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사랑을 퍼 주는 작은 예수들의 모임
사이공 밥퍼 SAIGON BAFFOR
이번 호에는 수년간 묵묵히 봉사의 손길을 펼쳐 온 호찌민 시 푸미흥의 ‘사이공 밥퍼’ (S6-1 HUNG VUONG3 DOTHI PHU MY HUNG, P.TAN PHONG-Q.7-TP.HCM Tel : 84-8-410-1023 Fax : 84-8-410-1024)를 방문하여 사이공 밥퍼의 황의훈 부회장과 이들과 혐력지원사역을 하고 있는 베트남 다일공동체의 이태형 원장을 특별 인터뷰했다.
사이공 밥퍼의 창설 동기에 대해 잠시 소개를 부탁합니다.
최초의 사이공 밥퍼는 작년 6월 경 베트남에 살면서 뭔가 선한 일, 봉사활동 거리를 찾던 사이공연합교회 (635, Ba Th?ng Hai, Q. 10, TP. HCM, 회장 김석규 장로)의 몇몇 뜻있는 신도들에 의해 조직되었습니다. 사실 밥퍼 공동체는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단체입니다. 그동안 최일도 목사님이 이끄는 청량리 밥퍼의 봉사활동 상황을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는 회원들은 다일 공동체가 한국의 어려운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처럼 베트남에 사는 우리들 역시 이곳에서 그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일종의 무언의 합의 같은 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일공동체의 그 동안의 봉사활동상황과 더불어 사는 다일의 정신을 배우기 위해 최 목사님을 베트남으로 초청하여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다일공동체는 이미 2003년부터 베트남에 봉사자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두 기관이 서로 협력하여 본격적인 자선활동을 전개하게 된 것입니다. (황의훈 부회장, 54세)
사이공 밥퍼의 구성과 주 활동은?
사이공 밥퍼는 총 23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구성원 가운데 80% 이상이 사이공연합교회 신자들이고 20% 정도만이 일반인들이지만 그렇다고 사이공 밥퍼가 특정 종교를 선전하기 위한 기관은 결코 아닙니다. 현재 한 달에 약 5천$ 정도를 모금하여 이 회비를 가지고 소외된 자들, 독거노인, 장애인, 고아, 등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겸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호찌민 시 10군의 독거노인 100여명과 맹인 100여명에게 한 달에 2회씩 급식과 쌀을 제공하고 매주 수요일에는 별도의 자원봉사도 실시하고 있으며 롱탄에 소재한 팅빈 고아원에도 매달 식량과 간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는 이 고아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사이공한인연합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음) 사이공 밥퍼는 현재 병우너 사역도 겸하고 있는데 빈탄에 소재한 신장병원환자들에게 매일 고영양가의 특수우유를, 빈탄의 암병원 환자들에게는 아침 죽 (매주 2회 자원봉사)을, 그리고 빈탄군 야딘병원에서도 아침 죽과 점심식사, 신선한 우유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재로 이런 봉사활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밖에 다른 선행들을 지면을 통해 밝히기를 꺼려했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함- (황의훈 부회장)
독거노인들의 경우 두 주일에 급식을 한 번 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 이곳에서는 주로 어떤 식으로 봉사활동이 이루어지는지요?
베트남은 한국과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군에 있는 독거노인들 돕고자 할 경우 직접 그곳으로 찾아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아무 때나 음식을 제공하거나 그곳에 센터를 만드는 식의 활동은 불가능합니다. 베트남은 절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그 지역 인민위원회와 조국전선이란 단체를 방문하여 그곳의 협조와 지시를 받아 그들이 원하는 시간과 원하는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수행해야 어느 정도의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섣부른 동정이나 적선이라고 생각되면 그 자리에서 거부당하게 마련이죠. 그러므로 보다 고차원적인 인류애에 호소하여 가장 낮은 자리에서 순수하고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고자 한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다행히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사이공 연합교회 구제부에서 각 지역 인민위원회 의원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봉사활동 (총 150억동)을 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와 순수성이 인정되어 사이공 밥퍼의 봉사활동도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황의훈 부회장)
다일공동체와 사이공 밥퍼는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요.
