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옆지기와 말씨름을 했다.
2년에 한 번씩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나오는 건강검진을 옆지기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본인이 원치 않으니 신경 안 썼는데 언젠가 삶의 이야기 방에 올라온 글의 내용 중에
그렇게 계속 받지 않으면 정작 큰 병이 걸리면 나라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안 준다는 내용을 봤기 때문이다.
평생 병 안나고 살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야 하니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나는 우기고
옆지기는 10년 전에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이상도 없다고 했는데 뭘 또 받느냐고 싫다고 우기고 ..
오늘 밤부터 금식을 하고 내일 아침엔 이유 대지 말고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어쩌다 한번은 마눌 말도 좀 들어 주라고 애원 협박을 했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서 하루에 100km 이상 국토 종주에 들어갔다.
운동도 노동이 되면 안 되니 두세 시간 정도 만 타라고 해도 그게 무슨 운동이냐며
항상 무리를한다.
그러고는 늙었나보다.
자전거를 타고나면 손가락이 저린 다는 둥 한다.
담배를 끊은 지는 15년이 넘지만, 술은 일주일에 4일 이상 즐기는 것 같다.
밖에서 먹고 오지 않으면 집에서 반주로 소주 한 병
그렇게 맛있을까 ..
아직도 목소리 크고 집 안에서는 청소기를 어떻게 돌리는지도 잘 모르는 옆지기지만
단 하나 고마운 것은 살면서 치과 이외엔 아파서 병원에 가본 기억이 없다.
나와 애들은 일찍이 보험을 들어 뒀지만, 보험 때문에 사건 사고가 잦으니 본인 이름으로는
절대 보험을 들지 말라 해서 옆지기 앞으로는 보험이 없었는데
슬슬 나이가 들어가며 내가 불안해져서 지난여름에 그것도 우겨서 우체국에 나 혼자 가서
옆지기 앞으로 보험을 들려고 하니 본인이 직접 와야 한단다.
근무 중인 사람을 협박성에 가깝게 호출을 했다.
우체국 직원이 이것저것 과거 병력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전무하다.
술은 얼마나 드세요? 하고 묻는다.
왠지 줄여서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얼른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했더니
옆에 섰던 옆지기가 "무슨 한번은? 다섯 번은 먹지! "하며 웃어댄다.
무슨 자랑이라고 ..
이래서 옆지기 앞으로도 실손 보험을 하나를 불입하고 있다.
종합 검진도 싫다는 것을 강제로 실시
아침에 서둘러 병원에 도착하여 나는 접수대에 서고 옆지기는 뒤에서 옆구리에 두 팔 올리고 쳐다보고 있다.
날 더러 알아서 하라는 말씀 ..
본인이 문진에 첵크하고 접수 하는 거라고 말하고 앞으로 불러 세웠다.
오른쪽 눈을 가리고 왼쪽 눈을 가리고 시력 양쪽 시력 1.2씩 나온다.
"요즘 눈이 침침한데 뭐야?" 하며 본인도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혈압 125에 75
간호사가 위내시경을 수면으로 하겠느냐 일반으로 하겠느냐고 묻는다.
나도 위내시경은 2년에 한 번씩은 하지만 위내시경은 수면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잠시 구역질이 나긴 하지만 견딜만하고
자기 위장의 상태를 직접 보면서 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옆지기는 위내시경이 끝나고 가슴에 손을 얻고 걸어 나오면서
나를 바라보며 "막 휘적거려 죽을 뻔했어" 하며 엄살을 떤다.
진료실에서 이름을 불러 의사 소견을 들으러 들어간다.
들어가다 멈칫 뒤 돌아보고 내가 따라 들어가지 않고 그냥 앉아 있는 걸 보더니
빨리 따라 들어오라고 손짓으로 표정으로 난리다.
아파서 온 것도 아니고 애들도 아닌데 진료실에까지 따라 들어오라니 ..
졸졸 따라 들어갔다.
살짝 염증 소견은 있지만 약 먹을 정도는 아니라니 안심이다.
어제는 미웠는데 오늘은 예쁘다.
병원을 나와 마켓에 들려 그가 좋아하는 수박 한통 골라 담고
술안주로 젤 좋아하는 감자 전을 만들기 위해 예쁜 감자 골라 담고 ..
옆지기는 굳이 빵을 사자고 한다.
빵만 안 먹어도 10년은 더 산다고 하는데 ..
안 좋은 거 다 먹어도 그 정도니 머 .. 그래 사 .. 사
제과점에 들려 빵 골라 담고
차를 달려 소문난 순대국 집으로 ... 걸진 순대국 한 그릇씩 비우고
오랜만에 카페에 들려 모카라떼 한 잔으로 마음을 고른다.
집에 돌아와 어차피 오늘 근무는 끝났다며 또다시 복장 갖추고 자전거 들고 나간다.
다음 생애 태어나면 보호해 주지 않으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여자이고 싶어라 .... ~
글을 읽다 보니 은근히 부아가
저도 이런 시절이 있었는데 부군과 비슷한 성향의 男이라서
암튼 솔숲 친이 부럽기만 하네요
비슷한 성향로예요.
겁게 생활하세요.
장안 친 ..
이 가을 어케 보내고 있는지요
항상 건강 챙기며
고운 댓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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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님께서는거우셨으면 합니다.
세상이 좁다하고 멀리 유람 다니시는 분이시니
더욱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도록 맘 먹은데로 어디나 가실 수 있도록 말이지요.
자유로운 영혼으로 오래
솔숲님이 왜 그렇게 동안이신가 했더니 역시‥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계시는군요 부럽습니다
부디 그 행복 영원하시기를‥^*^
글쎄요.
젊은 시절엔 꽤 티격테격 살았는데
묵어가면서 피차 지친겁니다.
요즘은 왠만하면 통과 하며 살지요.
신경 뻣치기엔 기력이 딸려서요.
직장생활 재미있게 하세요.
지나고 보면 직장생활 할 때가 좋은 시절 이었어요. ..
어매나, 우짠다고 콩꽃은 뭘한다고 이제사 ~
가을이 간다고, 가을 잡으러 이리저리 돌다 와서 보니
솔숲님 글이 와 있는 것도 모르고....
솔숲님 부군은 솔향기 같습니다.
솔숲과 솔향기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
언니
가을을 만끽하고 계시는군요.
낼 물향기 수목원에 오세요.
아무리 찾아봐도 참석자 명단에 없어서요.
얼른 주무시고 낼 가을잡이 다시 한번해요.
참으로 부럽습니다
옆지기 건강을 자신의 건강보다 더 챙기는 미덕.....
고운 눈으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거운 하루 되세요.
오늘도 가을 하늘에 햇살이 눈부시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긍
감사합니다.
초겨울 .. 감기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