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4:1-29
찬송가 370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너희가 제비 뽑아 받을 땅이라
민수기 33장부터 36장은 가나안 땅 정복 명령과 기업 분배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중 오늘 본문은 땅의 경계와 분배에 대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절에서 15절은 이미 요단 동편 땅을 기업으로 받은 두 지파와 반 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아홉 지파와 반 지파가 차지하게 될 요단 서편 가나안 땅의 동서남북 경계가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16절부터 29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앞으로 차지하게 될 가나안 땅의 분배를 위해 지파별 책임자들을 선정하시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쪽, 서쪽 경계(1-6)
1-6, 1.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때에 그 땅은 너희의 기업이 되리니 곧 가나안 사방 지경이라 3.너희 남쪽은 에돔 곁에 접근한 신 광야니 너희의 남쪽 경계는 동쪽으로 염해 끝에서 시작하여 4.돌아서 아그랍빔 언덕 남쪽에 이르고 신을 지나 가데스바네아 남쪽에 이르고 또 하살아달을 지나 아스몬에 이르고 5.아스몬에서 돌아서 애굽 시내를 지나 바다까지 이르느니라 6.서쪽 경계는 대해가 경계가 되나니 이는 너희의 서쪽 경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허락하신 가나안 땅은 남쪽에서 북쪽까지 250km, 동쪽에서 서쪽까지 100km의 면적이었습니다. 남쪽의 경계는 염해 아래 부분과 에돔이 접하고 있는 지역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아그랍빔 언덕, 신광야, 가데스바네아, 하살아달, 아스몬, 애굽 시내를 지나 지중해까지이고, 서쪽은 지중해 바다가 그 경계가 되었습니다.
특히, 4절에 기록된 남쪽의 아그랍빔은 석회암층으로 심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가데스바네아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남쪽의 마지막 지역이자 동시에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시작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또한 5절의 ‘애굽 시내’는 우기에 비가 내릴 때는 시내(강)가 형성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에는 마른 강바닥이나 골짜기를 형성하는 지역으로 지중해까지 이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남쪽과 서쪽의 경계는 계곡과 사막, 지중해 바다로 구성되어 있어 자연적 경계가 형성되었습니다.
북쪽, 동쪽 경계(7-12)
7-12, 7.북쪽 경계는 이러하니 대해에서부터 호르 산까지 그어라 8.호르 산에서 그어 하맛 어귀에 이르러 스닷에 이르고 9.그 경계가 또 시브론을 지나 하살에난에 이르나니 이는 너희의 북쪽 경계니라 10.너희의 동쪽 경계는 하살에난에서 그어 스밤에 이르고 11.그 경계가 또 스밤에서 리블라로 내려가서 아인 동쪽에 이르고 또 내려가서 긴네렛 동쪽 해변에 이르고 12.그 경계가 또 요단으로 내려가서 염해에 이르나니 너희 땅의 사방 경계가 이러하니라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이스라엘의 북쪽 경계는 서쪽의 지중해를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호르산, 하맛 어귀, 스닷, 시브론, 하살에난까지 이어지고, 하살에난 지역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변경하여 스밤까지 이어집니다. 스밤에서 왼쪽 방향으로 리블라, 아인, 긴네렛(갈릴리)호수 동쪽 해변까지 이어집니다.
동편의 경계는 긴네렛(갈릴리) 호수 북쪽에서 남쪽의 요단강을 따라 염해(사해)까지 그 경계를 정해주셨습니다. 7절부터 12절까지 언급된 북쪽과 동쪽의 경계를 선으로 이으면 물음표 기호와 유사한 모양이 그려지게 됩니다.
특히, 10절의 하살에난 지역은 ‘샘의 촌락’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도 샘이 많고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11절의 아인 지역은 헤르몬 산 기슭으로 흐르는 요단강의 발원지로 추정됩니다. 또한 긴네렛(갈릴리)호수는 남북으로 21km, 동서로 약 11km 규모의 호수입니다. 이스라엘의 유일한 젖줄이며 주변 지역에서 농업과 어업, 목축 활동을 했습니다. 북쪽과 동쪽의 경계 안에서는 물을 얻기 유용 지역이 많이 있어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았습니다.
이상이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이스라엘의 남쪽과 서쪽, 북쪽과 동쪽의 경계입니다.
