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 넘친 형설의 공, 각지 졸업생의 소식 : 부산/장단/충주/정읍/언양
(기쁨에 넘친 螢雪의 功, 各地 卒業生의 消息 ; 釜山//長湍//忠州//井邑//彥陽)
동아일보 1933년 3월 22일자 기사중에서
[원문]
정읍군 내에 있는 각 공립보통학교 졸업식을 거행하는 날짜는 다음과 같다.
정읍공보교 3월 20일
고부공보교 3월 14일
태인공보교 3월 20일
화호공보교 3월 12일
천원공보교 3월 12일
무성공보교 3월 12일
신태인공보교 3월 13일
덕천공보교 3월 13일
소성공보교 3월 13일
이평공보교 3월 15일
북면공보교 3월 13일
정토공보교 3월 12일
[해설] 일정기간의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는 학생들에게 흔히 '형설의 공' 이라는 찬사가 주어진다. 그만큼 졸업에 임하는 학생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예전엔 대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학비에 대한 부담이 컸었고 또한 수십리씩 되는 원거리를 걸어서 통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졸업에 대한 느낌은 요즘 학생들과는 크게 달랐을 것이다. 그래서 졸업식장은 친구들과의 이별 그리고 학교생활에 대한 회한으로 눈물바다가 되곤 하였다. 요즘 학생들이 졸업식을 단순한 통과의례처럼 받아들이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던 것이다.
기사를 살펴보면 졸업식 상황을 전달하면서 전국 각지의 대표적인 지방을 선택하여 보도하였다. 제2의 도시 부산, 황해도의 장단, 충청도의 충주, 전라도의 정읍, 경상도의 언양 등으로..... 전라도에서 정읍이 선택되었는데, 정읍의 경우 공립보통학교 지금으로 말하면 초등학교의 동정을 소개하였다.
1930년대초 당시 정읍관내에는 19개의 면이 존재했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13개면에 공립보통학교가 있었고 6개면에는 학교가 설립되지않아 불편함이 컸으리라 짐작된다. 신문기사에 소개된 공립보통학교는 총 12개인데 한개 학교가 누락된 것 같기도 하다.
정읍공립보통학교를 줄여 정읍공보교라 하였는데, 이는 정읍시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정읍동초등학교를 지칭할 것이다. 화호공보교는 신태인읍 화호리에 있는 학교로서 현재는 폐교된 학교이다. 천원공보교는 입암면 천원리의 지명을 따랐으니 입암초등학교를, 무성공보교는 칠보면 무성리의 지명을 따랐으니 칠보초등학교를 의미할 것이다. 정토공보교는 정토면의 이름을 따랐으나 나중에 정우면으로 바뀌면서 지금의 정우초등학교가 되었을 것이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졸업식이 3월 중에 거행된다는 점이다. 2월에 졸업식을 마치고 3월 초에 새 학년 새학기를 시작하는 요즘과는 달리 한달 가량 늦게 새학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난방시설이 원활치 않았던 당시 상황을 반영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겨울방학을 길게 실시하고 추위가 약해진 3월 초봄에 졸업식 행사를 치루고나면 2주 가량의 봄방학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서 따뜻한 봄 느낌이 완연한 4월초에 새학년이 시작되니, 첫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의 학교생활도 더불어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요즘 학교의 학생들은 냉난방 시설로 인해 쾌적한 환경속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학습환경은 나아졌다하겠지만 이로인해 오히려 학습시간과 학습량은 크게 증가하게 되었던 것이다. 심지어 방학중에도 보충수업때문에 학교를 가야되고 아니면 학원수업을 들어야하는 게 요즘 학생들의 현실이다. 방학동안에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자기가 평소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도 있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함에도 요즘의 학부모님들은 경쟁주의 사회에서 행여 우리 자녀가 낙오될까봐 더 많은 학습과제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OECD 국가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수업일수가 많은 나라에 해당되는데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수업일수와 수업시간을 크게 줄여야 할 것이라고 본다. 국가경쟁력을 운운하며 현재보다 더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
첫댓글 입학식은 곧바로 치러졌겠지요.
초등학교 졸업식 날짜도 기사가 되었군요. 신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