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은 숨쉬기가 힘이 든다는 주관적 느낌이다. 환자는 호흡곤란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거나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 두가지 중 어느 것인지에 따라 증상을 조절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숨이 차서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까지 가기 힘이든 환자에게 신경안정제를 투여하면 진정작용이 나타나서 오히려 정서가 가라 앉으면서도 거동하는데 도움이 안된다.
호흡곤란을 느끼는 기전은 여러 가지이다. 호흡근 섬유와 근 방추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중추신경계에서 감지하는데 호흡 요구와 호흡노력간 균형이 맞지 않으면 호흡곤란을 느낀다. 근육 특히 횡격막의 피로도 호흡곤란에 관계가 있다. 악액질(cachexia)에서 횡격막과 다른 근육이 영향을 받는다. 동물 모델에서 폐내에 압력과 용적(부피)에 관한 신호를 내는 stretch receptor인 J receptor가 있는데, 림프관성 암종증이나 폐 질환에서 호흡곤란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두려움, 우울, 불안 등도 호흡곤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호흡곤란에 의한 괴로움이 극히 심할 수도 있다. 숨을 쉬겠다는 요구는 삶에 기본이다. 숨쉬는데 어떤 어려움이 느껴지더라도 질식이나 숨이 막힐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야기된다.
특징적으로 환자가 잠에 들었을 때 숨이 멎을까 염려하여 밤에 누운 채로 깨어 있게 된다. 불안도 호흡곤란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보통 과환기증후군을 유발시킨다. 손발이 저리거나 따끔거리고 입주위 감각이 멍먹하거나 졸도할 듯이 어지럽다는 암 환자가 일부 있는데 이 경우 과환기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심호흡으로 과환기를 심켜서 똑 같은 증세를 느낀다 하더라도 불안 만으로 호흡곤란이 생겼다고 결론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신체적 원인의 일부가 실제 신체적 이상에 비하여 과다하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예로 종격동 병변으로 기관이 압박되는 초기에 불안이 야기되어 압박정도에 비하여 호흡곤란이 심할 수 있다.
호흡곤란 환자를 대하는 것이 의료진, 가족, 돌보아 주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고통스럽다. 돌보는 사람 중 많은 수가 호흡곤란이 통증보다 빈도는 더 적지만 더 어렵다고 느낀다. 치료를 하거나 돌보아 줄 때 환자의 관점에서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돌보아주는 사람이 호흡수가 많아지거나 심호흡하게 되는 것을 호흡곤란이라고 잘못 판단하는 수도 있다. 환자가 증상을 축소하여 표현하거나 투약을 사절할 때 혹은 증상이 매우 심하여 고통스러워 할 때 환자을 돌보는 사람과 의료진을 격려하고 위로할 필요가 있다.
호흡곤란의 신체적 원인
폐암에서 호흡곤란은 기관지가 막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이 보다 적지만 기관이 좁아져서 오기도 한다. 기관지가 막혀서 그 하방에 무기폐가 생기면 환기 관류 불균형이 발생한다. 폐암이 폐실질과 폐포내로 직접 파급되어도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폐에 전이되는 경우에도 호흡곤란이 오는데, 전이된 병변이 여러 개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기관지를 바깥 쪽에서 압박하는 경우에도 호흡곤란이 온다. 림프관성 암종증으로 림프관이 많이 막히면 호흡곤란이 오고 특징적 엑스선 소견이 나타나는데, 폐암, 전립성 암, 유방암, 소화기 암 등에서 올 수 있다.
흉막질환이 폐암, 유방암, 악성 흑색종, 난소암, 악성 중피종 등에서 생긴다. 암이 흉막에 많이 파급되면 그쪽 흉곽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흉막액도 마찬가지로 한쪽 흉곽의 움직임을 제한하는데, 암 병변이 흉막에 침범한 정도 보다는 림프관 폐쇄 정도와 더 관련이 많은 편이다. 드물게는 유방암이 광범위하게 퍼져서 흉곽을 제한시켜서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다.
악성 심낭 삼출도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의 임상양상으로 pulsus paradoxus(혈압이 흡기시에 호기시 보다 10mmHg 이상 떨어짐) , 흡기시 경정맥 확장이 더 심함, 작거나 잘 들리지 않는 심음, 고혈압 등이 올 수 있다. 흉부엑스선, CT, 심초음파 등으로 진단을 할 수 있다. 교정 가능한 다른 원인으로 상공정맥 폐쇄가 있다.
