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댓가니, 땀의 결실이니 하는 사치스런 말들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련없이 직장을 때려치고 선배를 따라 본격적으로 부동산 일에 매달렸다.
전국의 분양·청약현장을 누비며 실전경험을 쌓는 한편 부동산 관련 법공부도 열심히 했다. 내 평생 처음 분양받은 아파트를 하루만에 팔아치우고 거기서 챙긴 2000만원이 내 부동산 투자인생의 종자돈이 됐다.
2년정도 선배를 따라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각종 투자수법을 배웠다. 장(場)에 따라 손해를 볼때도 있었지만 승률이 8할대에 육박하면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선배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팀을 구성했다.
독립후 아파트 일변도에서 투자 범위를 넓혔다. 상가와 주상복합, 오피스텔은 물론 토지와 그린벨트 지역까지 다양하게 공략했다.
APT 전매로 하루만에 연봉 벌어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10여채를 3차례 이상 샀다 팔았다 하면서 수 십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투기수법중 가장 악질적인 수법인 ‘폭탄돌리기’라는 것이 있다.
폭탄 돌리기는 웃돈을 얹어 팔았다가 값이 떨어지면 다시 사 처음보다 더 웃돈을 얹어 되파는 과정을 세 번 이상 한 경우를 말한다. 그야 말로 시세를 떡 주무르듯이 하지 않고는 불가능 한 일이다.
그러나 폭탄돌리기는 위험부담이 크고 너무 욕심을 내다보니 재수없으면 국세청 표적에 걸려 들기때문에 한동안 잠수를 타야한다.
그동안 투기꾼들에게 가장 인기 좋았던 상품은 단연 ‘아파트 분양권’이다. 올들어 전국의 거의 모든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기 전까지 가장 효자(?) 노릇을 한 대표적인 투기상품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입지, 세대수, 분양가, 분양조건등에 따라 A, B, C 등급으로 나뉜다.
물론 투기꾼들의 표적이 되는 아파트는 A급지다. A급지에는 서로의 정보망을 총 동원, 나름대로 장세를 파악한 전국의 꾼들이 다 몰려든다. 지난주 창원에서 본 팀을 금주에 수원에서 만날수도 있고 아무튼 자주 보는 얼굴들이 많다.
A급 場(장)은 이슈장으로도 불리며 전국 투기꾼들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작년 7월 서울및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이후 우리팀은 부산,대전, 울산, 대구 등 광역시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대규모 아파트 분양, 청약 현장을 돌아다녔다.
특히 작년 9월말부터 경남 한 도시의 아파트 분양현장에서는 우리 팀의 떴다방들이 200억원의 여유자금으로 투자용 청약통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해 지역 떴다방들이 「서울에서 온 떴다방은 청약통장 매집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촌극이 빚어졌고, 관할 세무서에는 ‘떴다방 단속센터’ 까지 설치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