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 속담처럼 제가 가지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저의 부족함에 대해서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소리가 들리지 않음에서 오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불편함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런저런 상황, 그리고 그에 따르는 손해와 소외감을 많은 부분에서 느낄 수 있었고, 어릴 적부터 음악을 듣고 즐기며, 들리는 것에 대해 많은 위안을 받아 왔던 저로써는 함께 나누지 못하는 아쉬움과 이런 감정이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없다는 것과 지금까지 이런 상황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가 청각장애를 겪게 된다면 지금처럼 살아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청각장애인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 삶을 돌이켜 보면서 이런 깨달음을 더 일찍 느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집 근처 복지관의 방학교실에서 또래 아이들과 공부도 배우고 또 문화 활동을 하며 몇 가지를 배우는데 그 중에 수화를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별 생각 없이 손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신기했었고, 한 달 정도 배우고 나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노래에 맞춰 수화로 공연을 한 기억이 있는데, 수화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다른 분들을 불쾌하게 하진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또 고등학교 즈음에 학교에서 친구 몇 명이 수화동아리에 관심을 보여 함께하자고 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지금 와서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때 동아리에 들어간 친구들은 수화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며, 그중 한명은 지금까지도 수화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했다면 지금 와서야 알게 된 청각장애인 분들께 느낀 것들을 더 빨리 알고, 큰 도움이 되진 않았겟지만 작은 곳에서라도 미약하게나마 힘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다는 자연스러움에 익숙해져있던 제게 지금까지 저의 모습이 너무 안일하진 않았었나 하고 돌아보며 게시판에 적혀있는 글들 하나하나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는데, 그 중 제 머리를 망치로 치듯 충격을 받게 하고 계속해서 맴도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수화를 할 수 있다면 청각장애는 장애가 아니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장애를 지닌 분들에게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청각장애에 관련해서 보니 턱 없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게시글로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없기에 자연스럽게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함께 살아가야 가기위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시글 이곳저곳에 나오는 사람들의 인식부족과 그로 인해 겪는 많은 사건들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나이가 어릴 때부터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에게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사람들이 이토록 장애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교육과정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청각장애 뿐만 아니라 다른 만은 장애인 분들의 고충 또한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다면 알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덕책이나 윤리와 같은 교과서는 몸이 아프거나 힘든 사람은 도와줘야 하며 그런 사람이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 추상적인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장애인 입장에는 어떤 것이 불쾌하다.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게시글 중 대중교통 관련해 최근 들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노선과 같은 많은 부분은 개선되었다고 보지만,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에는 저 또한 막막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환승정보를 검색 할 수 있는 작은 편의 시설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버스 안에 타는 곳에 있는 전광판도 후문 부분 천장에 무슨 역이다 표시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자동차에 붙이는 장애인 표시 또한 바꿀 수 있다면 바꾸는 것도 생각해봤는데, 마크가 휠체어다 보니, 육안으로 보았을 때 장애인만 포함한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아 다른 표시를 사용한다면 조금이나마 인식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로 인해 많은 장애인분들이 비장애인들에게 겪을 수 있는 좋지 않은 일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번에 게시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저 글을 읽었다고 해서 모든 청각장애인들의 고충을 다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조금이나마 공감 할 수 있게 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실습기간동안 수화와 청각장애인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앞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