흔히 ‘밥퍼’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사이공 밥퍼는 다일공동체 소속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이공연합교회의 부속기관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게 볼 때 사이공 밥퍼는 상당히 독자적인 기관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사이공 밥퍼는 베트남 다일공동체를 통해 그 동안의 노하우나 경험들을 배워오고 있으며 서로 간에 긴밀히 협력하여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양자의 관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분명합니다. (황의훈 부회장)
실재로 봉사의 최일선에 서서 밥을 풀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봉사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요?
우리는 밥을 푸면서 밥의 소중함과 함께 이 땅에 떡(밥)으로 온 예수를 늘 생각합니다.“지극히 작은 이 소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예수는 소외되고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 속에 함께 한다’는 진리를 마음 속에 담고 있다면 우리들이 밥을 푸는 행위가 적선이나 베품이 아닌 ‘거룩한 섬김’그 자체로 변할 것입니다. 노숙자나 소외된 자들의 눈동자 속에서 그리스도의 거룩한 모습을 발견한 자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서로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밥을 푸면서 이런 마음 자세로 봉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립니다. (이태형 원장, 43세)
이태형 원장님, 베트남으로 오시게 된 동기와 도시빈민을 위해 헌신하게 된 배경을 알고 싶군요.
사실 저는 지난 38년간 제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돈이 뭔지 돈 버는 일에 급급했고 어떻게든 많은 돈을 벌어 보란 듯이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이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공허감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무렵 누님이 저를 다일 영성수련원으로 데려갔죠. 짧은 시기였지만 이 때 저는 물질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랑이며 서로 사랑을 나누는 삶이야 말로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것임을 깊이 깨달게 되었습니다. 이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최목사님께서 베트남에서 봉사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라고 권유하셨을 때 흔쾌히 승락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지금까지 모아 두었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모두 나누어 준 후 지난 해 6월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 (이태형)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땀이 담겨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거룩한 것입니다. 이 땅에서 굶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이 거룩한 사역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의 두레박이 되어 서로 사랑의 나눌 때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시고 축복하실 것입니다. (이태형)
희생, 섬김, 그리고 나눔을 통해 화해와 일치의 세상을 더불어 만들어 나가는 사이공 밥퍼와 베트남 다일공동체 회원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손길을 통해 오늘도 현장에서 소외된 자들에게 전해지는 뜨거운 밥과 국이 실재로 사랑과 희망의 양식으로 변하고 있었다.
연락처 : 사이공 밥퍼, 황의훈 부회장 (090-374-2092)
베트남 다일공동체 이태형 회장 (905.310 0987, 410. 2253)
몸을 살리는 밥, 내일을 비춰주는 희망. 다일공동체 밥퍼란?
지난 88년 이래 15년 동안 그는 청량리 매음굴에서 부랑자,행려자,무의탁 노인들의 ‘밥’으로 살아왔으며,지금도 주리고 외로운 이들의 ‘밥’ 최일도 목사의 밥퍼운동’은 우연히 시작됐다. 88년 당시 청량리역 근처에서 목회활동을 하던 최 목사는 길을 가다 한 노숙인 할아버지가 거품을 물고 쓰러진 것을 목격한 후 그분께 매일 라면을 끓여드리다 ‘밥퍼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서울 밥퍼 센터를 이용하는 노숙인은 하루 1,000여 명. 부산ㆍ목포에서 800명,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1,300여 명 등 전 세계적으로 하루 3000여 명이 밥퍼운동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다일공동체는 작년 봄, 18년만에 급식 300만 그릇 돌파를 기념하고 걸인들에게 잔치를 배푼 후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수많은 군중을 먹인 예수의 사랑과 지혜를 실천하자는 뜻에서 2006년 5월 2일을 '오병이어의 날'로 정했음) 다일공동체는 현재 미주 다일공동체 (2002년 3월, 조지아주의 애틀란타) 필리핀 다일공동체 (2005년 9월 12 일, 마닐라 빈민촌) 캄보디아 다일공동체(2004.3.14일, 프놈펜과 씨엠립) 등으로 지속적 확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