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3개의 국제 영화제를 실시하고 있다.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고 해외 유명 영화제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영화제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나아가 우리 영화제가 해야 할일을 알아 보기로 한다.
2 - 영화제 정보
먼저 우리나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전주 국제 영화제가 있다. 영화제의 대략적인 모습을 살펴보자.
1)부산 국제 영화제
한국 영화의 발상지인 부산을, 영상문화의 중앙 집중에서 벗어나 지방 자치시대에 걸맞은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발전시키고자 기획된 영화제로, 1996년 제1회 영화제 이래 5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구에 억눌려 있던 아시아 영화인의 연대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 프로그램은 '아시아 영화의 창', '새로운 물결', '한국영화 파노라마',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오픈 시네마', '특별기획 프로그램' 등 7개로 짜여 있다. 기본적으로 비경쟁 영화제를 추구하지만 '새로운 물결' 부문만은 경쟁 프로그램이다.
북한과의 영화교류 모색, 오리엔탈리즘 극복, 아시아 영화의 발굴과 세계화를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로 삼고 있다
2)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1997년부터 부천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해 온 행사로,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저예산 및 독립영화의 국제적 메카를 지향하며, 시민이 중심이 되는 수도권 축제의 이미지를 완성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테마는 사랑과 환상과 모험이다. 1회 테마가 사랑이었다면, 2회 때는 만남이었고 1999년 3회 때는 관습 타파와 금기(터부)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만큼 열린 영화제요, 대안의 영화제다.
1회 때 《접속》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고, 야간에 상영된 《킹덤》은 심야 상영의 붐을 일으켰다. 특히 '판타캡션'이라는 최첨단 자막 시스템을 도입해 경비와 자원 절감에도 성공하였다.
2회 영화제에서는 한국 최초로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래머와 질의 답변 시간을 마련, 통신 매니아들의 영화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사이버 판타스틱 영화제의 장을 열었다. 3회 때는 역대 영화제에선 볼 수 없던 다양한 판타스틱 호러, SF, 스릴러 영화가 선을 보여 호황을 이루었다.
질 좋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물론 일반 관객과 감독, 그리고 출연진이 함께 모여 강연과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도 있다. 한국영화, 할리우드 영화 등 각 나라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갖가지 기획 행사까지 참여할 수 있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3)전주 국제 영화제
부분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이다. 전주시가 조직·주최하고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문화관광부·전라북도·영화진흥위원회·한국영상자료원·한국영화인회의·통상산업부·정보통신부·한국관광공사 등이 후원한다.
이 영화제는 영화미학이나 영상기술 면에서 지금까지 보아온 주류영화들과는 다른 새로운 대안적 영화(alternative film)를 관객에게 소개하고, 디지털 영화(digital film)를 상영하며 지원한다.
2000년에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7일간 처음으로 개최되었으며 영미권·유럽·러시아·호주·아시아 영화 등 약 140여 편이 참여하였다.
심벌마크는 전주시의 영문 이니셜인 C자를 붓터치로 형상화하여 대안적 영화제의 성격에 맞게 전주시의 힘찬 기상과 예술적 감각을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상승곡선으로 표현하였다.
심벌마크의 색상은 전주시, 더 나아가 한국의 전통적인 단아함과 수묵의 필치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검정색으로 설정되었다.
로고타이프는 이 영화제의 미래지향적인 성격과 새로운 2000년대를 맞이하는 디지털의 의미를 상징화하였다.
이상 각 영화제의 대략적으로 살펴보았고, 영화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알아 보자.
1)부산 국제 영화제
1.전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영화제
2.아시아에서 가장 생산적인 영화제
3.신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진 영화제
2)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1.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
2.상업영화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비주류 영화제
3.판타스틱영화의 공유로 영화발전을 위한 영화제
4.지역축제와 문화인프라로서의 영화제
3)전주 국제 영화제
1.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
이 정도로 영화제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마치고 영화제의 역사, 흥행 기록, 규모를 알아 가며 각 영화제를 분석해 본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생긴 영화제는 부산 국제 영화제로써 2001년 까지 6번의 영화제를 가졌었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5번, 전주 국제 영화제는 2번의 영화제를 개최 하였다.
그러면 3대 영화제의 역사를 알아 보기로 하자.
