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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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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대륙 횡단철도를 타고 신대륙 동쪽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전쟁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합중국의 상태를 어렴풋이 알게 된 나는 이 여행에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만 같아 머리가 아프다. 예산 부족으로 모르몬교도의 도시 솔트레이크에서 내린 우리는 그곳에서 시베리아에서의 나만의 추억을 멀리 떠나보내고, 괴상한 토박이 아가씨를 만나 괜한 시비가 붙어 피곤하게 말다툼을 하였다. 갑자기 여기서 결혼을 하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청혼한 것은 아니겠지. 여기서는 일부다처가 허용된다던데……. 모르몬교도의 마을은 무언가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에게 표현하기 어려운 위화감을 주고 있다. 어쨌거나 간신히 차표 값은 번 우리는 그러나 대륙 횡단열차를 탈 여력은 없고, 어떻게 이 난국을 타개할지 고민하는데…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흠, 샌피드로로 가세.”
오후 09:34
또 한 번, 우리는 호텔에서 묵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가난에 찌든 소작인처럼 다리 아래 누워서 잠을 청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었다.
DAY 45
밤을 보내는 것은 끔찍하게 힘들었다. 정말 죽겠다.
열차가 편하니까 숙소가 불편한 건 좀 참으시라고요! 처음으로 서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과연 좋은 선택일까요?
우리는 샌피드로로 이어져 있는 솔트레이크 철도를 타고 솔트레이크 시를 출발했다. 이 노선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모르몬교도들이 지분을 온전히 소유하고 직원들도 전부 모르몬교도라는 것이다. 하여 차내에는 차 한 잔도 없었다. 심지어 부드럽게 한 잔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음에도, 눈살을 찌푸리며 안 된다는 단호한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열차는 사흘 간 달리게 됩니다.” 경비대원이 알려 주었다.
“도중에 라스베이거스 중앙역에서 잠시 정차합니다.”
“곧장 갈 수는 없겠소?”
나는 가능한 한 우리 여행에서 복잡성을 줄여 보고자 하는 열망에, 그에게 그렇게 요구했다.
“보일러에 물을 넣지 않고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서부에서 가장 혹독한 사막 지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가 답했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에는 물이 있지요. 물 덕분에 그곳은 마치 낙원과도 같답니다!”
오후 06:00
여행 첫날, 나는 다음 여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까 하여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런저런 말을 엿들었다. 무언가에 초조함을 느끼는 한 샌프란시스코 출신 여자 재봉사의 말을 듣다가, 나는 미시시피 강을 운행하는 외륜선이 거의 죽음의 덫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DAY 46
주인님이 거리에서 주무시느라 흐트러진 것은 차내에서 다 정돈해 드리고 있지요. 후후.
오후 01:30
열차는 라스베가스의 작은 외곽 정거장에 정차하여 물을 보충했고, 승객들은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런 희한한 오아시스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이 공허한 사막 가운데, 이 계곡만은 비옥할 뿐만 아니라 푸르렀다. 포도원이 밀집되어 있는 모습이 마치 프랑스 남부를 떠올리게 했다. 역사(驛舍)의 그늘 아래에서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포도주 한 잔을 맛보았는데, 향은 조금 단순했지만 마실 만했다.
이곳에는 멜론도, 분홍 콩(pink bean)도 있었고, 가지런히 심어진 곡물 밭도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이 물리적 증거는 아메리카에만 존재하는 어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고집의 승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곳 사람들의 마음에는 이런 생각들 역시 그들의 혈기와 욕망과 동등한 수준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모래 바다 속 섬의 주인은 옥타비우스 D. 개스(Octavius D. Gass. 주: 네바다 일대를 개발한 사업가이자 정치인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Octavius_D._Gass)라는 자로, 황폐한 요새를 자신의 본거지로 삼고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열차 경비대원에게 그에 대하여 물었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는 우리의 일원이 아닙니다.” 그가 답했다.
“비록 그가 이쪽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의 사명을 일부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가 주어진 사명을 완수할지는 저도 알기 어렵습니다. 그는 그저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막강한 사람이지요, 확실히.”
“이 계곡 안에서는, 그가 임금이고 하느님이나 마찬가지죠.” 경비대원이 말했다.
“하지만 이곳이 성장한 뒤, 수년 후에도 그 말이 사실일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 실험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시오?”
“그럴 겁니다. 샘이 마르지만 않는다면요.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그는 미소를 띠었다. “당연히, 수년 내에 이곳은 솔트레이크와 우리 교회의 통제 하에 들어올 겁니다. 그렇게 이곳은 지금보다 더 행복한 마을이 될 거고요. 먼저 저 포도원부터 없애 버릴 겁니다!”
개발 상황을 나타내는 징후는 더 있었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을 노리는, 여러 직판장과 사교 클럽들이 몰려 있었다. 아마도 몇 년 후에는, 이곳에 작은 호텔도 들어설 것이고, 멋진 저녁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한 유흥 시설도 들어올지 모른다.
이런 생각들을 했다. 열차가 기적을 울렸고, 우리는 다시 한 번 길을 나섰다!
잠시 대화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수염 정리를 해 드리겠습니다!”
“조심스럽게 해 주게.”
면도를 마친 후, 나는 그간에 궁금했지만 묻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무슈…이번에는 정말 왜 세계일주를 하는 겁니까?”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또 엄청난 내기를 했다네. 질 생각은 없지!”