창세기 12장 1절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내가 내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신 이후 땅의 경계를 정해 주시기까지 50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 이스라엘의 범죄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약속이 깨질 뻔한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자신이 하신 약속을 끝까지 신실하게 이행하셨고 이제 이스라엘이 이 땅에서 하나님과 이방 민족을 연결하는 거룩한 통로 되어 살아가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것은 이스라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모든 민족을 회복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이 가나안 땅을 허락하시고, 경계를 정해주신 본질적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허락하신 그 땅에서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며 주변 국가들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함께 공존하기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아닌 모든 민족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힘이 강하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와 민족을 침범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경계를 지키며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이 하나님을 경외하기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강자가 경계를 무너트리고 약자의 것을 집어삼키는 구조를 원하지 않으시고, 서로 상생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러하기에 강한 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자의 경계를 침범하여 힘으로 빼앗고 무너트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를 부르시고 삶의 터전과 경계를 정해주신 것도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통해 우리의 이웃을 회복시키기 위함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경계는 단절이 아닌 공존을 위함임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지니고 세상의 소망이 되는 존재로 살아가게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아홉 지파 반을 위한 땅 분배 명령(13-15)
13-15, 13.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이는 너희가 제비 뽑아 받을 땅이라 여호와께서 이것을 아홉 지파 반 쪽에게 주라고 명령하셨나니 14.이는 르우벤 자손의 지파와 갓 자손의 지파가 함께 그들의 조상의 가문에 따라 그들의 기업을 받을 것이며 므낫세의 반쪽도 기업을 받았음이니라 15.이 두 지파와 그 반 지파는 여리고 맞은편 요단 건너편 곧 해 돋는 쪽에서 그들의 기업을 받으리라
땅의 분배는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요단 동편 땅을 기업으로 받은 두 지파와 반 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아홉 지파와 반 지파는 제비뽑기를 통해 조상의 가문에 따라 모든 사람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땅을 분배받도록 하셨습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는 땅이 분배된 이후에도 분배된 상태가 잘 유지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게 분배한 땅은 매매가 가능했던 가나안의 토지법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매매가 불가능하도록 하셨습니다. 혹 매매가 되더라도 희년이 되면 원주인에게 반환하도록 하셨고 이를 통해 부의 대물림과 불평등을 방지하기 원하셨습니다. 희년 제도를 통해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는 건강한 사회를 세우기를 원하셨습니다. 기회는 공평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혹 실패했을지라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보장되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기도해야하겠습니다.
가나안 땅의 분배 책임자 선임(16-29)
16-29, 16.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7.너희에게 땅을 기업으로 나눌 자의 이름은 이러하니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니라 18.너희는 또 기업의 땅을 나누기 위하여 각 지파에 한 지휘관씩 택하라 19.그 사람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유다 지파에서는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요 20.시므온 지파에서는 암미훗의 아들 스므엘이요 21.베냐민 지파에서는 기슬론의 아들 엘리닷이요 22.단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요글리의 아들 북기요 23.요셉 자손 중 므낫세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에봇의 아들 한니엘이요 24.에브라임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십단의 아들 그므엘이요 25.스불론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바르낙의 아들 엘리사반이요 26.잇사갈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앗산의 아들 발디엘이요 27.아셀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슬로미의 아들 아히훗이요 28.납달리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암미훗의 아들 브다헬이니라 하셨느니라 29.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
땅은 공정하고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엘르아살과 여호수아 그리고 아홉 개 반 지파에서 각각 한 명의 지휘관을 택하여 총 12명을 선택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기업 나눌 자들을 직접 택하심으로 땅 분배에 직접 개입하십니다. 선정된 자들은 땅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분배 방식을 주장하거나 지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하신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제비뽑기를 통해 지파별 인구수에 맞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땅을 분배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일을 진행할 때 공정과 공평을 통해 공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개인과 조직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개인과 조직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맡겨 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하고 공정과 공평을 구호로만 외치는 세상 가운데 삶의 행동을 통해 공정과 공평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허물투성이였던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을 허락하시고 그 경계를 통해 구별됨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허물투성이인 우리들을 하나님의 자녀 삼아 주시고, 그리스도인으로 구별되어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우리도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고 공평과 공정을 이루기 원하시는 하나님께 눈을 들어 주님의 뜻을 삶으로 드러내는 최상의 감사 예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 사이에 경계를 정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단절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며 생명을 흘려보내고 공존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 또한 경계 안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님을 고백합니다. 허락하신 오늘 하루도 주님께 눈을 들어 거룩이라는 분명한 구별됨을 지니고 삶의 경계에서 공평과 공정을 삶으로 살아내게 하시고, 우리의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을 흘려보내는 생명력 있는 존재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이스라엘의 동서남북 경계와 그 특징은 무엇인가요?
2. 땅의 경계를 정해 주신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3. 하나님께서 땅 분배 책임자를 세우신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4. 공정과 공의를 내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작성: 정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