암에 대한 치료로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폐엽 절제나 전폐절제술을 받으면 운동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지만 점점 진행하지는 않는다. 방사선 치료를 하면 15%까지도 방사선 폐렴이 생긴다. 방사선 폐렴은 치료후 2∼3개월에 잘 생기며 호흡곤란, 마른 기침, 미열에서 중등도 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흉부 엑스선상 폐포성 침윤과 폐 섬유성 비후가 나타난다. Bleomycinn 등 일부 항암 요법제에 의해서도 폐 병변이 온다. 나이, 폐에 방사선 치료력, 다른 약제 병용, 산소 치료 등이 위험요인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기관지 천식이 암환자에서 호흡곤란의 흔한 원인이다. 이들 질환, 흡연, 폐암은 서로 연관이 있다. 기관지천식은 발작적인 경향이고 악화시 천명음이 흔히 동반된다. 운동시 호흡곤란이 늘 비슷하면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 가능성이 많은데 악화한 경우도 암의 진행 뿐만 아니라 급성 기관지염 즉 급성 악화 때문일 수 있다. 호흡곤란이 진행성이 아니면 만성 기관지염의 급성 악화 가능성에 대하여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만성 기관지염의 급성 악화 뿐만 아니라 폐렴이 생길 수도 있다. 기관지 폐쇄가 있으면 기도가 넓혀지거나 완전히 막혀서 안정화 될 때 까지 세균 감염과 기침이 계속될 수 있다. 기도 협착이나 폐쇄에 동반되는 감염은 종종 혐기성 세균에 의하므로, 아주 급성 보다는 아급성이고 중등도 열이 나거나 체중 감소 같이 전신성 증상 위주로 발현할 수도 있다. 그래도 호흡곤란이나 고열 등이 현저할 수도 있다. 감염이 항암 화학요법이 주요 합병증이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지 환자에 따라 방침을 정한다.
혈전 색전증이 암에서 일반적으로 더 흔하다. 혈전증은 항암제 치료를 받거나 중심정맥 도관이 있으면 증가한다. 폐색전증은 보통 급작스럽게 나타나지만, 간혹 작은 색전이 여러 개 누적되면서 호흡곤란이 좀더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폐색전증에 불안 반응이 흔히 동반되며, 좀 적지만 객혈이나 흉막양 흉통이 있을 수 있다. 흉부 엑스선으로는 폐색전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암 환자에서 허혈성 심질환도 흔한데 협심증인데도 흉통 대신에 호흡곤란이나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는 경향이 노인이나 당뇨 환자에서 증가한다. 운동시 나타나거나 추운데 노출시 유발되고 몇분이내 지속되면 의심할 수 있다.
빈혈도 호흡곤란의 원인인데 보통 혈색소가 9.0g/dL 미만이다. 안색이나 결막이 창백하면 의심하는데, 항암제를 여러 번 맞거나 침상 생활만 하는 환자중에 빈혈이 없이도 결막이 창백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확인한다.
호흡곤란의 평가 호흡곤란 환자를 평가할 때는 병력과 진찰을 자세히 한다. 폐, 흉막, 심장 뿐만 아니라 다른 계통도 주의를 기울인다. 암이 진행되면 대부분 환자에서 폐기능검사는 간단한 peak flow meter도 하기 곤란하다. 이런 경우는 therapeutic trial을 해 볼 수 있다. 흉부엑스선을 집에서 찍을 수 있는 국가도 있다. 초음파로 흉막액을 확인할 수도 있다.
통상적 혈액검사로 빈혈을 확인할 수 있다. 동맥혈 가스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최근 휴대용 동맥혈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암환자가 기도 폐쇄, 기도 저항 증가, 폐유순도 감소, 한쪽 기관지 폐쇄나 흉막액으로 양쪽 흉곽이 움직이는데 대칭이 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저산소혈증이 없거나 가볍지만 호흡곤란을 많이 느낀다.
따라서 저산소혈증이 없거나 동맥혈 산소 포화도가 90∼95% 이상이라고 호흡곤란이 없거나 가볍다고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중등도 이상의 저산소혈증은 입술, 손톱, 몸의 피부 등에 청색증이 있는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청색증은 환원 혈색소가 5g/dL 이상시 나타나므로 빈혈이 심하면 저산소증이 있어도 관찰이 어려울 수 있다. 드물게는 CT scan, 심초음파, 폐 환기 관류 스캔, 폐동맥 조영술 등이 필요하다. 호흡곤란을 평가하는 문진표는 상당수 말기 암환자에서는 하기 곤란하다.
