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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제목 : # 경국지색(傾國之色) 콧대높은황태자와의하룻밤에서생존하라 # 작가명 : 일용 E-mail : enjoy_inlove@hanmail.net 연재장소 : 새싹소설 2 총편수 : 총 50편 완결 장르 : 시대극 -------- 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수연아.. 너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것이야... 송나라의 운명은 너에게 달렸다.... ..너는 진나라로 나아가 ..... 거친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이 되어라.......'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의 미인 ... 경국지색. 이야기는 삼국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먼 옛날 중국땅엔 진나라, 송나라, 환나라라는 세 개의 나라가 하나씩 위치하고있었다. 진나라는 옛부터 강대국으로 세력을 떨치며 그 힘을 잃지 않았고, 송나라는 황후의 국상으로인해 후계자는 없고 어린 공주만 둘이었다. 그에비해 환나라는 꾸준히 다른나라를 염탐해가며 자신들의 세력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었다. "허허... 날이갈수록 진나라는 더욱 발전해가고만 있으니.... 허허... 우리 송나라는 점차 뒤떨어지게 생겼구만.... 허허." 송나라에서 옥좌에 앉은지도 어언 20여년. 한창 시절에 송나라의 전성기를 맞게 했던 장본인. 바로 송나라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인 간생왕이다. 10년간 중전을 새로 맞질 않아 속으로 조정 대신들이 많은 질책을 하고 나서는 것을 천하의 간생왕이 모를 리가 없건마는, 자신이 선비라도 된 양 가는 세월을 탓하고만 있다. 그리고 그 옆엔 총명하고 맑은 눈을 가진 또랑또랑한 여인이 서있다. -황후께서 생전에 연꽃을 닮아 경국지색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라고 지어주신 이름, 수연이다.- "폐하.... 황장군 납시었습니다..." "....들라하라." 황장군은 중요한 보고를 하려고 숨가쁘게 달려온듯, 간생왕의 용안 앞에서까지 숨을 고르고 있었다. 데체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는 것일까 수연과 간생왕이 모두 궁금해하고있는 가운데 황장군이 말을 이었다. "폐하... 결국 사후태자가..저희 나라에까지 처녀를...." "....흠...... 드디어 때가 되었군.." "....예?" "... 아니다. 알겠으니 이만 물러가 보거라." "예, 폐하." 황장군의 말은 분명, 매일밤 처녀 사냥을 하고, 하룻밤을 함께했던 그 처녀를 인정없이 죽여버리는 진나라 황태자 사후의 취미가 이곳, 송나라에까지 확산되었다는 말일 것이다. 간생왕 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 황장군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나가자, 지금 황장군이 한 말이 무슨 말이냐는듯한 수연의 표정을 보고는 간생왕이 수연에게 차분한 어조로 말을 했다. ".... 수연아, 네가 가거라." "....어딜, 말입니까?" "진나라로 가거라. 가서 반드시 그를 사로잡아라." "...그.. 라니요?" 경국지색. .. 그 임무를 띄기에 수연은 너무 어린 나이였다. 아무리 총명함으로는 송나라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지만 수연은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할 만한 나이는 못 되었다. 하지만 왕은 단호했다. "..사후. 그를 네것으로 만들거라." * 진나라 황태자궁. 저녁식사시간, 사후의 앞에 놓인 상만 보아도 진나라의 위력을 알 수 있을만큼 황태자 한명의 저녁식사가 꼭 거창한 연회라도 치르는것 처럼 그렇게 성대하게 차려져 있었다. "대감. 오늘밤은 확실하겠지?" "....예 마마, 확실한 처녀이옵니다." "... 훗. 기대가 되는군. 어떤 계집일지. 하하하" 그들이 얘기를 나누고있는 궁의 바로 문 밖에는 수연이 떨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려 서 있었다. 매일 처녀사냥을 하는 거라면, 그때마다 이렇게 밖에서 겁을 주는 것인가...! 게다가, 사후라는 사람의 취미는 아주 고약해서 한번 하룻밤을 함께하고나면 꼭 사형을 시키고야 만다고 했지...! 하지만 수연이 길을 나서기 전 간생왕은 수연에게 아직은 너의 신분을 밝히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주라는 것만 밝혀도 적어도 사형까지는 당하지 않을 터인데.... 왕의 명령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우선은 그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드르륵. 