1)부산 국제 영화제
1.영화제 일시
1회 : 1996년 9월 13일 ~ 9월 21일
2회 : 1997년 10월 10일 ~ 10월 18일
3회 : 1998년 9월 24일 ~ 10월 1일
4회 : 1999년 10월 14일 ~ 10월 23일
5회 : 2000년 10월 6일 ~ 10월 14일
6회 : 2001년 11월 9일 ~ 11월 17일
2.상영작품
1회 : 27개국 170편
2회 : 33개국 163편
3회 : 41개국 211편
4회 : 53개국 207편
5회 : 55개국 207편
6회 : 60개국 203편
3.초청인사
1회 : 27개국 224명
2회 : 30개국 450명
3회 : 25개국 659명
4회 : 36개국 555명
5회 : 39개국 3071명
6회 : 30개국 3761명
4.관객동원
1회 : 184,071명
2회 : 170,206명
3회 : 192,547명
4회 : 180,914명
5회 : 181,708명
6회 : 143,103명
5.입장수입
1회 : 4억 8천만원
2회 : 5억 7천만원
3회 : 7억 4천만원
4회 : 6억 3천만원
5회 : 6억 3천만원
6.소요경비
1회 : 22억원
2회 : 24억 5천만원
3회 : 25억원
4회 : 26억 5천만원
5회 : 27억원
2)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1.영화제 일시
1회 : 1997년 8월 29일 ~ 9월 5일
2회 : 1998년 12월 18일 ~ 12월 23일
3회 : 1999년 7월 16일 ~ 7월 24일
4회 : 2000년 7월 13일 ~ 7월 21일
5회 : 2001년 7월 12일 ~ 7월 20일
2.상영작품
1회 : 27개국 113편
2회 : 20여개국 69편
3회 : 29개국 102편
4회 : 31개국 140여편
5회 : 35개국 139편
3.초청인사
4회 : 60여명
5회 : 150여명
4.관객동원
1회 : 91,300여명
4회 : 20만여명
5.소요경비
1회 : 17억 7천만원
2회 : 9억 5천만원
5회 : 24억 5천만원
3)전주 국제 영화제
1.영화제 일시
1회 : 2000년 4월 28일 ~ 5월 4일
2회 : 2001년 4월 27일 ~ 5월 3일
2.상영작품
1회 : 23개국 175편
2회 : 26개국 208편
3.관객동원
1회 : 12만명
2회 : 유료관객 5만5천명
이상 우리나라 3대 영화제의 역사, 규모와 흥행실적을 알아 보았다.
각각의 영화제에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려 많은 작품들을 다루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서로 내 보임 으로써 영화제의 질을 한층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나라 3대 영화제의 성공과 실패를 조사하여 보자
3 - 3대 영화제의 성공과 실패
매년 영화제를 실시하는 것을 보면 유료 영화인 경우 매진이 이어지고, 표를 사기위해 수십m에 줄을 스는가 하면 무료 상영관인 경우는 자리가 모잘라 예비의자를 비치한다는 기사를 보아 우리나라의 영화제가 크게 성공했다고 생각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우리나라의 영화제는 예산으로 보나, 관객동원수로 보나 규모로 보나 큰 성장을 했다. 부산 국제 영화제가 “아시아의 최대 규모의 영화제”라는 수식어가 붙은 말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예산, 관객 동원수 등이 아무리 뛰어 난다고 해서 큰 성공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필자는 각각의 영화제가 자기만의 특징이 있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에게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영화제들의 특징을 알아보기로 한다.
영화제를 가장 독특하게 빛내주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시상식”. 영화제마다 시상하는 부문도 다르고 상도 다르다. 시상식이야 말로 영화제의 수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1)부산 국제 영화제
1.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 New Currents Award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극영화 경쟁 부문인 '새로운 물결'은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 중 최우수작을 선정함으로 아시아의 재능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저명한 영화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최우수아시아 신인작가상은 수상 감독에게 1만 불의 상금이 수여된다.
2.선재펀드 Sonje Fund
선재펀드는 와이드 앵글 부문에에 초청된 한국 단편영화 중에서 최우수작품을 선정하여, 그 작품의 감독에게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도록 1천만 원의 기금을 수여하게 된다.
3.운파펀드 Woonpa Fund
운파펀드는 와이드 앵글 부문에에 초청된 한국 다큐멘터리 중에서 최우수작품을 선정하여, 그 작품의 감독에게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도록 1천만 원의 기금을 수여하게 된다.
4.공로상 Korean Cinema Award
공로상은 한국영화에 대한 전세계적 대중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PIFF 조직위원회가 한국영화를 국제 영화계에 널리 소개하는데 기여한 외국인에게 수여한다.
5.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 FIPRESCI Award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은 새로운 물결 부문의 작품 가운데 뛰어난 작품성과 진취적인 예술적 재능을 선보인 작품에게 국제영화언론협회가 수여한다.