다음과 같이 폐렴이 생기거나 호흡기 악화시 나타나는 증상을 가족과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필요시 의료진과 상의를 하거나 진료를 받도록 한다.
·열, 오한, 두통 ·호흡곤란, 숨참 ·기침이 심해짐 ·객담이 누렇거나 양의 증가 ·가슴 아픔(흉통) ·힘이 없음(무력감) ·손톱 발톱 입술의 청색증 ·숨쉴 때 휘파람이나 피리소리 처럼 쌕쌕 소리 ·정신이 맑지 않음, 혼동, 의식 혼탁 ·손발과 얼굴에 부종이 갑자기 나타남
호흡곤란의 처치 호흡곤란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와 가족이 공포를 느끼고 있지 않는지 검토한다. 보통 불안증이 분명하게 있다. 간단하게 "숨이 막히거나 질식할 것 같아 걱정이 됩니까?" "잠들기가 겁이 납니까?" 등 질문을 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불안이 느껴진다는 것은 몸이 아직 사망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징후라고 설명하면 안심을 한다. 이런 설명은 특히 신경 안정제 투여전에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제 효과에 자신이 더 나빠진다고 느껴서 오히려 당황하고 더 고통스러워 할 수도 있다. 또 호흡곤란이 꼭 몸안에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환자에서 산소포화도는 정상이다. 다른 장기라면 통증을 일으키는 신호가 폐에서는 호흡곤란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하면 왜 호흡곤란인데 모르핀을 투여하는지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신피질홀몬제
부신피질홀몬제가 호흡곤란 환자에서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다. 기관지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이 있는 환자에서 기관지 확장이 될 수 있다. 종양 주위 부종이 줄어들어 압박이 완화될 수 있는데, 상공정맥 폐쇄나 상기도 폐쇄에서 이런 목적으로 투여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공정맥 폐쇄에서 이뇨제와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림프관염 환자의일부가 호전되는데 림프관 폐쇄도 일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방사선 폐렴도 증상이 심하면 투여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의 전신성 효과도 도움이 되는 수 있다. 상당수 환자에서 식욕이 좋아지고 호전 느낌을 받아 주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 스테로이드는 구토도 완화시킬 수 있어 항구토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면서 항구토제가 필요없어지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때문에 유방암이나 림프종이 약간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스테로이드는 통상 아침에 1번 투여하지만 prednisolone 40mg 이상을 처음부터 하루 1회에 투여하면 심리적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다량 투여시 불안, 안절부절, 흥분, 불면증, 두통 등이 나타날 수도 있어 1일 20∼40mg 범위로 시작하고 이를 2∼4회에 나누어 복용하다가 점차 감량하면서 가능하면 1일 20mg 이하 최소량 1회 아침 투여로 유지하는 것이 낫다.
상당수 암 환자에서는 잔여 생존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억제를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더 많은 양을 투여하거나 주사를 하는 수도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서 therapeutic trial은 효과 판정을 위하여 2∼4주 이상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암환자에서는 효과가 있으면 2∼3일 이내에 나타난다. 몇일 투여에도 호흡곤란이 호전되지 않으면 다른 대책을 시도한다.
스테로이드 투여로 수분 저류가 되면 호흡곤란이 더 심해질까 염려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물다. 장기 투여로 근육 약화가 되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거나 계단을 오를 수 없게 되면 호흡곤란 보다 오히려 더 힘이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잔여 생존기간이 몇 개월 이상이면 스테로이드를 시작하여야 하는지 잘 검토하여야 한다. 암환자의 호흡곤란에서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에 관한 근거가 입증된 바 없다.
마약성 진통제
통증에 대해서 투여될 경우 호흡 억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조심하면서 적절한 용량으로 조절하면 저산소증이나 이산화탄소 축적 없이 호흡곤란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가 호흡곤란을 완화시키는 기전은 불분명하다. 마약성 진통제는 진정 작용이 있지만 대부분 환자는 진정 효과를 느끼지 않는다. 잠을 자려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서 내성이 생기므로 용량을 늘리지 않으면 수면 유도 효과는 소실된다. 투여해야 하는 용량이 특히 밤에 급속히 늘어나면 공포심이 상당히 있기 때문이 아닌지 검토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