수연의 마음이 아직 진정되지 않았을 때 하필이면 그때 문이 열리고 이대감이 엄중한 표정으로 문을 열어버렸다. 이대감은 겁먹은 표정의 수연을 힐끗 바라보더니 떨리는 수연의 어깨를 사후에게로 들이 밀었다. 그때 주춤거리며 들어가지 못하는 수연의 눈과 수연을 비웃듯 쳐다보는 사후의 눈이 마주쳤다. 조롱하는 눈빛.. 한없이 작아지게만드는 강한 눈빛. 사후는 그런 눈빛을 가지고 그저 장난감 바라보듯 수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안 들어올 텐가..?" "....예 마마.." 이제까지의 처녀들은 모두 자기가 알아서 용감하게 들어와, 사후를 기쁘게 해주기만하면 자신의 목숨이 보장되는거라 믿고 바로 옷을 벗어던졌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머뭇거리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손톱만 만지작거리며 그대로 서 있었다. 이런 성가신 경우는 사후도 정말 귀찮았다. "...옷 안 벗으려고?" "......." 공주로서 사내 앞에서 옷을 벗는다는건 많은 수치이고 모욕이었다. 수연은 망설였다. 망설이고 망설이고 또 망설였지만 달라지는건 없었다. "......흐..흑......흑......." 수연은 결국 참고있던 눈물을 떨궈냈다. 적어도 이 사람 앞에서는 왠지 옷을 벗을수가 없었다... .. 이 사후라는 사람 앞에선 정말이지 옷을 벗기보다 죽는것이 더 나았다. 사후는 수연의 눈물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이렇게 성가신 계집은 싫다는 소리였다. 천하를 호령할 사람이 한낱 계집에 눈을 팔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계집을 하찮게 여기기 위한 방안으로 매일 처녀를 불러들이는 것인데 이 아이는 정말 뭔가가 달랐다. 처음부터 옷을 벗어던지고 달려들던 다른 여자들과 정말 달랐다. 하지만 다르다고 좋을 것은 없었다. 수연은 결국 엎어져서 하염없이 눈물만 쏟기 시작했고 참다못한 사후는 밖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을 불러냈다. "여봐라!" "부르셨습니까" "이계집을 끌어내." "...옙!" ★ 2, 왕의 병사들은 수연의 팔을 잡고 일으켰다.. 이대로 죽고 만다면 송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매일밤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탄식하시던 아바마마가 떠올라 수연은 그자리에서 이를 악물었다.. ".....정말.. 차가우시군요.." 고개를 숙인채 중얼거리는 수연의 말에 사후는 적지않게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고 이내, 특유의 비웃음을 날리더니 수연을 끌고가려했던 병사들에게 손짓을 해 놔 주라고 했다. 곧이어 병사들은 물러갔다. "아까와는 다른 모습이군 그래. 훗." 정말이지 사후 이 사람의 비웃음은 사람을 정말 녹아내리게 한다. 그는 네까짓게 얼마나 가나 어디 보자는 식이었다. "..... 소원이 있습니다." "....훗. 건방진 계집이로군. 내가 네까짓것의 소원을 들어줄 사람으로 보였나 보지? 넌 이름이 뭔가?" 사후가 여인의 이름을 묻는것은 처음이었다. 어쩌면 사후도 이렇게 곱상하고 아리따운 여인이 이런 곳엘 끌려왔다는게 처음부터 신경쓰였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강팍한 사후의 마음이 그정도로 녹아내리지는 않았다. "련 이옵니다.." "...련? 괜찮은 이름이군... 내가 이름을 물어봤다고 큰 기대는 걸지 마. 그래봤자 넌 죽.어." 전혀 틈을 주질 않는다.. 계집이란것들을 깎아내릴 생각만 하는 사람이다. 이사람에게는 어떤 빼어난 미모의 여인을 데려다 놓는다 해도 절대로 넘어가지 않을 듯 하다고 수연은 생각했다. 일단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웠던 사후인 만큼 이런 특이한 계집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다.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그는 이 련이라는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대한 이해관계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뭐, 이 계집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도 어짜피 마지막엔 죽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흠..' 사후는 결의에 찬 표정을 짓더니 다시한번 픽 웃으며 수연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은 비웃음이 아닌 사악한 웃음이었다. "소원..... 소원이라. 그래 들어주지. .... 대신, 저 독약을 마신다면." "......!" "해독제는 줄 수도있고 안 줄 수도 있다." 