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텃밭에 가서 부추를 베어 오는 아주 평범한 장면이다. 이러한 소재로 이렇게 긴장감 넘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부엌칼이 제목이고 1연에 ‘번뜩이는 생선 한 마리가 할머니 두 손을 뒤로 묶고 어디로 끌고 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뭐지 어떻게 전개하려고 이러지'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텃밭으로 가신다. ‘생선을 들고 텃밭에 왜 가시지’ 여전한 궁금증. 그런데 할머니 손끝에서 푸른 솔이 베어진단다. 아니 텃밭을 통째로 넘어뜨린단다. 그리고 그 생선 한 마리가 할머니를 염소처럼 끌고 와 마당에 솔을 왈칵 부어놓는다. 스릴러 동시의 등장인가 싶었는데 지금까지 한껏 긴장되게 한 전개와는 사뭇 다르게 한 마리 은빛 생선이 바닥에 “톡‘ 하고 무심하듯 귀엽게 떨어진다. 이 장면을 읽는데 엄마가 쓰시던 무쇠 부억칼의 모습도 떠올랐다,
시골 텃밭에 빠지지 않는 작물 부추. 경상도에선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르는데 전북에서는 솔이라고 부르나 보다. 시를 읽는데 푸른 부추밭이 떠 올랐다.
첫댓글 번득이는 생선 한 마리. 지느러미를 바짝 세운 청새치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