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정보화시대로 바뀌면서 보통사람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정책을 사회가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우리는 정보화의 물결에 휩싸여 정보통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생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화시대라고 했을 때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점은 누구나 정보를 이용하기 편리하고,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한 사회라는 것이다. 정보를 소유함으로 부를 장악하게 되고 동시에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고 본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함이 가능하게 되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는 사라지기에 평등한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도서관이 적으면 책과 CD를 직접 사서 볼 수밖에 없어 가난한 사람은 정보에서 뒤떨어질 게 뻔하다. 이런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서관을 많이 세우고 책도 늘려야 한다.
우리 나라 공공도서관은 437개관으로(2001년 기준) 1개관에 우리 국민 약 11만 5천명이 전국 평균이고, 대도시에선 인구 30만 명에 1개관 정도로 매우 열세하다. 핀란드가 3,000명당, 독일이 4,000명당 1개관, 일본이 5만 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유럽 선진국들은 주민 4천명이 있는 지역, 즉 웬만한 아파트 단지마다 공공도서관이 하나씩이다. 다행히 문화관광부가 "2011년까지 공공도서관을 주민 6만 명당 하나 꼴인 7백50개로 증설한다"는 종합발전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전에 비해 대단히 발전한 것이다. 예로 전주는 62만 명에 완산, 금암, 인후, 삼천도서관(시립), 4곳으로 15만 명당 1개관 정도이며, 금년에 송천도서관을 신축한다. 전라북도 학생회관내 도서관(교육청)이 있어 전국 평균치에 거의 비슷한 형편이다. 전주의 예로 문화관광부의 정책을 따른다면 2001년까지 매년 1개관씩 세워야 한다. 익산, 군산은 전주보다 더 열악한 도서관환경이기에 전라북도나 지방자치단체는 도서관설립에 박차를 가하여 주민들이 책읽을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제40회 도서관주간을 즈음하여 여기에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려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집에서 가까이 위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외진 곳에 위치해 도서대여가 무료라고 하더라도 소요되는 시간과 교통비를 생각하면 도서대여점보다 훨씬 대중들의 이용을 어렵게 한다. 선진국은 집에서 10여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 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한다. 도서관에서 책은 물론 각종 신문을 볼 수 있으며, 테이프도 빌리고 각종 문화클럽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도서관은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신나는 곳이어야 한다. 선진국은 어린이는 물론 머리가 하얀 노인들도 돋보기를 쓰고 책 읽는 광경이 흔히 보이지만 우리 나라는 노인은 거의 없고 수험생만 즐비한 것이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원래 선진국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학구적, 문화적인지는 몰라도 도서관이 가까이 있기에 더 도서관을 찾는 것은 아닐까.
둘째는 도서관 네트워크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정보화담당관 이치주 사서서기관은 "동사무소나 문고 등을 공공 도서관 중심으로 연계하는 것도 가까운 도서관, 편한 도서관을 만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 단위로 흩어져 있는 소규모 문고는 운영이 어렵다. 그러나 큰 규모의 공공 도서관과 인력, 장서가 호환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문고는 책을 찾는 창구 역할을 하고 공공 도서관은 문고에 없는 책을 지원해 주며, 전문 사서가 정기적으로 지도를 맡는다면 훨씬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도서관 시설을 늘리는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과 도서관 내부의 장서를 제대로 갖추며, 사서 인력을 충원해 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을 병행해 네트워킹 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예를 들어 전주시립도서관이 명실상부한 선진국 수준의 지역 대표 도서관으로 자리를 잡고 지역내의 대학도서관과 학교도서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운영한다. 동사무소나 문고 등은 수천 권 이상의 장서와 40평 이상의 공간만 확보하면 그 지역 공공도서관의 분관(分館)으로 인정해 활용하고, 분관은 지역 대표 공공도서관의 지도를 받으며 주민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공공도서관에서 빌려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지식정보화 지역공동체 네트워크를 지향하여 공공도서관에 대한 정책과 운영의 주체가 일원화되었을 때, 동사무소 내 여유 공간과 문고 등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구책"이 가능하다. 도서관을 정보화 한다고 개별 도서관마다 똑같은 작업을 중복투자하고, 많이 보는 책과 적게 보는 책을 구분 없이 매입하는 중복투자를 줄일 수 있기에 네트워크 형성은 미룰 수 없는 작업이다. 이렇게 될 경우 선진국 기준엔 못 미치더라도 그에 준하는‘걸어서 10분내 공공도서관’이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서관설립과 장서 구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은다면 도서관 한곳 세워 운영하기란 한강에 돌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떠돌아다니는 시대에 과연 도서관설립과 장서 구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종이 책은 정보의 종합, 보관에 편리해 인터넷정보나 인터넷 책으로 쉽게 대체될 것 같지는 않다. 선진국은 지금도 많은 예산을 투자하여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을 본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우리 나라 공공도서관 전체의 연간 도서 구입비 2백억 원은 미국 하버드 대학도서관 한 곳의 연간 도서 구입비 2백75억원(99년 기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OECD 국가에 걸맞는 도서관 설립과 자료구입 예산의 "혁명적 증대"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미래의 안목을 갖고 새로운 도서관정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사립문고협회 전북협의회장 정기원)
첫댓글 멋지십니다. 뜻에 동참합니다.
좋은 애기시네요. / 이번에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 갔을때 그곳의 사서선생님께서도 마을 도서관에 관한 애기를 하셨는데요. 그 분의 의견과 비슷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자라고 나면 저도 제집을 도서관화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무언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