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한 임종
임종臨終엔 두 뜻이 있다 .
'죽음을 맞음' 과 '부모가 돌아가실때
곁을 지킴'이다
어느 뜻이건 임종은 삶과
죽음이 갈라서는 순간이다
이승과 저승이 교차하는
마지막 고해 告解 자리다
떠나는 이가 의식이 있는 동안
가족은 핏줄과 사랑을 확인 한다
한 생 生을
함께해 행복했다며 서로 고마워한다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놓고 용서를 구한다
손 붙잡아 하나가 된다
임종은 가장 슬프면서도
가장 아름다고 숭고한 의식이다
메르스 환자의 임종은 쓸쓸하다
가족까지 격리돼 곁에 없기 일쑤다
격리대상이 아닌 가족도
방호복을 입고 유리창 너머 지켜볼 뿐이다
숨진 환자는 이중 방수백에 담긴다
염 殮도 못하고 수의도 못 입힌다
곧바로 화장 火葬 한다
메르스 환자라면 거절하는
화장장도 장례식장도 많다
중세 페스트환자가 따로 없다
'모시기' 보다는 '처리하기'에 가깝다
자식에겐 더 한 불효가 없다
못한 임종이 한 恨으로 남는다
대전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예순 다섯 살 할머니는 메르스 환자가
아니어도 여드레째 가족을 보지 못했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나오면서 격리됐다
간병하던 남편과 남매도 집에 갇혔다
할머니는 상태가 나빠져 수술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그제 남편이 중환자실에 전화를 걸어
"아내에게 가족이 쓴 편지를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다섯 간호사가
할머니 앞에서 남편 편지부터 읽었다
"38년 고생도 하고 보람도 컸는데
갑자기 헤어지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당신뜻 잘 새겨 자식 손자들과 살아갈 것이오
이제 호강할 때 돌아가시니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이 세상 모든 근심 떨쳐버리고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켜봐 주시오"
읽던 간호사가 목이 메어
다른 간호사가 이어 받았다
"가난한 집에 시집와 살림 일으키고
약한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고
못난 남편을 회사의 큰 책임자로
키워내고 노후 준비도 잘 했는데..."
아들 편지가 이어졌다
"얼굴 한번 보여주는것이 이리도 힘들까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 받아들이고
엄마가 이순간 편안하시길 바랄뿐 입니다 "
딸 편지를 읽는 순간
간호사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딸로 살아 행복했고 아이들도
엄마가 주신 사랑으로 키울게요
다음 생에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할머니는 다섯시간뒤
편안한 얼굴로 숨을 거뒀다고 한다
편지로나마 받은 남편의 배웅과
자식의 임종 덕분일 것이다
모든것은 가로막는 메르스도
가족의 사랑만은 막지 못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다
-다음카페 좋은글중에서-
첫댓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편지로한 임종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창운영자님 안녕하ㅔ요..
오늘도 좋은글 편지로한 임종
감명깊게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월요일되세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올려주신 감동 글에 쉬었다 갑니다
이제 추워지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까
걱정이 됩니다
편안하고 따뜻한 밤 지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