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산불, 강풍 타고 번져… 구치소 수감자 391명 긴급이송
축구장 350개 숲 불타… 진화율 41%
마을주민-요양병원 730명도 대피
尹대통령 “조기 진화에 총력”
마을 근처까지 번진 산불 31일 오전 경남 밀양시 부북면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산림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에 불길이 확산되면서 오후 9시 현재 진화율이 41%에 그쳤다. 산림당국은 산불특수진화대 등 456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 작업을 진행했다. 밀양=박경모 기자
경남 밀양에서 대형 산불이 나 산림당국이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진화에 성공하지 못한 채 불길이 확산되고 있다. 해가 지면서 헬기를 동원한 진화 작업이 중단돼 밤새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오전 9시 25분경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초속 11m 이상의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고, 산림청은 산불 대응 3단계와 산불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는 한편 헬기 44대와 1604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건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산림이 메마른 데다 꺼졌던 불씨도 강풍에 되살아나면서 종일 진화에 애를 먹었고, 피해는 계속 확산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오후 9시 기준으로 산불 피해 지역은 251ha(축구장 350개 면적)에 달했지만 진화율은 41%에 그쳤다. 오후 7시 40분경 해가 지면서 헬기 진화는 중단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특수진화대와 공중진화대 456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다.
산불이 인접한 마을을 위협하면서 주민 476명이 긴급히 대피했고, 인근 요양병원 2곳의 환자와 직원 254명도 대피했다. 불길이 밀양구치소 인근까지 번지자 법무부는 오후 3시 5분경 수감자 391명을 버스에 태워 최근 건설한 대구교도소로 임시 이송하기도 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1일 해가 뜨자마자 헬기와 산불 진화 차량을 집중 투입해 신속히 진화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해 산불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산림당국은 진화를 마치는 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밀양=최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