수연은 망설였다. 허나 손해 볼 경우는 없는 것 같았다. 어짜피 독약을 안 마셔도 사후는 그녀를 사형 시킬 것 이기 때문에. 게다가 독약에는 해독제라는 희망이 달려있으므로 그녀는 주저없이 독약을 마시는 것을 선택했다. "감사합니다, 태자마마." "그따위 말 듣자고 한 건 아니니까 어서 소원을 말해봐."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 뭐, 어려운건 아니군. 그래 말해봐." 사후태자는 턱을 괴고 멀거니 수연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여기서 수연이 잘 해야한다. 이게 송나라를 살릴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 이 콧대높은 황태자와의 하룻밤에서 생존할수있는 마지막 기회...... 수연은 눈을 감았다. 어마마마의 가르침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고기 사냥이 잘 되는 낚시터가 있었습니다. 그곳엔 뛰어난 낚시꾼이 있었는데 그가 낚싯줄을 물에 넣기만 하면 고기가 바로 잡히곤 했습니다. 낚시꾼은 그런 고기들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지겨운 일상이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그 낚시꾼에게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잡은 물고기가 황금색이었던 것이었죠. 낚시꾼은 그 물고기를 다른물고기들과 같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했습니다. 허나 그 물고기는 원래 매일 아침 황금알을 낳는 물고기였습니다. .......태자마마. 태자마마 같으시면 그 물고기를 어찌 하시겠습니까?" 사후는 수연의 말에 어이없다는듯 웃었다. 비웃는 웃음 외에 이런 웃음은 처음이었다. 수연은 생각했다. 제발 사후태자가 이 이야기를 알아듣고 자신을 살려 주기를. ".....마셔라." "........!" ★3 , 마시라니! ...설마 이 대단한 사람이 이야기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리는 없을테고. 수연은 예상외의 상황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물고기 사냥이 잘 되는 낚시터가 있었습니다. 그곳엔 뛰어난 낚시꾼이 있었는데 그가 낚싯줄을 물에 넣기만 하면 고기가 바로 잡히곤 했습니다. 낚시꾼은 그런 고기들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지겨운 일상이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그 낚시꾼에게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잡은 물고기가 황금색이었던 것이었죠. 낚시꾼은 그 물고기를 다른물고기들과 같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했습니다. 허나 그 물고기는 원래 매일 아침 황금알을 낳는 물고기였습니다. .......태자마마. 태자마마 같으시면 그 물고기를 어찌 하시겠습니까?' 독약이 든 잔을 받아들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수연을 사후는 특유의 깎아내리는 시선으로 바라보고있었다. "이정도 용기도 없나? 천하의 강대국 진나라의 황태자를 유혹하러 온 주제에?" ".........!" "내 너에게 잠시 기대를 걸어 봤다만, 나는 네 생각대로 놀아나는 쉬운 사람이 아니다. 이정도 경우도 예상하지 못하면서 어찌 날 유혹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나?" ".......아닙니다." 수연공주의 힘찬 어조에, 놀랐다는듯이 사후가 수연을 바라봤다. 그리고 수연은, 자신의 결심이 사라지기전에 재빨리 손에 든 독약을 삼켜버렸다. 창자가 끊어질듯한 고통. 이런 고통을 느끼는것보단 차라리 어서 죽는게 낫겠다는 고통. 곧이어 목구멍으로 검붉은 선혈들이 넘어오고 곧이어 수연은 구역질을 하며 핏덩어리를 쏟아낸다. "우.... 우욱... 욱........하아... 하아......" ".........기분이 어떤가? ... 황금물고기?" ".........!!" "물고기 사냥이 잘 되는 낚시터라.... 진나라를 말하는가? 그곳의 뛰어난 낚시꾼은 나를 말하는 거겠지. 낚시를 잘한다기보다 물고기를 억지로 끌어들이는. 하하" 사후는 해석을 하지 않은것이 아니었다. 그런 그의 태도에 수연은 더욱 겁이 난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수연을 구해주기보다는 그녀의 고통을 더 즐기고있는 사후.. "'고기들에 만족하지 못했다'라.... 어떻게 알았는가? 하긴 그런 기본적인 것 정도야 뭐. 그리고. 뜻밖의 일이생겼다? 너는 너 자신을 뜻밖의 신기한 물고기로 표현하고 싶었는가? 어쩌나? 나는 네가 계집중의 하나로밖에 보이질 않는데. 훗" "......우욱........ 후.. 훅...... 으........" 