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심장인 바르셀로나 뿐만 아니라 마드리드, 세비아, 그라나다까지 돌아볼 수 있는 여행
이런 사람에게 추천 - 한 곳만 열라게 파서 아작을 내는 스타일로 인생을 살아온 자 - 스페인의 밥(빠에야)에서 한국식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자 - 스페인의 여유로운 감성에서의 휴식을 동경해온 자 - 올 여름에 너무 바빠서 아직 휴가를 쓰지 못한 직장인 - 영어보다 바디랭귀지에 대단한 능숙한 여행자
이런 사람에게 비 추천 - 한국의 러브 호텔에 길들여져 있는 자 - 여행가서도 화장하고 멋진 수트를 입어야 하는 자 - 자유여행 경험이 전혀 없는 자 - 비행기 오래 타는 거 싫어하는 자 - 밥상까지 내오는 여행 패턴에 길들여진 자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는, 바다가 있다.
사실 지구상에 널린게 바다다. 심지어 바르셀로나 바다의 퀄리티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더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맑지도 않다. 모래는 담배꽁초와 적당히 버무려져 걸을 때마다 발 주위에서 먼지가 피어난다. 여름에는 해운대 못지 않은 인파에, 곳곳에 봉긋하게 솟아있는 예쁜 가슴들까지 가세하여 나같이 어리버리한 남자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바르셀로나는 '도시'다. 바다는 바르셀로나의 바다는 '도시'인들의 휴식처로 기능하다.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주말이 되면 지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 걸으면 있는 눈부시게 펼쳐진 지중해로 몰려간다. 잠시 일을 잊고 바다로 나가 나자빠지는 메트로폴리스의 삶. 관광객이 아닌 자신들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바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 특별할 것 없는 바닷가를 심하게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었다. 부러운 지혜다.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가 있다.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지만,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가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가우디를 보기 위해서 바르셀로나에 온다. 보기 위해 왔으면 좀 비싸도 들어가자. 들어갈 만한 가치가 있다.
가우디 건물에 들어가 방명록을 보면 재미있는 것이있다. 한글로 쓰여 있는 글들을 골라 읽다 보면 제일 많은 내용이 ‘가우디는 천재!’, ‘우리나라는 왜 이런 건물을 못 짓나?’ 하는 같은 것들이다. 맞다. 오기사, 건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봐도, 가우디는 천재적이고 감각적이다.
다만 가우디가 활동하던 한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천재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도시행정과 시민 전체가 자신의 도시를 이루는 건물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졌던 바르셀로나인들의 노력의 결과다. 가우디의 것들 외에도 바르셀로나는 멋진 건축물들로 넘쳐난다.
건축가의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광장의 설계 당선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혼자만의 의지로 한 순간 잔디를 깔아버린다든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건물들이 개발 이익논리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든가, 돈벌이 수단으로나 전락한 재건축 행태라든가, 등등의 분위기가 만연한 서울의 일상. 이런 상황에서는 혹시나 있었을지도 모르는 천재 건축가는 어느 어두침침한 골방 작업실에서 그의 최후를 맞이했을 수도 있다. 우리의 것은 왜 이럴까 하는 생각 이전에 우리 자신이 공범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바르셀로나에는, 밤이 있다.
바르셀로나의 밤문화는 끝내준다. 다른 스페인 지역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서도 저녁식사 시간은 일러봤자 밤 아홉 시부터다. 주말이 되면 레스토랑은 새벽 한 시까지 느릿하게 밥을 먹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저녁이 끝나면서 바르셀로나의 밤은 시작된다. 홍대 앞 클럽스러운 장소는 자정이 되어서야 문을 연다. 밤이 없는 바르셀로나는 상상하기 힘들다. 수많은 여행객 역시 그 분위기에 합류한다.