6.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 NETPAC Award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 즉 넷팩상은 한국영화 파노라마 부분과 새로운 물결 부문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최우수 한국영화를 선정하여 수여한다.
7.관객이 뽑은 PSB 영화상 PSB Award
부산방송 문화재단에서 그 해 초청된 새로운 물결 부문 상영작을 대상으로 관객으로부터 최고의 호평을 받은 작품에 1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수여한다.
2)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1.작품상 Best of Puchon
2.감독상 Best Director Choice
3.남우주연상 Best Actor Choice
4.여우주연상 Best Actress Choice
5.관객상 Citizen's Choice
단편부문과 장편부분 두가지를 각각 선출하게 된다.
6.심사위원특별상 Jury's Choice
7.대상 Grand Prize
부상으로 미화 5천달러를 수요하게 된다.
8.코닥상-단편심사위원상 Kodak Award-Jury's Choice
부상으로는 16mm필름 10,000피트가 제공 되어 진다.
3)전주 국제 영화제
1.아시아 인디상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부문 상영작 중 선정. 상금 미화 1만달러
2.디지털 모험상
'N-비전' 부문 상영작 중 선정. 상금 미화 5천달러
3.전주 시민상
'시네마케이프' 부문 상영작 중 선정
영화제마다 독특한 상을 수여 하고 있고, 그로인해 영화제마다 출품하는 작품이 달랐다. 결국 영화 매니아들이 3대 영화제를 모두 참석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아무리 3대 영화제가 성공 했다고 생각 하더라도 옥의 티가 있기 마련이다. 자잘한 문제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여 우리나라의 영화제의 질을 높이기 바라는 마음에서 각각의 영화제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 보기로 한다.
1)부산 국제 영화제
제6회 부산 국제 영화제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영화제 중심거리인 중구 남포동 PIFF거리의 경우 쓰레기통 부족에다 청소인력까지 모자라 저녁이면 거리전체가 각종 쓰레기로 가득차 국제영화제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쓰레기 거리로 변하기 일쑤였고, 상업성 홍보부스가 너무 많이 설치된 것도 문제로 지적 되고 있었다. 대부분이 지원업체들의 홍보부스라고 하지만 도로 중앙에 길게 자리를 잡아 통행에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영화제와 관계없는 전자제품과 은행카드 등 기업홍보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곳의 PIFF 상징 조형물 앞에는 대형스크린이 설치돼 기업체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너무상업성을 내세운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수백명의 취재진들을 위한 프레스센터는 3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전용선은 3개 라인에 불과하고 각종 세미나 등 주요 행사가 많이 열리는 중구 영주동 코모도호텔에도 보도진을 위한 마땅한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다. 행사진행에도 미숙한 점이 많아 일부 상영관의 영화가 10∼20분 정도 늦게 상영돼 관객들로부터 항의를 받는가 하면 열린 영화평론가상 시상식에는 수상배우들이 불참하는 경우가 생기는 일도 발생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었다.
2)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5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지적되던 내용을 살펴보면 영화제 폐막식에는 초청 명단에 오른 20여명의 인사 중 5명 정도만이 행사장에 왔을 뿐이고, 폐막식을 가득 채운 관객들도 사실은 식후 행사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폐막작으로 공포영화 <가위>가 상영되어 영화제의 질을 떨여 뜨렸다는 헛점을 보이고 말았다. 부천영화제는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다.
행사운영 면에서도 그랬고 프로그램 구성면에서는 더욱 그랬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 못했다. 영화제측은 영화관객 5만 여명을 포함해 20여만명이 부천을 찾았다지만 그리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일단 어느 정도라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두 잠정 집계일 뿐이었다. 영화제가 짜임새 있게 운영됐다면 관객 수치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다양하게 집계가 됐어야 옳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무국의 집계는 전체 들어 온 입장권 판매액수를 일정 금액으로 나누는 방법에 의해 관객수를 계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짜표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허수가 많다는 것이다. 부천영화제의, 이른바 '캐파(capacity)'는 총 5만2천 여석이다. 사무국측 주장대로 5만 여명의 유료관객이었다면 상영관중의 하나인 소사구청이 영화제 9일 동안 꽉꽉 들어찼어야 했다. 하지만 그곳 상영관은 종종 영화제 관객보다 자원봉사자 수가 더 많았다.
영화제가 평소에는 보기 힘든 스타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자리라면 이번 부천은 그 점에서 철저히 실패했다. 왜 스타들은 부천에 가지 않는가. 그것은 부천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천은 서울에서 2시간 거리다. 시간상으로는 매우 짧은 거리지만 어쨌든 영화제 현장을 다녀오면 하루 일정을 대부분 포기해야 했었다. 부천영화제 페스티벌 레이디라는 배두나역시 영화제 기간 중 어떤 공식행사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볼 수가 없었다. 스타를 초청하는 측면에서 부산영화제보다 더욱 어려운 곳이 바로 부천이다. 하지만 스타들이 없는 한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스타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빈곤의 악순환이다.
