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가 저 밑에 어디엔가 시라소니 사진에 나와 비슷하다는 댓글을 달았었지?
얼굴이 어떻고, 그래서 기분이 어떻고 하는 말을 하려는건 아니야.
그 왜 있잖아, 어렸을 때에는 그 때 그런 사람들의 얘기들을 들으면서
나도 한번쯤 그래봤으면 하는 생각... 나라고 그런게 없었겠어?
그런데 나는 싸움이란걸 해 본 기억이 별로 없어.
국민학교때 한 번.
중 고등학교때 각 한 번씩.
그렇게 세 번의 싸운 기억이 전부야.
그것도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과 싸웠던거있지.
친하다고 생각한 놈에게 배신감 같은거를 느꼈었다거나 뭐 그런 이유에서겠지.
국민학교때는 6학년 2반 김유진이랑 싸웠웠어.
2반 친구들은 유진이를 기억할거야.
유진이는 나보다 먼저 미국에 온 걸로 알고있는데, 찾지를 못하겠더라.
중학교도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는 걔가 보성을 다니면서
나와 c.c.c. 라는 곳에서 만났었거든.
그러니까 아마 나보다 일 년쯤 전에 여기에 왔을거야.
암튼 나는 겁도 많고 해서 싸움이란걸 정말 모르고 살았었어.
여기에 와서 college 에 다니면서 친구들을 사귈 때에도 그랬었어.
그러니까 그 때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야.
그러니까 내가 college 에 다닐때 말이지.
이곳에 gardena 라는 동네가 있어.
일본인이 많이 사는 곳이야.
일본 마켓도 큰게 있고, 스시집도 많고... 암튼 그런 동네야.
그 동네에 우리들이 자주 다니던 볼링장이 있었지.
거기서 볼링을 쳤다는 얘기가 아니고, 볼링장 한켠에 있었던 pocket ball 당구를 즐겼다는 얘기인거지.
거기가 우리들의 아지트였던 셈이야.
물론 일본아이들도 많이 있긴 했지만.
그리고 그 아이들의 본거지이기도 했지만 말이야.
그날도 우리는 당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더랬어.
그렇게 문을 나서는데, 일본아이 하나가 볼링장으로 들어가면서 우리에게 욕을 하는거야.
한 친구가 따라가려는걸 내가 말렸지.
그런데 그 친구가 내 말을 무시하고 그 일본아이를 쫓아가서 기어이 한 대 쥐어 박고 오더군.
그리고는 별 생각없이 다른때와 마찬가지로 파킹장에서 한참동안 얘기를 했었어.
그러다가 우리 다섯명은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는 그곳을 벗어나려 했었지.
그 건물 옆쪽으로는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길이 있었어.
우리는 그 길을 자주 이용했었어. 지름길이거든.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거기를 채 빠져 나가지 못했을 때,
갑자기 우리 앞에 4~50 명은 족히 될만한 수의 일본아이들이 나타난거야.
하늘이 노랗더라.
하긴 오후 6시쯤 되었으니까 하늘에 노란색이 많긴 하더라.
다행이도 녀석들 손에 무기는 들려있지 않더군.
지네들 숫자가 많으니까 편하게 마음을 먹었을거야.
현서가 즐겨쓰는 손도끼, 자전거 체인, 야구방망이, 그런거 있었으면 곤란했겠지.
대신에 하나같이 손에는 가죽장갑이 있더군.
친구가 트렁크를 열고, 쇠파이프를 건네주더군.
무슨 행사때 치는 천막에 쓰는 가벼운 알미늄 파이프였어.
우리 다섯은 비장한 각오로 그들과 맞섰지.
정말 그랬어, 나는. 비장한 각오....
너댓명의 일본아이를 쇠파이프로 내려친 기억이 끝이야, 그 날의 내 기억은.
내가 기절하기 전에 상당수의 일본아이들이 쓰러져 있던것도 그 기억속에 있었고.
그리고는 나는 잠에서 깨어났어.
우리집은 아니더군.
자주가던 친구의 집이었어.
같이 싸우던 친구들은 다 어디가고 그 집 주인인 친구만 옆에 있었지.
밖을 보니 어둡더라고.
시계를 보니 9시가 조금 넘었고.
세 시간 정도를 기절해 있었던거야.
친구에게 물었지 어떻게 됐냐고.
우리가 이겼다고 그러는거야.
앞으로 일본놈들 우리에게 함부로 못할거라는 얘기가 디게 반갑고 좋더라.
그런데 친구놈들은 의리없게 다 들 갔냐고 그랬더니
이 친구가 그러더라.
"야 임마, 아무리 그래도 스물 일곱시간을 어떻게 같이 있냐?"
"??????????"
그 사건 이후, 미국에서 첫번째로 사귄 친구와 딱 한 번 싸운걸로 싸움에 대한 기억은 끝.
첫댓글 쪽바리! 당현이 박살 내야지...........근디!......어디를 맞았기래....27시간 씩이나........^^
시라소니 닮은게 아니라 시라소니구먼
아 참 흥권이다. 내가 깜빡 했다. 근데 너같이 선하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그런 파워가 나왔냐?
어릴적 흥권이는 별로 말도 없었고 싸움도 안한 아주 착한 어린이로 기억 되는데...나도 내성적이고 겁이 많아 싸움을 못하는데...^^
민수야 흥권이가 그때는 아마 쪽바리들에 대한 태생적 적대감과 친구들을 구해야겠다는 의협심이 동시에 작동했나보다
야, 그게 뭐 적대감이니 의협심이니 그런게 아니고 말이다 손 놓고 있다간 맞아 죽겠는걸 어떡하냐. ㅋ
내 얘기는 그런 상황에 너 혼자 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텐데 4~50명을 상대로 "오냐 오너라 한번 해보자" 라고 맞붙어 볼 생각을 했다는 것은 나와 운명을 같이할 친구들이 옆에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말이야. 그런 마음이 너의 가슴에 뜨거운 용기를 주게 만들었다는 얘기지.
그런 용기에 방아쇠를 당기게 만든건 "일본놈들 네 놈들이 감히..."라는 적대감이 한 몫을 했다는 얘기고....
취한 듯이 싸우는 게 '취 권' 흥 흥 코골면서 27시간 자버리는게 '흥 권'^^
그래 맞다 흥권이 취권에서 유래된거 맞는갑다. 그럼 흥권이하고 한번 싸우면 27시간 기다려야 화해를 할 수 있겠구나.어쨌든 흥권이 대단하다 장하다 우리 흥권 대한민국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