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뱃놀이
구정 전날 대천역에서 오전 9시 59분발 새마을 열차를 10분 이상 기다려도 도착하지 않는다. 안내방송에는 새마을호 기관차 엔진고장으로 10분 이상 연착한다고 한다.
정각에 출발하면 익산역에 11시 도착인데 익산역에서 11시 11분 목포행 KTX를 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대천역에 도착한 새마을호 열차는 기관차가 문제가 있어 이대로 계속 운행할 수 없으니 구원 기관차를 연결해서 간다며 대천역에서 기관차를 연결하는데 1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웅천 방향에서 기관차 한 대가 와서 곧바로 새마을호 기관차 앞에 연결하여 끌고가게 되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연락을 받고 익산서 구원기관차가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어쨌든 20분 이상 지체 했으니 역무원이 환승 KTX를 못 탄다고 안내하면서 무궁화,새마을 호 ,다음 KTX 중 어느 것을 타고 갈거냐 물으니 가장 빨리 가는 것을 타고 싶다고 했더니 무궁화호가 익산서 가장 빨리 출발해 목포에 가장 일찍 도착한다고 하였다.
목포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 정도 되어 열차 요금 차임금 처리와 연체 보상을 받고 곧바로 삼학도 마리나로 걸어갔다.
명절이라 그런지 마리나 입구에는 많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작업하는 사람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구정이라 고기잡이 하는 어부들도 귀항하여 가족들과 오순도순 명절을 보내는지 삼학도 어항부터 마리나에 도착할 때까지 마주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하도 어항이 조용해서 적막감마저 들었다.
마리나에 도착하니 마리나 주차장과 보트 거치대가 있는 곳의 정문도 굳게 잠겨져 있고 정문 좌측에 있는 레저보트와 요트관련 가게들도 문이 닫힌 채 조용하기만 했다.
마리나 앞 바다와 접해있는 보도에는 두 세분이 마리나 옆 보도를 거닐면서 정박된 요트들을 구경하였다.
마리나 안에 있는 그란데블루에 도착하니 전에 쓰던 선수쪽 버릿줄(mooring Line) 두 개는 보이고 선미 가장 끝에 쓰던 가늘고 오래된 두 개의 버릿줄이 없어지고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굵은 밧줄을 튼튼한 버릿줄로 교체 되어 있었다. 아마 마리나 관리인이 가늘고 오래된 버릿줄을 굵고 튼튼한 밧줄로 대체해 준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다.
목포에도 눈이 많이 와서인지 요트 콕피트와 주위에 눈이 쌓여 있어 눈 치우고 엔진 시동거니 일방에 시동 걸리니 밧데리도 방전 되지 않아 조그만 얀마 엔진이 믿음직스러웠다.
목포 마리나 출입구의 폭은 비교적 좁아 100m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리나에 이안(출발)이나 접안 (도착)시 맞은 편에 있는 연안여객터미날에 이안하거나 접안하는 연안여객선에 주의 해야한다.
마리나 안쪽에 있는 어항으로 입출항하는 어선도 있으면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전에도 그랬듯이 목포까지 왔으니 요트의 기주상태 (엔진을 사용해 운행)도 점검 겸 마리나를 벗어서 영산강 하구댐이 있는 평화 공원까지 뱃놀이를 하기로 했다.
마리나를 벗어나서 오후 3시 넘어 천천히 마리나 출입구를 벗어날 때 맞은편 여객 터미널에서도 연안 여객선이 출발한다.
바람도 없고 해서 인지 바다도 호수처럼 잠잠하여 물미끄러지듯 영산강 방조제쪽으로 올라가니 평택 제주간 여객선이 조선소에 정박되어 있어 사진도 찍고 더 올라가다보면 해양 유물 전시관이 있는 해안타운쯤에 등대가 있으며 그 주위에 암초들이 노출되어 이름모를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자 날아오르는데 색깔이 검고 무리지어 육지쪽으로 날아간다.
전에 밤에 처음으로 하룻밤을 지냈던 해양 유물 전시관 앞에는 아직도 전통 돛배가 두 대 정박해 있으며 그 안쪽 죽방림(전통 고기잡이 방식)은 보이지 않고 확 트여 있었다.
갓바위에 가까이 가자 해안을 따라 나무로 설치한 보도에는 구정을 맞아 가족 또는 연인끼리 바람쐬러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갓바위는 작은 돌산으로 갓을 쓴 한 쌍 연인의 얼굴상인 두 개의 커다란 돌이 속삭이듯 신비스럽게 보인다.
전에도 같은 코스를 지날 때는 큰돌산과 앞에 설치된 나무보도와 사람들만 보였는데 오늘에서야 왜 갓바위인지 이해가 되었다.
나중에 목포역에 도착하여 역승강장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니 갓바위 사진도 있어 사진 해설에 “천연기념물 500호 한쌍의 갓바위”라고 쓰여 있었다.
평화공원쪽으로 계속 가자 갓바위가 끝난 지점에 유람선 승착장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지나간다.
전에 목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사진기 조작 실수로 사진의 화질이 좋지 못해 전문가 캐논사진기를 미리 준비해 목포의 삼학도, 해양타운, 갓바위, 평화공원과 영산강 댐 그리고 목포 맞은편 영암대불단지의 수많은 화물선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무엇보다 더 귀한 사진은 뭐니뭐니 해도 갓바위의 모습이다.
갓바위 바로 앞 보도에서도 볼 수 있지만 너무 가까워 감상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적당한 거리의 바다위에서 보는 갓바위는 사람이 깎아서 만든 듯이 갓(모자)를 쓴 부부상이었다.
약간 전하방을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한 왼쪽의 건장한 남편의 얼굴상과 약간 가냘퍼보이는 오른쪽의 여인의 상이 조금은 슬프게 보인다.
세상살이가 그저 녹녹치 않으며 일상에서 열심히 살며 이런저런 일상사를 몸으로 부딪치며 말이 없다. 그러나 이심전심으로 이해하는 듯한 부부가 갓바위가 되어 남녘 연인들의 한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첫댓글 작가님 다운 글솜씨!! 자주올려주세요.
사~아아고옹에^에에 뱃노오오래...가아무우울거어리이이고....., 콕피트에 앉아 이노래한번 부르러 갑시다!!
티아래님~ㅎㅎ노래 실력 짱이거든요~~ㅎㅎㅎ
엇! 푸르게 님, 댓글이 늦었네요.... 님이야말로 한노래 하시지 않을까...
티아레님! 한번 뱃노리하면서 뱃노래 부르러갑시다.
주말 날짜는 하늘과 바다님과 조정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