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출
◈ 연 출 : 안진백
◈ 글 , 구성 : 황혜정
[ 바라볼 수 없는 나 ]
속닥속닥, 수군수군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한 마디씩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은영이. 눈, 코, 입 어디 하나 은영이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
예뻐지는 것이 소원인 은영이의 나이는 올해로 19살.
보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졌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는 항상 겁이 나고 혼란스럽다.
과연 본인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기대가 반반이다.
아직까지 초등학교 때의 악몽이 계속 은영이를 괴롭히고 있어서 일까?
학교에 가면 학교 친구들이, 집에 오면 동네 친구들이 때리고 놀리고.....
반복되는 구타와 괴롭힘은 은영이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늘 피해 다니고 숨는 게 일이었고,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았다.
유일한 친구는 엄마였지만 일 때문에 자주 집을 비우셨기에 그 빈자리는
항상 외로움으로 채워야 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않게 됐고 지금까지 집 안에서만
생활을 하고 있다. 가장 멀리 나갔던 건 집 앞 골목길이다.
아직까지 자신감이 부족한 은영이. 앞으로 은영이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지금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생활 할 수 있을까?
[ 왜 하필이면.... ]
“아빠만 닮아 태어났어도 은영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 하지는 않았을 텐데....
왜 하필 나만 닮아서 나왔나......“
자신을 닮은 딸을 보며 가슴 아파 하는 엄마. 엄마는 안면기형이다.
은영이도 엄마와 같은 안면기형으로 엄마와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다.
안면기형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도 그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엄마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거기에 은영이는 간질까지 있어 엄마의 걱정은 배가 된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심하게 맞은 뒤로 간질이 생긴 것 같다는 엄마.
평생 약을 먹지 않으면 바로 경기를 일으키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물 위를 걷는 것 같다.
예쁘게만 태어났으면 지금처럼 학교에 못 다닐 일도 없었을 거고 한글도, 숫자도
모두 깨우쳤을 텐데..... 친구들이 괴롭히지도 않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엄마.
하루 종일 마당에서 강아지와 놀고 있는 은영이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심하게 맞은 이후로 사람들과는 만나려고 하지도 않는다.
언제까지 저렇게 집에서만 지낼 건지 걱정이 된다는 엄마. 지금 당장은 옆에서
지켜 줄 수 있지만 엄마도 점점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서 앞으로 돌봐 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혼자서 밖에 나가는 연습도 하고 다시 공부도 시작하고, 뭐든지 혼자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은영이는 잘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이후로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는 은영이가 당당하게 세상으로 한 발짝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동행이 되어 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