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중국과 한국이 전쟁을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글이 올라왔네요.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도 사람들이 무시하는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로 "전쟁이 나면 한국정부는 한국군을 지휘할 권한이 없다"는 겁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온갖 밀리터리 소설들이 나와 있습니다. 데프콘, 제2차 한일전쟁, 산을 무너뜨리는 불도저, 남벌......... 등등. 이런 소설에서는 한국군이 일본, 중국, 미국 등등을 간단하게 박살내는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솔직히 이걸 "정신적 자위행위"라고 불러도......)
그런데 이런 소설들은 하나같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소설 속에서 한국 정부가 마음대로 한국군을 움직인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한국군의 지휘권은 한국 정부에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시 작전 지휘권은 한국 정부에게 없습니다.
군대의 지휘권은 평시 지휘권과 전시 지휘권(솔직히 이렇게 나누는 것도 좀 그렇지만)으로 나뉘어집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건 평시 지휘권으로, 평화시 한국군을 지휘할 권한입니다. (사실 한국 정부가 평시 지휘권을 되찾게 된 것도 아주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원래는 평시 지휘권조차도 없었습니다. 김영삼 정권 이전만 해도 한국 정부는 한국군에 대해 어떤 지휘권도 없었죠) 하지만 전시 지휘권, 즉 전쟁이 터졌을 때의 지휘권은 한국 정부에게 없습니다. 전시 지휘권은 한미 연합사령관, 즉 미군 사령관에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밀리터리 소설의 내용같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전쟁이 터질 경우, 한국군의 지휘권한이 한국 정부의 손에서 완전히 떠나가게 됩니다.
만약 북쪽 뽀글이 놈이 어느날 약먹고 "남조선도 내 영토로 해야가서!"라고 하고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 다음부터 한국군의 지휘는 한미연합사령관(미군 장군)이 맡게 되며 한국 정부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지금의 한국군입니다. 한국 정부의 군대 지휘권은 반쪽짜리입니다. 그리고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지금은 평화상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휴전 상태죠. 즉 준 전시상태....... 그러니까 현재는 아주 애매모호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영향력은 더더욱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바로 이승만 때문입니다. 이승만 옹. 이 작자는 해방 후 한국의 대통령이 되자 입만 열었다 하면 "북진 통일" 어쩌구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말입니다) 그럴 군사력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쥐뿔도 없는 주제에 맨날 북한으로 쳐들어가야 한다고 떠들어댔죠. 그런데 그 후에 한국전쟁이 터져서 북한이 쳐들어오니까 이승만은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그냥 남쪽으로 도망가 버렸죠. 서울시민들은 "아무 문제도 없으니 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라"는 자기 말을 철썩같이 믿고 피난가지도 않는데 말이죠. (거기에 북한군의 남하를 늦추려고 한강다리를 폭파. 시민들은 어쩌라고)
이렇게 북한군이 파죽지세로 진격하자, 미군을 포함한 유엔군이 참전하여 싸우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만은 한국군의 지휘권을 미군에게 모조리 건네주고 맙니다. 그 이후 한국군의 지휘권은 한국 정부의 손에서 완전히 떠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군은 한국의 군대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지휘권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합동참모본부는 완전히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지휘권이 전혀 없으니까요. 대신 한미 연합사령부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한미 연합사령부의 사령관은 언제나 미국 장군이었고, 이건 한국군이 완전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즉 한국군을 움직일 수 있는 건 한국정부가 아니라 미국 정부였던 겁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이승만 옹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그리고 지금도 이승만 옹을 "국부"라고 찬양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나중에,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가 되어서야 미국 측에서 엄청 양보를 해줘서, "평시 작전권"은 한국정부에게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 때는 한국 정부는 한국군에게 아예 어떤 지휘권도 없던 상태였습니다. 1994년 12월이 되어서야 미국은 크게 선심써서 평시 지휘권을 우리나라 정부에 넘겨줍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불안정하나마 어느정도의 지휘권을 가지게 되었죠. 하지만 전시 지휘권은 여전히 한국 정부에게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전쟁 상태에 들어가게 되면, 그 순간 한국 군대의 지휘권은 한국 정부의 손에서 완전히 떠나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밀리터리 소설에서 나오는 내용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전쟁이 터지면 한국 정부는 한국군에게 어떤 지휘력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사실을 상당수의 국민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군은 우리나라 군대니까 우리나라 정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엄청난 오해라는 거죠. 평시 작전권이 반환되기 이전에는, 한국 군대를 지휘했던 건 한미 연합사령부였습니다. 이런 한국군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 전쟁이 터지면 한국군의 지휘권은 완전히 미국에게 넘어가게 되고 한국 정부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PS.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나온 밀리터리 소설-만화 중에서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이현세의 "남벌"입니다. 그 국수주의적인 민족주의도 문제고, 군사 고증 부분이 완전히 개판인 점도 문제입니다. (이현세씨. 한국군의 주력 전차가 M1 에이브람스 전차라고요?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죠? 우리나라에는 M1 전차가 단 1대도 없는데요. 혹시 K1 전차가 M1전차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혼동하신 건가요? 왠만한 군사지식이 있는 사람은 절대 혼동하지 않는데요)
하지만 가장 문제인 건 이현세의 그 말도 안되는 여성관......... (여동생이 일본인에게 강간당하자, 자살을 강요하며 총을 건네는 주인공! 일본놈에게 몸을 빼앗긴 여자는 민족의 피를 더렵혔으니 죽어야 한다? 난 왜 이 부분에서 환향녀[화냥년]와 위안부들에게 돌을 던진 사람들이 생각날까? )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남벌의 내용을 조목 조목 씹어서 올리고 싶습니다.
