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어떤 분인가! 세종대왕은 조선의 임금으로서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었으며, 국방과 산업, 과학과 의학, 예술과 문화를 발전시켜서 조선이란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게 해주었다.
그는 세계 역사에도 보기가 드문 위대한 정치 지도자이고 인류 문화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학자였다. 세종대왕이 이룩한 모든 업적과 정신은 우리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본받고 배워야 할 일로서 우리 겨레의 스승을 넘어 인류의 스승으로 손색이 없다.
그래서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은 세종대왕이 탄생한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무덤이 있는 여주 영릉에서 숭모제례를 지내고 지냈다. 박 전 대통령은 해마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5월 15일이나 한글날에 영릉에서 숭모제전을 거행하고 참석해 세종의 정신과 업적을 되새기고 나라를 빛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요즘 대통령은 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문화부장관이 대신 내보내고 언론도 예수나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은 며칠 전부터 야단법석이면서 이 나라 최고 지도자가 태어난 날은 관심도 없고 관련 행사를 보도하지 않으니 안타깝다.
요즘 스승의 날은 교육에 공로가 큰 퇴직 스승을 고마워하고 인사하거나 겨레의 스승인 세종대왕 정신을 되새기기보다 현직 학교 선생님에게 선물이나 하는 날로 생각하는 분위기여서 더욱 씁쓸하고 답답하다.
지난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곳 표지석이 있는 곳을 처음 와 본 배화여고 학생들은 지금까지 세종대왕 탄생일이나 태어난 곳을 몰랐다면서 왜 나라에선 세종대왕 나신 곳에 이런 초라한 표지석이나 하나 만들어 방치하고 있는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시민은 대통령과 서울시장과 장관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알면서도 이렇게 방치하고 있다면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로서 조상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많은 국민이 입으로는 한글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세종대왕을 존경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실제로 그의 이룬 업적과 정신을 기리며 더욱 발전시킬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그가 땀 흘리며 한글을 만들고 많은 일을 한 경복궁엔 그 업적을 알리는 알림판 하나 없다.
그의 얼이 서린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현판이라도 한글로 써 달자고 해도 정부는 들어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경복궁 안 세종대왕 정신이 어린 집현전 터 앞에는 서양식 찻집인 카페를 만들었다.
세계 많은 나라가 그 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 인물이 태어난 곳과 살던 곳을 복원하고 단장해서 국민 교육장으로 만들고 관광 명소로 만들어 자랑하고 돈도 벌고 있다. 나라 안에서도 세종대왕보다 못한 인물의 생가도 복원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잔치도 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참석하게 된 숭모제전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와 서울시는 세종대왕을 알리고 그 업적을 빛낼 사업을 안 하고 있다.
세계 역사상 세종대왕만큼 좋은 일을 많이 한 지도자가 어디 있는가? 세종대왕 때 바른 정치를 하려고 여론조사를 하고, 출산 휴가를 준 일은 군주정치시대에 생각지도 못한 일로서 민주정치의 표본이고 오늘날 정치인도 본받아야 할 일이다. 그 밖에 세계 최초 과학 기계를 만들고, 개혁 정치를 하고, 세계 으뜸 글자를 만들고 문화를 발전시킨 일들이 모두 보기 드문 업적이다.
이 모두가 백성을 끔찍하게 사랑한 마음에서 나온 업적들로서 우리 겨레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정치인과 학자는 물론, 인류가 본받고 배워야 할 빛나는 큰 업적들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경제력이 빨리 꽃펴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우리 노래와 말글이 나라 밖에서 빛나고, 슬기틀(컴퓨터)로 글을 잘 쓰고, 정보통신을 잘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한글로 국민 지식수준을 높여주고, 그 바탕에서 이룬 일들이다. 한마디로 세종임금과 한글 덕으로서 온 국민이 한글과 세종대왕을 고마워하고, 자랑하며, 잘 섬겨야 할 터인데 엉뚱하게 남의 말글이나 섬기고 있다.
개인도 먹고 살 만하면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그 고마움을 생각한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잘 살게 해준 정치인과 선조가 많지만 그 가운데 세종은 가장 고마운 분이다. 그런데 그 은덕을 기리고 제대로 보답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화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는 빨리 광화문 현판도 한글로 바꿔서 달고, 세종대왕 생가 터를 찾아 민족문화 성지로 만들고, 경복궁 광화문 일대를 민족문화 관광지로 만들고, 한글박물관도 잘 짓자. 이 일은 따질 일도 아니고 미룰 일도 아니다.
며칠 전 세종대왕 탄생한 614돌에 종로구청이 경복궁 옆 통인동 지역을 ‘세종마을’로 정하는 선포식을 했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더 나아가 새해 세종대왕 탄신일에 광화문을 중심으로 국적도 없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아닌 ‘세종문화 큰잔치’를 온 시민이 참여해서 멋있게 하자. 그래서 외국인들이 우리 높은 문화 수준을 보고 감탄하게 하자.
여주군은 세종대왕 무덤이 있다는 작은 인연만으로도 수십 년 전부터 세종대왕을 섬기고 그 정신을 빛내고 있는데 서울시와 종로구는 그동안 모르는 척 해왔다. 겨레의 스승을 넘어 온 인류의 스승인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이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고 복 받은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인도 말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서울시는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을 세계에 빛나는 나라의 큰 잔칫날로 만들어 주길 다시 간절하게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