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범진보단체는 5월6일 오전11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박종태 열사 대책위’를 조직하고, 열사의 뜻을 이어 노동기본권 보장과 비정규직 철폐·민주노조 탄압분쇄 총력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숙연하면서도 비장한 결의 속에 기자회견은 진행됐으며, 고 박종태 열사의 미망인도 참석했다.
열사 앞에 함께 한 진보단체 대표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임성규위원장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하여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규재 한국진보연대 대표 및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과 한도숙 전농의장 등 진보진영의 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했고 연대사를 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열사의 죽음은 대한통운 자본과 경찰, 그리고 특수고용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하지 않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규정하고 “광주의 핏빛 5월을 기억하고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 정책을 종식시키기 위한 민중의 대결집과 저항을 조직”하는 길에 민주노동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노회찬 진보신당대표도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강요된 죽음이다”면서 “노예가 아니면 죽음으로 내몰리는 시대에, 살기위해서라도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바꾸어내야 한다. 힘으로라도 바꾸어내자”고 비통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도숙 전국농민회 의장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삶을 위해, 열사는 몽둥이라도 들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면서 열사의 뜻을 이어 기본적 질문을 처음부터 던지는 투쟁을 조직하자고 말했다.
이어서 노동절에 노동자와 함께 투쟁했던 대학생을 대표하여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이원기 의장은 “2009년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용산 철거민 5명이 죽임을 당하고, 5월3일에는 박종태 열사가 돌아가셨다. 이것은 필연적인 사회적 타살이다”면서 이제 대학생도 함께 싸우겠다고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대한통운(금호그룹에 2007년 편입)의 노동탄압
대책위 집행위원장 역할을 하게될 김종인 화물연맹 위원장은 악랄한 금호자본 대한통운의 노동탄압과 이에 맞선 투쟁경과를 보고했다.
대한통운 광주지사 노사가 유류값 인상에 따라 올해 1월 건당 운행 운송료를 920원에서 950원으로 인상하고, 2월부터 시행하기로 구두 합의했다. 그러나 3월 15일 사측은 대한통운 본사에서 수수료 40원이 인하됨에 따라 30원 인상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3월 16일 노조측은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회사측에 항의하며 계약서상에도 있지 않고 수수료도 받지 않고 일해주던 분류작업을 거부하며 파업투쟁에 돌입했는데, 오전 11시 회사측은 ‘근무지 이탈’이라며 일방적으로 12시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전원해고할 것이라고 문자로 전송했다. 또한 동일 15시에 택배노동자 전원에게 18시까지 복귀할 것을 명했다.
그러나 사측은 회사의 출입문을 18시 이전에 봉쇄하고 택배노동자의 출입을 막았고, 다음날 3월 17일 내용증명 우편을 통한 해고통지를 했다. 또한 회사측은 4월3일까지 회사 정문 앞 및 건너편에 집회신고를 내 놓았고, 대체차량 200여대를 준비하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를 했다.
이로 인해 3월 17일부터 파업아닌 파업투쟁은 전개됐고, 고 박종태 지회장은 해고된 78명을 책임지고 투쟁을 진두지휘하다가 지난 3일 끝내 숨진 채로 발견된 것이다.
미망인 하수진씨, “두 다리 뻗고 자고 싶으면 사죄할 것을 경고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종태 열사 미망인 하수진씨는 “오늘이 아들 생일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아들 생일에 미역국도 끓여 주었는데... 그러나 지금 당장 힘들고 괴롭지만 비통해하거나 슬퍼하지만은 않겠다. 아이들이 아버지가 틀리지 않았음을 이해하는 날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해 기자회견장을 숙연하게 했다. 또한 “멀쩡했던 아이들의 아빠와 단란했던 가정을 이렇게 만든 금호자본과 그것을 방조한 정부가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이라면 사죄할 것을 경고한다. 더 큰 분노가 생기지 않도록 더 이상 열사가 나오지 않도록, 두다리 뻗고 자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사죄할 것을 경고한다”며 슬픔을 딛고 박종태 열사의 뜻이 이루어질 때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를 위해, 우리 모두 ‘박종태’가 되자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박종태 열사는 거꾸로 가는 역사에 베이고, 이명박 정권이 휘두른 민중탄압에 철퇴를 맞았다”면서 민주노총은 또 다른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열사정신을 이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 박종태 열사의 자결은 대한 통운의 치밀한 노조 탄압과 자본의 황견인 경찰의 폭력, 정부의 민주노조 운동 탄압이 불러온 비극이며 타살”이기에 고인의 뜻에 따라 노동기본권 보장과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탄압 분쇄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임을 엄중하게 밝힌다고 했다.