첫댓글 흠.. 이걸.. 까먹고 있었네요.. 친구가 이승만 욕하면서.. 죽치게 얘기하던 것이 저건데.. 정말.. 에휴..
그건 한국군 수뇌들이 동의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12,12때 전통이 쿠데타 일으킬때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한일이라곤 관사에서 주먹쥐고 탁자 두두린게 전부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답은 나오는 겁니다. 한미연합사령관 혼자서 지휘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연 국군 장교들과 장병들이 궁극적으로 누구말을 듣겠습니까?
뭐 이승만이야 미국의 대한 군사원조를 뽀룍낸 장본이니까요? 중국에 핵 떨구자는 사람을 어떻게 믿고 군사지원을 하겠습니까?
ㅡㅡ 흠............저기 우리군은 우리가 지휘합니다. 한미연합사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름뿐이게 됩니다. 전시에는 말이지요. 물론 공동작전이라던지 연개작전을 펼쳐야 할때와 일반적인 사항들은 한미연합사에서 어떻게 되겠지만...실질적인 전투는..국방부는 머덜라고 만들어 놨을까요? ㅡㅡ
육본 이랑..육참..일일이 말하려면..손이..ㅡㅡ; 우리나라 최고사령관은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는 60만의 군대는 한국...즉 우리군입니다.
흠..MR(밀리전문사이트..)초기에도 이런질문 쫌 있었지요.^^ 아...그때가 그립다..ㅡㅡ;
간만에 글한번 올렸습니다. 중국의 항모를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가라않힐 수 있을까?
흠..공격원잠의 경우 209급을 최대한으로 믿어봐야겠지요. 214급을 도입한다고 햇지요 아마? 어찌되었던 각설하고 그냥 ㅡㅡ 한국형순항미슬을 대함용으로 개조하는게 실정상 맏지 않을까요?(어? 일본하고 반대네..)
새로 장거리 대함미슬을 개발하기엔 또 우리네 장성들 대가리에 똥을 빼내지 않는이상..
순항미슬로는 부족한 듯한 느낌이??? 209도 우수하긴 한데 지속적인 잠항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죠. 암튼 오늘날짜로 다발적으로 기사가 떴던데 혹시 이번에도 저번처럼 헛다리 짚은 기사일지????
항모...싫다 ㅡㅡ; 이제 개나소나 항모갇는 시대가..이제는 짜장면 배달을 항모로..ㅡㅡ..
ㅡㅡ 이 얘기대로라면,,,(을사조약을 떠올림)
그리고 우리나라와 중국 전쟁인데 미국이 생뚱 맞게 작전권 갖는다고 하겠나요 ㅡㅡㅋ
좀...그 조약은 그냥 거의 종이에 적은것 뿐인데...전시가 될시 미국은 한국의 군지휘권을 맡게 되지만 실제 전시 에서 전투나 보급, 기타 등등은 한국 사령관이 지휘합니다...어차피 미국이나 한국이나 군사적 뜻이 같습니다. 애써 미국이 힘들게 지휘할 필요 없다는거죠
미군이 힘든 지역에선 한국 사령관이 미 사령관에게 지원요청 받고 명령 내려서 지원가고...한국군 지휘는 실제는 모두 한국군 사령관들이 합니다... 근데 왜 이런 조약이 있냐? 하면요 미국이 동맹국가 로써 다른짓 못하게 할려고 그러는 겁니다...어차피 한국과 미국은 외교적,군사적 뜻이 같기 떄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라크 전쟁때 우리정부가 우리 뜻대로 병력을 보내 주었죠. 뭐...미국도 그런점은 아마 크게 신경쓰지 않다고 봅니다. 걍 미국의 동맹세력권 안에 너두자..하는 속셈이죠 뭐
이승만 대통령께서 정말 위대한 일(?)하셨죠. 제가 질문하는데 이 내용을 않넣은 이유는 까먹어서 이기도 하고 순수히 그냥 한국이 얼마나 버틸까 였습니다. 데프콘에서 너무 쉽게 밀려서(물론 소설이고 한국이 기습당하기도했지만) 올려본거에 불과하거든요 ;;;
그건... 단순히 그렇게 질문하면 답이 안나옵니다. 만약 한국이 외부와 고립되어서 순전히 자력으로 중국과 싸우게 된다면 자원과 물자의 한계 때문에 아마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외부로 부터 지속적인 병참및 물자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10년이라도 버팁니다.
그리고 그 외부는 미국과 일본이 될것이구요. 아! 러시아도 혹시 모르겠습니다.(이런의미에서 이번 노무현대통령의 방문은 의미가 크지요.) 대만도 있군요.
주한미군의 주둔 이유는 북쪽 군대를 막기 위한 거고 - 북한이 아닌 적국과의 전쟁에서 한국군의 작전 지휘권은 한국군에 있는 게 맞는 걸로 압니다.
얼마전에 재미있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전력의 70퍼센트를 투자하겠다는게 골자더군요. 대충 전폭기 2000대에 항모단 5개 파견하겠다는건데 지나보고 가만있으라는 애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