그의 비웃는 목소리 따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독약의 고통이 너무 심했으므로.. 그러나 그는 그녀의 고통에 약간의 관심 조차 없었다. 마치 깨끗이 싸움에 이긴 뒤 돌아가는 승자처럼. "...이제 네년의 목숨이 끊길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황금 물고기. 나는 네 소원을 한가지 들어주면 그걸로 끝이었다. 잘가라." "..........으...윽......하아..... 하아........" 수연공주의 눈앞이 캄캄해져오기시작했다. 정신이 혼미해오며 복통조차 느끼질 못하게 되었다.. ....아바마마.. 소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가옵니다.. ..동생 자륜아, 네가 내대신 꼭 뜻을 이루거라.. ..... ... 수연은 자리가 불편한듯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전의 일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독약을 먹고 의식을 잃긴 했는데 그 뒤에 어떻게 되었더라?. 수연은 반짝 눈을 떴다. 벚꽃이 곱게 핀 정원이 보인다. 여기가 천국인가? ... 아니다. 수연의 눈앞에 다른 사람의 눈이 보인다. .. 매서운 눈초리에 사람을 깎아내리는 눈초리다. 천국에 이런게 있을 리가 없다. ".......이제야 깨어나셨군. 쳇." 사후였다. 여기가 천국이라면 그가 같이 독약을 마시고 왔을 테고 아니라면... 아니라면...? "...그렇게 궁금한 눈초리로 바라보지는 말았으면 좋겠군. 나는 그저 황금물고기가 낳는 황금알이 어떤 건가 보고 싶을 뿐이니까." ".........!!" ★4 '그렇다면 사후는 날 살려준 것인가 ...!!!' 길이 보이기시작한다. 실낱같은 희망이 눈앞에 아롱댄다.. 수연은 얼른 진명왕후께 감사 기도를 올리고 이내 도도한 표정을 지어내며 사후에게 말을 건넨다. "....... 탁월한 선택을 하셨군요.." "..탁월한 선택? .... 그건 황금알을 낳아봐야 아는거 아닌가?" "태자마마... 태자마마께서는 여느 물고기들과 같은 지겨운 일상을 몸에 지니고 계십니다. 아십니까?..." "...그게 뭐라고 생각하는데?" "비꼬는 말투입니다.. 한번쯤은 다정한 말투도 건네주시면 어떨까요?...." ".....하... 하하하하!!..." 처음으로 그가 웃었다. 비웃는것도, 얄밉게 웃는것도 아닌 정말 웃음. "그래, 네가 생각하는 황금알은 무엇이지?" "...황금 물고기는 매일 아침 황금알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라는 얘긴가?" "........" 대답없는 수연의 행동에 사후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당신 말은 앞뒤가 안 맞아." "........!" "네가 해독제를 먹고 깨어난 시각은 당일 새벽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지금은 동이 터, 세상이 밝아지는 중이고. 그럼 네 말은 지금은 아침이 아니라는 소린가, 아니면 오늘 아침은 안 낳는다는 소린가?" "........스리슬쩍 넘어가려 했건만 눈치가 빠르시군요." "...내 말투만 거슬리는게 아닌것 같은데. 네가 공주라도 되는듯한 건방진 말투도 상당히 거슬리는군." 말투라...! 송나라에서 그녀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하고는 대화해보지 못한 수연이었기에.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듯한 말투는 이미 습관적으로 입에 벤 상태였다. 게다가 공주의 신분을 숨긴다는 경우는 처음이었으므로, 공주같은 말투가 자연스레 나오는건 어쩔 수 없었다. ...날이 밝아왔다. 조금은 어두컴컴했던 시야가 환하게 밝아졌다. 진나라에서 머문지 3일째가 되는 하루가 시작하는것에 수연은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날이 밝았군. 어때, 황금알은 잘 낳았나?" "....제가 태자마마께 드릴 첫 번째 황금알은..." "....첫 번째 황금알은?" "......태자마마께서 저와 바둑을 두시는 겁니다." ★5 "그게 어째서 황금알인가?" "내일 낳을 황금알을 보시면 압니다." "그래서, 내일의 황금알을 위해 오늘 너와 다짜고짜 바둑 대전을 펼쳐야 하는 수고를 더해야한단 말이냐?" "...그만큼 두번째 황금알은 기대하셔도 좋다는 뜻입니다. 만일 내일의 소식을 보고 놀라지 않으신다면 태자마마를 포기하겠습니다." "포기한다니, 이제 신경 쓸 일 없어서 좋겠군 그래." 이사람은, 벌써 자기가 놀라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있었다. 그렇다면 수연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짧은시간 잠시 고민하던 수연은 이내 어린아이같은 장난기가 가득 담긴 웃음을 띄며 말했다. "그럼 지금가지 저에게 신경을 쓰고 계셨단 말이군요." "뭐? ...하하하, 그래 유혹을 어떻게 할 셈인가?" "바둑. 바둑을 두시지요." 수연의 말이 어이가 없었는지 사후는 한번 호탕하게 웃은 뒤, 수연의 말에 밖에서 대기하고있던 자신의 부하인 일신을 불러 바둑판을 차리게 했다. "태자마마, 실수하셨군요. 