또한 시청 상영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와의 세싸움도 있었다. 사무국 직원들도 9일 내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통역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뛰어 넘어 영화제의 존폐 문제까지 연결되는 것이었다. 통역 문제는 충분히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 브라이언 오하라와의 인터뷰에서 한 기자는 '시체애호증'이란 뜻을 통역자에게 설명하느라 바빠 정작 오하라 감독과는 내밀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영화제가 지난 1,2,3회를 거치면서 구축했을 법한 인프라, 곧 행사 운영의 노하우가 완전히 단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무국 직원도 모두 새 얼굴, 자원봉사자도 새 얼굴, 조직위원장에서부터 집행위원장 등 간부급들마저 모두 다 새 얼굴인 실정에서 지난 회의 경험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건 4회가 아니라 첫 회인 셈이다. 문제는 조직 운영이 시스템화되지 못할 때 거기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불편한 점을 관객들이 고스란히 안게 된다는 점에 있다.
빈번한 상영사고와 작품 교체, 상영시간의 지연 등등 4회 행사치고는 사소한 사고, 또 바로 그런 점 때문에 결코 사소하게 다뤄져서는 안 될 사고들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이다. 부천영화제는 4회때 상영작품 수를 대폭 늘렸다. 장편만 약 30편 가까이 늘어난 백40여 편의 영화들이 초청돼 상영됐다. 하지만 양적 성장이 영화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하향평준화 했다는 지적이 더 많았다. 부천영화제를 한 2-3일 동안 보러 다닌 사람들은 대다수가 "볼만한 작품들이 없다"고 말했다. 작품 수를 늘리고 영화제의 외형을 키우는데 애를 쓴 것치고는 결과가 지나치게 빈약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자유 저항 반란"이라는 도발적인 아이템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영화제 주제가 올바르게 구현됐다고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부천은 또 저항과 반란의 이미지를 위해 '제한구역'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제한구역' 가운데 등 독특한 작품들이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부천의 이런 영화들이 당초 선전되어진 대로 국내 영화문화권에 새로운 트랜드를 형성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대포장 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3)전주 국제 영화제
2001년에 가졌던 제2회 전주 국제 영화제 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디지털 삼인삼색'의 반응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대만의 차이밍량,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이 디지털 실험을 시도했으나 "습작 성격이 강하고 지나치게 사적인 주제에 집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한 편. 평균 좌석점유율은 초대권을 포함해 55%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제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너무 난해하다"며 "지자체가 주도하는 만큼 대중성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전주영화제의 마니아 중심주의를 비판했다.
로저 코먼, 왕가위 등이 방한해 자리를 빛냈던 지난해와 달리 국내외 스타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도 올해 전주영화제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 오마주 섹션 상영작들이 모두 16mm 필름으로 상영돼 관객들을 크게 실망시켰으며 영화관 시설이 낙후해 영사 사고 및 상영 취소 사건이 잇따랐다.
제1회 영화제에서는 매표 시스템이 너무 느리고 비효율적 이어서 관객들이 표를 사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었다. 제2회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는 등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도트 프린터를 사용해 출력한 용지는 너무 얇아서 출력 과정에서 밀리거나 프린터 헤드에 씹히는 문제점이 나타났고, 출력된 티켓을 뜯어내는 과정에서도 찢어지는 일이 빈번했다. 특히 취재진과 게스트 등, ID카드를 이용해 매표를 하는 경우에는 자동 인식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매표를 할 때마다 일련번호를 키보드로 입력해야 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불편을 드러냈다.