임위원장은 또한 “화물연대는 이미 조직을 ‘고 박종태 열사 정신 계승 투쟁본부’로 전환했으며, 민주노총 역시 투쟁지침 1호를 발동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태세에 돌입”했다고 하면서, “고인의 열 살배기 딸과 일곱 살배기 아들이 자랐을 때에는 비정규직, 특수고용직이란 단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고인을 대신해, 열사의 몫까지 싸우겠습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중단, 운송료 삭감 중단, 원직복직 쟁취 고 박종태 열사 대책위원회(가칭)’를 꾸리고, 당면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동대응을 하며 그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임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어 김달식 화물연대 위원장은 “반드시 열사의 피값을 받겠다. 아무리 힘없고, 권력 없는 화물노동자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개처럼 부려먹고 이렇게 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죽을 결심으로 싸우겠다. 열사 영전에 반드시 승리를 바치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밝혔다.
화물연대는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5월 6일에는 화물연대 간부 투쟁결의대회, 9일에는 ‘고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투쟁을 위한 열사 대책위 결의대회’를 열며 매일 저녁 7시에 촛불 추도식을 열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5.18광주노동자대회(5월 16일) 개최 장소를 대전으로 옮겨 열 것을 민주노총에 제안해 총연맹에서 검토하고 있다. 당일 화물연대는 총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할 예정이다.
1신 <근조> 고 박종태 열사
박종태(38세)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1지회장이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나무에 '대한통운은 노조탄압 중단하라' 현수막을 걸어놓고 자결한 채 5월3일 발견됐다. 대한통운 자본의 악랄한 노동탄압에 맞섰던 열사는 자신을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라고 명명하며 4장의 유서를 남기고 산 자들에게 투쟁을 당부하며 세상을 등졌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故 박종태 열사
박종태 열사는 지난 3월16일부터 해고된 76명의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을 지휘해 왔으며 4월23일에는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같은 달 29일에는 반드시 이기자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사라져 가족들과 민주노총이 행방을 찾고 있었다.
박 지회장은 다음 날 30일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홈페이지에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 바쳐야지요", "길거리로 내몰린 동지들이 정정당당하게 회사에 들어가 우렁찬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었다. 이에 박 지회장의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화물연대와 공공운수연맹도 1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개최된 노동절 장소 부근에서 박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흩어져 찾기도 했다.
이제 산 자의 몫이 남았다.
현재 박종태 열사의 시신은 대전중앙병원에 안치돼 있고, 민주노총은 열사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대한 통운 자본에 대한 총력투쟁을 돌입하기로 했다. 또한 민주노총과 진보단체들은 5월6일 오전11시 故 박종태 열사 관련 총력투쟁 돌입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9일에는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개최된다.
경과
- 3월 16일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 노동자 76명 일방적 계약해지 당함.
- 3월 16일부터 현재까지 파업투쟁 전개
- 박종태 1지회장은 3월 16일 집단해고 사태 후부터 해고조합원들을 책임지고 투쟁을 이끌어왔음.
- 과정에서 연일 수십여명에 이르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연행되고, 1인 시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음.
- 대한통운자본은 대화를 일체 회피함으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됨.
- 4월 23일경 박종태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 2명 체포영장 발부
- 4월 29일 아침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기자”는 글을 남기고 사라짐..