저는 어려서부터 바둑에 재능이....." "난 실수란걸 해 본 적이 없다." 수연의 말까지 단박에 끊어버리는 사후의 태도에 빠른 적응력으로 벌써 반격을 하는 수연. "그럼 이번이 첫 번째 실수이시군요." * 환나라. 환나라의 문성왕은 조정대신들과 함께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다. 위엄있게 떡 벌어진 어깨와 젊었을때 길러왔던 근육들이 그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고있었다. 그의 옆에는 두명의 청년이 서 있었는데, 한명은 장남인 현성대군이고, 또 한명은 차남인 지명대군이었다. "점점 진나라가 우리나라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소. 많은 학자들은 이미 내후년 안으로 우릴 앞지를거라는 예상을 할 정도요.." 문성왕의 말에 반발할 생각도 없이 대신들은 하나같이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발전이 없는 이유가 다 여기 있었구만) "송나라에는 그나마 공주들이나 있어 사후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좋을 것인데. 우리는 어찌하면 좋겠단 말이오. .. 사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내일 아침 환나라로 초대는 했소만.." 문성왕의 히든 카드는 이뿐이었다. 사후를 환나라에 초대하여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 조금이라도 친해져보겠다는 속셈. "아바마마, 제가 가겠습니다." "아니 현성, 네가 뭘 어쩌겠다는 말이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 하지 않습니까?. 곧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될 것입니다 아바마마." "그래, 그렇다면 널 믿으마." 믿음직한 현성의 태도에 문성왕은 기분좋은 웃음을 띄고 현성을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현성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하오니 아바마마, 아바마마께오서 도와주셔야 하옵니다." ".... 내가 뭘 말인가?" * 수연이 묵고있는 궁궐. "........!" "한수 봐줄까?" 사후의 물음에 수연은 말없이 바둑돌 한 개를 통에서 꺼내어 판 위에 올려놓는다. 그런 그녀의 표정은 경직되다못해 굳어있다. 이렇게 자신이 밀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걸까? 수연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너무 못하잖아. 재미가 없군." ".......한수 봐주지시요..." "... 하하, 그래 봐주지." 수연의 말에 사후는 거드름을 피우며 바둑돌을 아무 곳에나 올려놓았다. 그리고 수연은 그 때를 틈타 사후의 공격에 방어를 하면서, 동시에 사후의 바둑돌 전체를 공격할수있는 곳에 자신의 바둑돌을 올려놓았다. "........!" "... 한수 봐달라는 것도 고수의 방법이지요." "....근데 왜 바둑을 둘 생각을 한 거지?" 궁금하다는듯한 사후의 물음에 수연은 그저 대답없이 미소지을뿐이엇다. "...그리고 그게 왜 내일과 연관이 있다는 거지?" "...문성왕(환나라)에게 어필하기위해서지요, 마마." "......!" 이제껏 아무것에게도 놀랐던 적 없던 사후가 갑자기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는 당황한듯 더듬거리며 말을 하고는 나가버렸다. ".....이,이런 시간가는줄을 몰랐군. 그럼 내일 황금알을 기다리겠네" '련이라는계집.. 데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끝이지..?' 사후는 데체 이 여자의 정체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 그냥 평범한 계집 같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문성왕에게 어필한다' 라니. 이는 분명 내일 사후가 환나라로 향할 것임을 알고 하는 말일 터.. 오늘 문성왕에게서 내일 환나라로 와달라는 초대장을 받았는데 그걸 저 련이라는 계집이 어떻게 알아냈단 말인가..! "일신. 지금부터 경비를 철저히 하도록 해. 여인 하나라도 보이면 즉시 보고하게." ".........예, 마마."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다. 사후는 문성왕의 초대에 가기 위하여 준비를 서둘렀다. 준비를 마치고 그가 찾아간곳은 수연이 묵고있던 궁이었다. 그러나, 수연은 없었다....! "이봐 윤상궁, 이 계집은 어디로갔나?" "모르겠습니다, 아침일찍부터 사라져서...." "........ 찾아봐." "...송구하오나 태자마마, 지금 갈 길이 바쁘시오니.." ".........흠... 알겠다." 