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록형이가 언니도 가까이 없고 해서 엄마 생일이 무척 부담이 되는가보다.
돈이 없다느니
어느 날은 또 뭐가 가지고 싶으냐느니?
그래서 이것 저것 이야기 하면
" 아 한테 뭘 사달라카노? 쓸데없이.." 이렇게 큰 칼로 무를 싹뚝 자르듯이 매몰차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
무심한 사람.
그 무심한 사람한테도 나는 여지 없이 계속 나의 생일을 알린다.
" 11월에 행사가 많지?" 라고 한마디라도 나오면 나는 " 응 내생일이 있지뭐."
아무때나 그렇게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면 정말 달력을 찾아보고는
"아직도 한참 멀었구만..."
사실 그렇게 외치다가 정작 당일날은 내손으로 미역국 끓여 먹고 엄마한테 막내 생일날이라고 전화를 하는게 끝이겠지?
그래도 지난해는 밍크코트 한 개 가지게 되었는데....
올해는 뭐 그다지....
결국은 그 카드 값 내가 갚았는데,.......
나는 참 재미없는 사람이랑 재미있게 살아가자니 힘이 들다.
옆구리 쿡쿡 쑤셔야 되고....
날마다 보채야 되고......
이제 나이드니 그것도 귀찮아 진다.
그냥 내손으로 내입고 싶은 거 사러가는게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록형이가 과연 내 골프웨어를 사줄까?
기대도 해본다.
언니랑 있으면 항상 12,000원쓰면 2,000원내는게 록형이고 언니가 선물사면 록형이는 편지로 대신하는 아이다.
올해는 어찌나오려나 기대해봐야겠다.
둘이 백화점 갔다가
"언니야 나 돈 안가져왔는데 집에가서 줄께"하고 떼어먹는녀석이 우리 록형이인데.....
어찌 나오려나 사뭇 궁금하고 기대된다.
내가 가끔씩
"너 목욕탕가서 때밀었는 것 까지 다 갚아라."라고 하면
"엄마 자꾸 그러면 늙어서 용돈 많이 안준데이."라고 엄포 놓는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