서울을 짧게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경험하는 유흥가는 종로 일대다. 하지만 서울에는 강남역도 있고 홍대앞도 있고 압구정동도 있고 삼청동도 있고 대학로도 있다. 종로만 경험하고 가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명동 격인 람블라스 거리 일대가 전부가 아니다. 북쪽의 그라시아 지구나 남쪽의 보르네 지역, 바닷가의 올림피카 지역 등 각각 개성이 있는 밤의 거리가 적지 않다. 그리고 역시 수많은 관광객들이 그 거리를 함께 걷는다. 바르셀로나의 밤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관광상품인 셈이다.
바르셀로나에는, 까딸루냐가 있다.
시즌이 되면 축구를 보기 위해서 바르셀로나에 오는 사람도 있다만, 단지 그것 뿐이라면 사실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른다. 바르셀로나는 이탈리아나 다른 스페인 지역에 비해 거리에서 느껴지는 축구 열기가 다소 덜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조금 덜 열정적인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기질 탓도 있는 듯 하고, 마드리드와의 경기나 바르셀로나팀이 참전하는 국제 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단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탓도 있는 듯 하다.(물론 열혈 축구팬도 적은 수는 아니다). 여하튼 현재 FC바르셀로나는 화려한 멤버와 그에 상응하는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축구는,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게는 축구 이상으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까딸루냐 정체성의 확인. 축구는 그 용도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듯 하다.
황금빛 바탕에 빨간 선 네 줄이 그어진 까딸루냐의 깃발은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하철이나 국철을 타면 나오는 방송은 까딸루냐어이다. 버스나 지하철, 혹은 공항에 쓰여있는 글의 맨 윗줄은 까딸루냐어로 되어있다. 혹시 시간이 나서 중상류층이 거주하는 동네를 어슬렁거릴 수 있게 되면, 거리 가득한 까딸루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점점 영어로만 쓰여진 간판이 늘어가는 서울의 모습은, 그래서 어쩐지 슬프다.
바르셀로나에는, 도시가 있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도시’가 있다는 점이다. 잘난 체하며 어려운 개념을 정의하지 않더라도 앞서 설명한 바르셀로나의 많은 요소들은 결국 '도시'로 천천히 진화해 가는 과정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작은 도시라고 좀 놀리기는 했지만, 사실 바르셀로나시는 엄청난 노력을 도시 연구에 쏟아 부으며 세계 도시, 건축계에 끊임 없는 이슈를 생산해 내고 있다. 1회성 잔치가 아닌, 정말 오랜 계획과 장기적인 개발로 진정한 메트로폴리스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여행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요소라면 잘 구획된 교통망 정도 뿐일 것이다. 전 여행지가 독일이나 스위스였다면 다소 지저분하게 느껴질 바르셀로나지만, 거리를 걸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자부심이 큰 도시의 모습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따로 번호를 매기지 않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문화공연 및 전시가 무척 많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인구 대비 공연, 전시가 가장 활발한 도시 중의 하나일 것이다. 관광안내소나 전시장, 혹은 예술적인 분위기가 나는 바에 가서 많은 종류의 ‘이달의 문화행사’ 팜플렛을 들춰보면 바르셀로나에는 피카소나 달리, 미로 혹은 가우디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두 군데 정도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바르셀로나는 디자인의 도시다. 몇몇 디자인 브랜드가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쇼핑하기에도 좋다는 이야기다). 바르셀로나는 까딸루냐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주식은 밥과 김치야’라고 설명하듯, 까딸루냐 사람들은 ‘토마토 바른 빵은 우리의 정신이야’라고 말할 것이다. 구운 빵에 생마늘즙과 토마토즙을 바른 후 올리브유와 소금을 쳐서 먹는, 우리 나라의 쌀밥 같은 존재다.
바르셀로나는 기획자가 유럽에서 가장 아끼는 도시 중에 하나이다. 노매드 구석구석에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정보를 배부르게 포식할 수 있으니, 열공하시길 바란다.