아이고…도박에 맛이 들렸네, 들렸어.
“어디 불편하세요?”
“상태는 아주 좋다네. 서두르려면 건강해야지!”
DAY 47
셋째 날, 열차 내의 분위기가 갑갑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전망차의 난간 쪽에 머무르며 스쳐 지나가는 끝없는 사막을 바라보았다. 이전에 이 황량한 평야를 가로질러 간 사람이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이 철로는 최초의 유럽 개척자들이 캘리포니아(California) 해안을 발견할 때 사용했던 험한 구 스페인 가도(Old Spanish Trail. https://en.wikipedia.org/wiki/Old_Spanish_Trail_(trade_route))을 따라가는 것이 확실했다. 틀림없이 그들은 자신들의 정착지를 찾기 위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 낸 끈질긴 사람들이었으리라. 이 길은 그들이 목표를 달성한 후에 지금 다시 철로가 놓일 때까지 버려졌던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노력을 기념하는 유적으로 남은 것인가?
나의 이런 생각은 이제는 물이 텅 빈 엔진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에 의해 중단되었고, 이윽고 열차는 샌피드로 역에서 감속하기 시작했다.
샌피드로 SAN PEDRO
다시 태평양 연안으로 왔네요. 샌피드로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의 항구 지역입니다. 초기 정착촌이라 해도 될까요. 포인트 퍼민 등대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후 03:29
우리는 샌피드로의 신시가지 근처 부둣가에서 밀려오는 태평양의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구시가지 쪽으로 걷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곧 크게 헛걸음을 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리는 바둑판형으로 가지런하게 짜여 있었지만, 대지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건설이 반쯤 되다 말았거나, 반쯤 부서진 것들이 태반이었다.
짐작해 보자면, 이곳은 골드러시가 끝난 여파로 죽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알론조 호턴(Alonzo Horton. 주: 샌디에이고 일대를 개발했던 개척자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Alonzo_Horton)이 우리를 옳은 길로 이끌어줄 거요!”
한 남자가 확고한 태도로 나에게 말했다.
“보다시피 모든 것은 그 목에 달렸소. 우리는 이곳에 도시를 세우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소. 해서, 그는 저쪽에 새로이 개발을 하고 있소.” 그는 물 너머 방향을 가리켰다.
“그는 이런 식으로 벌써 샌디에이고(San Diego)를 살려냈지요!”
“그런데 저쪽은 뭐가 더 좋은 거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잘 모르겠소. 하지만 사람들 말로 호턴이 확실히 그랬다고 하니, 그 사람들이 맞겠지요!”
정말, 멍청한 소리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지만…나는 세계를 도는 특별한 모험 도중이라는 상황을 기억해 내고, 부득이하게 침묵을 유지했다.
나는 조금 더 거리를 거닐었지만 이렇게 텅 비어 있는 하층민 구역에서는 더 찾을 것도 없었다. 가끔씩, 이곳에서의 이런저런 많은 문제들을 영원히 뒤로하고 대단히 가벼운 행색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있었을 뿐이다.
-중앙로
대장간, 인쇄소며 모든 상점이 이곳에 몰려 있다.
도시가 쇠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번화가는 있습니다. 탐나는 물건도 많습니다. 엽총을 팔아 540 파운드를 벌었습니다! 과연 이정도면 버틸 수 있을까요?
아, 솔트레이크 시에서 출발하기 전에 밀랍 원통을 사 가지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장사할 거리가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무리해서 사 왔죠. 도움이 될지...자, 이제 계획을 세워 봅시다!
아! 샌피드로가 정답이었습니다. 텍사스 태평양 철도는 아주 저렴하네요. 뉴올리언스까지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곧 출발해서 사흘 뒤에 도착합니다.
같은 열차로 댈러스로 갈 수도 있습니다. 만약 목돈을 노리고 휴스턴을 가겠다면, 이곳에서 내려야겠죠. 글쎄, 이곳에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앨버커키까지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렴해요.
아카풀코로 향하는 보나벤투라 호도 있습니다. 전에 알아본 비행선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샌피드로를 경유해 가는 것이죠.
......
“이번에는 자금을 제법 모았습니다. 휴…어떠십니까? 열차에 오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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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댈러스로 간 뒤 휴스턴에 들러 도벽 쩌는 주인을 팔고 목돈 마련을...?
아니? ㅋㅋㅋ
그나저나 80일간의 세계일주하면 픽스형사인데 픽스는 코빼기도 안보이는군요(?)
픽스 씨 말이죠. 저번 여행에서 저에게 아편을 마시게 하려다 들통나서는 그 뒤로 사라졌습니다. 흐흠;; 또 나올지는 의문이군요. 그런데 그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말이 없어서...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그건 안 됩니다
하인은 돈만벌고 바로 부치게만 하고 주인만 뉴올리언스로 보내죠!
뉴올리언스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되십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일단 댈러스로!안그러다 돈 떨어지면 주인이나 하인 둘중 하나는 팔아야...
일단 어느 쪽으로든 급전은 마련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사람 장사까지는 아직 여유있어요(?)
@koringenieur 다만 목돈을 위해서라면...아메리카야 문제 없지만 나중에 대서양 횡단등을 고려해야죠.
돈벌러 댈러스로..갑시다 일단은..?
뉴올리언스가 우세한데 과연?
2명이서 세계를 도니까 돈이 부족한듯 주인버리고 하인이 세계일주 돕시다 ㅎㅎ
맞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