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정토종은 권종(權悰)과 실종(實宗) 가운데 권종에 속하고, 돈교와 점교 중에 점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 종의 뜻은 진여실상제일의공(真如實相第一義空)의 이치를 밝히지 않고 단지 괴로움을 싫어하고 청정함을 흔모하며 방향을 지목하고 상을 세우는 뜻만 선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이 교법을 대승의 지극한 돈법(頓法)이라 할 수 있겠는가?
上人答曰:淨土宗者,實教也,是故或云“真宗”,或云“真門”,或名“頓教”,或名“一乘”也。
상인께서 답하기를:
정토종은 실교에 속한다. 그래서 “진종(眞宗)”이라 부르기도 하고, “진문(眞門)”이라 부르기도 하고, “돈교(頓敎)”라고 부르기도 하고, “일승(一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법문에서 권교와 실교를 구분하는 것은 모두 자력의 측면에서 이를 설명한 것이고, 홍원 한 법에서는 전적으로 타력에 의거하여 이를 논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실교라고 부르더라도 자력에 의지하는 실교와는 다를 것이고, 비록 돈교라고 부르더라도 성도문의 돈교와는 다를 것이다. 따라서 권교 같으면서도 권교는 아니고, 실교 같으면서도 실교는 아니고, 점교 같으면서도 점교는 아니고, 돈교 같으면서도 돈교는 아니다.
권, 실, 점, 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상 제종의 법문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권실(權實)에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억지로 진실이라는 이름을 세움으로써 타력진실의 체(體)를 나타내고, 돈점(頓漸)으로 거둘 수는 없으나 돈교라는 가정의 명칭을 줌으로써 횡초횡절(橫超橫截)의 용(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