- 5월 3일 12시 30분경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숲 속 나무에 목매단채 자결한 시신 발견
- 검안 결과 4월 30일 오후 3시~4시경 사망 추정
열사 약력 및 유족
- 1972. 11. 16일생
- 2003. 화물연대 가입
- 2005. ~ 2007. 2. 광주지부 사무부장
- 2006. 3. 대 삼성투쟁 고공농성 진행. 구속
- 2007. 화물연대 중앙위원
- 2008. 5. ~ 2009.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
- 2009. 화물연대 대의원, 공공운수연맹 대의원
□ 유족 : 부인 하수진 여사와 사이에 두 남매 혜주(10세, 女), 정하(7세, 男)
故박종태 지회장 유서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들이 투쟁의 제단에 재물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동지들을 희생시킬 수 없었습니다. 동지들을 잃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육신이 비록 여러분과 함께 있진 않지만, 저의 죽음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악착같이 싸워서 사람 대접 받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큰 나라를 반토막내서 배부르고 등 따신 놈들 미국과 극우보수 꼴통들이 이번 참에 아예 지네들 세상으로 바꿔 버릴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는 실종된 지 오래됐고,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을 강요하거나 고분고분 노예로 살라고 합니다.
그 속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안락만을 위해서 투쟁할 것이 아니라 통큰 목적을 가지고 한발 한발 전진하기 위해 손을 잡고 힘을 모으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존권, 민중의 피폐한 삶은 사상과 정견을 떠나서 무조건 지켜져야 하고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민중은 이론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의 죽음이 세상을 바꿀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최소한 화물연대 조직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 힘 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43일이 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깜깜할 겁니다. 어떻게 승리하는지 저는 보지 못할겁니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이런 식의 선택을 해야 되는지, 그래야 한 발짝이라도 전진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속상하고 분합니다.
이름을 거론하자니 너무나 많은 동지들이 떠오릅니다.
저를 이만큼 건강한 간부로 활동가로 있게 해 준 소중한 분들. 저를 믿고 따라 준 형님, 동생, 친구들. 이 의미있는 투쟁, 힘겨운 투쟁에 끝까지 남아 준 동지들 모두가 저에겐 희망이었습니다. 광주라는 곳도 사랑합니다.
날고 싶어도 날 수 없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가 행복하고 서로 기대며 부대끼며 살아가길 빕니다.
복잡합니다. 동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면서 그 속에 저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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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이깁시다.
책임지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본부가 움직이는 투쟁 만들겠습니다. 이 투쟁은 여러분들의 승리입니다.
흔들리지 말고 동지와 조직을 믿고 함께 갑시다. 동지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이 행복했고 소중했습니다. 승리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
9일 전국노동자대회, 장례 치르지 않고 강력 투쟁할 것
민주노총은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 사망사건을 ‘대한통운 자본과 경찰의 탄압에 의한 타살’로 규정하고,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등과 '고 박종태 열사 범국민 투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한 통운과의 전면전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책위원회는 4일 대한통운 광주지사에서 추모대회를 시작으로 6일 대한통운 대전지사에서 규탄대회, 9일 대전지사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12일에는 광주전남노동자대회를 광주지사에 앞에서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는 4일 오전 광주시 남구 송하동 대한통운 광주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통운의 사과와 요구조건 수용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고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요구사항은 “△대한통운 책임 있는 인사가 박종태 지회장 영정에 무릎 꿇고 사죄할 것, △화물연대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 △집단 계약 해지된 택배기사들을 전원 복직시킬 것, △경찰의 공안탄압 중단과 조합원에 대한 체포영장 취소” 등이다.
한편, 민주노총과 범 진보단체는 오는 5월6일 오전11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고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대한통운을 규탄하고, 노동기본권 보장-비정규직 철폐-노동탄압 중단-집단해고 원직복직 등을 위한 총력투쟁 방침을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故 박종태 열사 투쟁집회 공지(민주노총)
1. 화물연대 확대간부 투쟁결의대회
1) 대회명칭 : 고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과 악덕자본 대한통운 규탄 및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화물연대 확대간부 투쟁결의대회
2) 일시 : 2009년 5월 6일(수) 14시
3) 장소 :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4) 주최 :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중단, 운송료 삭감 중단, 원직복직!! 故 박종태 열사 화물연대 투쟁본부
5) 민주노총 대전권 인근 단위노조 지부(지회) 간부 이상 필참(조합원 참여 독려)
2. 故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투쟁을 위한 열사대책위 결의대회
1) 일시 : 2009년 5월 9일 14시
2) 장소 :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3) 조직 : 민주노총 중부권 및 호남권 단위노조, 지부(지회) 전 간부 및 조합원
※ 세부내용 추후 통보
삼가 고 박종태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쌍용자동차지부 투쟁소식입니다,링크주소 가셔서 추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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