그라나다-마드리드로 이어지는 여행은 노매드에서 탁 찝어줄테니,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그라나다
세비야와 함께 안달루시아를 대표하는 도시인 그라나다는 세비야와 마찬가지로 로마, 고트족 그리고 무슬림들에 의해 발전을 거듭해 온 도시다. 특히 그라나다는 1230년 나스리드 왕조가 아곳에 자리를 잡고 1492년 그리스도교에게 멸망할 때까지 스페인에서 가장 강력한 이슬람 왕국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그 증거의 하나가 바로 이베리아 반도의 최후의 이슬람 왕조 거주지였던 알람브라 궁전(Palacio de la Alhambra). 이슬람 문화의 최고 유산으로 꼽히며 유럽에서도 가장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탁 집어 콕! - 그라나다에서의 하룻동안의 계획
알람브라를 보지 않고 그라나다 여행을 마쳤다고 말하지 마라. 그라나다 여행의 목적은 알람브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알람브라가 그라나다에서 점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알람브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반나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입장시간이 8:30-14:00, 14:00-18:00(또는 20:00)로 나눠져있고, 규모도 클 뿐 아니라 봐야할 것도 많기 때문(여기서는 알람브라 출발시간을 8:30에 맞춰 탁 집어 콕을 진행한다). 알람브라 관광을 마쳤다면 그라나다의 밤문화 역시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낮보다 밤이 더 안전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라나다의 밤은 많은 사람이 모여 떠들고 즐기는 축제 그 자체이다.
하루의 시간만으로도 역사와 에너지가 넘치는 그라나다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1 day
8:00 누에바 광장에서 알람브라 버스를 타고 알람브라로 출동 8:30-13:00 그라나다의 하이라이트인 알람브라 궁전 감상 13:30-15:00 도보로 누에바 광장으로 내려와 근처 레스토랑 ‘Sultan'에서 아랍 음식으로 늦은 점심식사 15:00-18:00 시에스타에 동참하기 18:30-20:00 대성당 감상하기 20:30-22:00 대성당 주변 노천 카페에서 저녁식사 22:00~ 누에바 광장 근처 타파스에서 간단하게 술 한잔하며 그라나다의 밤 즐기기
마드리드
스페인의 수도. 안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잔말 말고 따라오길 바란다.
탁 집어 콕! - 마드리드에서의 2일간의 체류일정
마드리드에는 프라도, 레이나 소피아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밤문화가 펼쳐지는 마요르 광장, 그리고 세계적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 등 볼거리면에서나 할거리면에서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관광지가 마드리드의 심장부랄 수 있는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광장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까닭에 이곳에 숙소를 잡고 최소 이틀동안 머물면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1 day
10:30-11:45 왕궁 구경하기 12:00-13:30 푸에르타 델 솔로 도보 이동, ‘’에서 로 점심식사 14:00-17:00 Metro 1호선 Atocha 역 하차,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 <게르니카> 등 명화 감상 17:00-18:30 저녁식사 19:00-21:00 Ventas 역까지 Metro 2호선으로 이동, 벤타스 투우장에서 투우 관람 21:30-23:00 Metro 2호선 Sol 역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마요르 광장까지 이동 후, 마드리드의 밤 즐기기
2 day
오전 느즈막한 시간까지 잠을 자며 여독풀기 12:00-13:30 푸에르타 델 솔 부근의 ‘’에서 로 점심식사 14:00-17:00 Metro 2호선을 타고 Retiro 하차 후 도보로 프라도 미술관으로 이동, 고야, 엘 그레코 등의 작품 감상 17:00-18:00 프라도 미술관 옆에 위치한 레티로 공원으로 가 휴식 18:00-19:30 카스티요 광장 부근의 ‘’에서 로 저녁식사 20:00-23:00 Metro 10호선 Santiago Bernabeu 하차,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 축구 경기 관람
그럼 눈팅만 하고, 속으로 삭힐 것이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당장 집구석을 뛰쳐나와 스페인으로 향할 것이냐?
후자를 선택했다면, 노매드가 준비한 쓸 만한 여행 하나 소개 할 테니 냉큼 쪼인하길 바란다.
노매드관광청 RED(hong3658@nomad21.com) |
출처: 명랑여행총본산- 노매드21(www.nomad21.com 원문보기 글쓴이: 노매드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