰부터 일요일 일몰때까지 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알바였다.
암튼, 그때로 돌아가면 그렇게 받은 급여를 꺼내어 쓸때마다 손이 얼마나 벌벌 떨리던지...
ㅎㅎㅎ
윗글도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언제나 내가 움직인 만큼 받는것이 진정한 수입일것이다.
대박이나 일확천금보다는 차근히 조금씩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버는 수입이 진정한 나의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