보통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은 기간 중에 두 번 상영되는데, 영화제 일정을 절반으로 나누었을 때 각각 전반과 후반에 한 번씩 상영되는 부산영화제와는 달리, 이번 전주영화제에서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바로 다음날 두 번째 상영이 이루어지도록 상영시간표가 짜여져 있었다. 영화제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 관객들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며, 대부분의 참가자와 관객들이 전체 일정 중 몇 일간만 머무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 편의 영화가 인접한 시간에 두 번 상영되는 것은 관객들의 영화선택의 폭을 크게 제한하게 된다는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
멕시코 영화인 '아모레스 페로스'는 스페인어 더빙과 영어, 일어, 한국어 자막으로 상영되었는데, 영어자막에서 'Lost dog(잃어버린 개)'으로 표기된 것이 한국어 자막에서는 '마지막 개'로 번역되는 사소하지만 어이없는 실수가 눈에 띄었다. 아르헨티나 영화인 '퍽랜드'는 영어와 스페인어 더빙이 섞여 있고, 영어대사가 나오는 부분은 스페인어 자막이 입혀진 채로 상영되었는데, 자막 없이 스페인어로만 나온 부분에서는 한국어 자막이 없는 등 100% 번역이 되지 않은 문제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각의 영화제의 문제점들을 살펴 보았다. 아직 미숙한 점이 많은 곳을 발견 할 수 있었는데 부산 영화제인 경우는 입장권 구입, 교통 주차문제, 안내시설 및 안내원부족, 행사장 주변 환경 불결 등과 같은 영화제의 편의 시설을 문제 삼고 있지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나 전주 국제 영화제인 경우는 영화제 본질에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지리적 위치가 두 영화제의 가장 큰 약점으로 부각되어 졌는데, 그로 인한 시민들의 참여도가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도 참석하지 못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산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많아 참여도가 높고 문화 인프라가 많이 발달하여 크게 성공을 할 수 있지만 부천과 전주는 교통도 불편한 위치를 자리잡고 있고, 문화 인프라가 많이 발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번번히 영화제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영화제의 시초가 우리나라 일까? 부산 국제 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라면 세계 최고의 영화제는 무엇 일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를 치루지는 못 할까? 이 번 파트에서는 우리나라와 해외 영화제를 비교해 봄으로서 우리나라 영화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본다.
4 - 해외 영화제와 우리나라 영화제
국제영화제의 역사는 1932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개최된 것이 효시이며, 제2차 세계대전 중 한때 중단되었다가 전후에 베네치아, 프랑스의 칸 등지에서 재개되었으며, 이어 베를린 ·모스크바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잇달아 개최되어 해마다 성황을 이룬다.
칸, 모스크바 등 대규모 영화제에는 참가국이 80개국이 넘고 참가영화가 200편 이상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영화제와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두개의 영화제를 알아 보기로 하자.
1)칸 영화제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창설, 대전 중에 중단했다가 1946년 재개되어 매년 5월 개최된다. 세계 각지에서 영화감독, 배우, 제작자, 언론인 등 수천 명이 모여, 2주간에 걸쳐 영화상영, 리셉션 외에, 연구상영, 기자회견, 영화상담 등을 한다. 예술적 제전이면서 상품견본시장적 색채도 짙다.
상은 예선을 거친 공식참가작품을 대상으로 국제심사위원에 의해 선정되는데 장편, 단편 양부문의 최우수작품에 각각 그랑프리가 수여되며 감독상, 남우상, 여우상, 심사위원특별상 등이 주어진다.
2)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예선을 통과한 세계 각국의 영화가 상영되고, 각국의 배우, 감독, 프로듀서, 기자 등이 참석하여 기자회견·리셉션 등이 2주간에 걸쳐 화려하게 열린다. 1932년에 시작되어 국제영화제로서는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다.
최우수 작품에는 그랑프리(산마르코)가 수여되고 남우상, 여우상 등 각 부문상이 시상되었으나 운영상 분쟁이 일어나 1969년부터는 콩쿠르 형식을 지양하고 모든 상을 없앴다. 그러나 시상제가 없어지면서 활기가 없어지고 급기야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자 1974년부터 다시 시상제도를 부활하였다.
자세한 정보는 아니지만, 세계 영화제의 쌍맥을 이루는 이 두 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전통 이라는 것이다. 칸 영화제인 경우 54회를 넘어서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어 각국의 영화인들은 영화제에 오랜 신뢰감으로 참석하게 되고, 그런 감독들의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매회 때마다 큰 성공을 이루는 것 이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갓 6회를 넘은 부산 국제 영화제이 존재한다. 하지만 앞에서 본 거와 같이 우리나라 영화제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고, 세계적인 영화제는 아닐 지라도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성고을 하는 영화제든지 세계 적인 영화제 이든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칸영화제인 경우 미국 영화에 대한 ‘편식 취향’이 두드러지고 있고 850여편이 상영되나 80편만이 볼 만한 영화로 찍혀 지고 있다.
영화를 많이 상영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이 오래되고 규모가 커서 성공한 영화제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점들을 분석하여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는 영화제를 가졌을때 사람들은 그 영화제에 대한 심뢰감을 쌓게되고, 영화 매니아가 형성 될 때 영화감독들은 자연스럽게 영화제에 참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영화제가 반복 되어진다면, 우리나라 영화제는 어느새 아시아가 아닌 세계적인 영화제로 명성을 얻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