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주부 J씨는 얼마 전 두 아들과 함께 피부과를 찾아야 했다. 몇 년 전에 생긴 손발톱무좀(조갑진균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하지 않고 두었다가 아이들에게까지 옮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목욕탕에서 옮았는지 손발톱이 울퉁불퉁해지면서 두꺼워지고 색이 검어졌다. 사실 좀 가렵기는 해도 무좀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터였다.
이처럼 손발톱이 결이 울퉁불퉁해지고 두꺼워지거나 손발톱 색깔이 투명한 핑크빛이 아니라 불투명한 누런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할 때는 손발톱무좀이 의심된다. 드물게는 손발톱 가장자리가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 심한 염증과 통증을 만들기도 한다.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다른 무좀과는 달리 통증이나 가려움 등이 없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전염성이 약하지만 장기간 접촉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주로 구두나 장화 등을 오래 신고 있는 경우, 발에 상처가 난 경우, 물을 많이 만지는 일을 할 때 생기기 쉽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목욕탕이나 스포츠센터 등의 공공시설에서 옮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손톱 주위가 붓고 가끔 진물이 나오는 만성조갑주위염이 있는 경우에는 방치하면 손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홍남수 원장은 “바르는 약으로는 손발톱 밑에 있는 무좀균에 직접 닿기 어려우므로 먹는 약으로 치료를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하면 발바닥 무좀이나 발가락 사이 무좀, 사타구니 무좀 등 다른 부위의 무좀이 함께 치료된다. 손발톱 중에서도 특히 발톱은 더디게 자란다. 만약 현재 발톱 한 개가 무좀균에 감염되어 있다면, 약을 복용해서 새로운 정상 발톱이 자라나오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린다.
평소 무좀을 예방하려면 가족 중에 무좀환자가 있을 때는 목욕탕 슬리퍼나 수건, 실내화, 신발 등을 같이 쓰지 않는 게 좋다. 가족에게서 무좀이 옮는 경우가 70% 이상이다. 밖에서도 목욕탕이나 사우나, 수영장 발판 등에 주의한다.
신발은 늘 쾌적하게 유지한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축축한 신발을 오래 신는 것은 금물이다.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은 양말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갈아 신고, 집에 돌아오면 발을 항균비누로 씻은 다음 물기를 잘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