사후는 마차를 타고 환나라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 련이라는 계집을 신경쓰느라 환나라왕과의 대화 주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채 환나라에 도착했다. 처음 사후를 맞는것은 티날 정도의 가식적인 웃음을 띈 문성왕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좀 늦으셨군요, 태자마마." "..........!" 선녀처럼 아름답게 치장하고 나온 수연공주였다. ★6. "사후태자.... 앉으시지요..." "........!" 놀란 표정의 사후와는 달리 수연의 표정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수연공주라고 합니다." "......!" 련이었다. 아니, 수연공주였다. 어떻게 아무런 내색 조차 하지 않고 이렇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가...! 게다가, 마치 처음 만난 사람인 양 이렇게 인사를 하는 걸 보면 정말 꼭 둘이 다른 사람이라도 되는 것 같은 착각까지 일으켰다. ".......환나라는 가을 철에 가장 아름답소. 곳곳에 심어져있는 단풍나무가 한참 달아오를 때쯤이오... ... 가을에 초대하지 못해서 이몸은 참 안타깝소.. 허허." 사후가 잡아죽일듯한 매서운 눈초리로 수연을 계속 바라보자 연회장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해졌다.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보기라도 하려는 듯 문성왕이 사후에게 말을 걸자 사후는 그에 맞춰 가식적인 태도로 대화에 임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허허... 그렇소?.." "...혹시 산보 나가시는것을 좋아하시는지요..?" "... 아 그렇다마다요... 항상 고민이 있을때면 뒷 둔덕까지 천천히 공기내음을 마시며 걷는다오. .. 뭐, 고민 없을때도 항상 그렇고 말이오... 허허허." "........그럼 잠시 다녀오실까요? 환나라의 아름다운 전경도 감상해볼겸 말입니다.하하." "좋은생각이오." 둘은 껄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를 나왔다. 문성왕이 먼저 자리를 빠져나가고, 수연이 그들과 동행할까 싶어 일어서는순간 사후가 그녀의 어깨를 눌러 그녀를 막았다. "......?" "...당신.. 무례하군." ".........태자님도 그렇게 예의바르지는 않으셨습니다." ".........누구의 허락으로 이곳엘 왔지?" "............" ".....나는 여기 온다는 말도, 당신을 데리고 갈 것이라는 말도 전혀 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사후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아무래도 사후가 오해하고있는듯 싶어 수연은 자신의 의도를 해명하려고 애를 썼다. "...... 저는 태자마마를 도와드리고싶...." ".. 밖에서 문성왕께서 기다리시네. 난 이만. 그리고 이만 가보게나. 송나라로." "............" 말을 마친 사후는 재빠른 걸음으로 문성왕의 뒤를 쫓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넓은 연회장에는 수연만 버려진 짐짝처럼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이건 그녀의 계획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설화에게 정보를 전해받고, 환나라까지 올 준비를 마쳤었다. 그리고 환나라에 도착하면 반드시 사후의 눈에 들리라 다짐하며 그때 할 말과 바둑을 좋아하는 문성왕에대한 대비책을 세워놓고 있었다. 수연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후가 나갔던 자리 그대로를 밟으며 나왔다. 그리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아무도 없음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설화야!! 설화야!!" 수연의 외침에 대한 반응은 없었다. 사후의 뒷모습이수연의 시야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다급해진 수연은 아까보다 조금 더 커진 목소리로 풀숲을 향해 외친다. "설화야!!! 설화야!!!!!" ".......예 마마!!!" 그제서야 풀숲이 부스럭거리더니 설화가 풀을 뒤집어쓴채로 나왔다. 졸았는지 헝클어진 머리에 입가엔 허옇게 침이 고여있다. 일단 졸았다는 것을 꾸중하는것보다 지금의 일이 더 시급햇으므로 꾸중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곧장 송나라로 향했다. * "...환나라의 공기는 참 맑고 상쾌하군요." "....아, 정책적으로 가로수를 많이 심어 놓아 그렇다고 보고 있다오. ........진나라의 공기도 이만큼 맑다고 들었는데,..." "환나라는 저희 나라가 쫒아가질 못할 상쾌한 공기를 가졌는걸요. 하하...." 나무가 비교적 많이 심어져있는 환나라의 풍경은 아직 가을에 들어서기 전인 늦은 여름이라 온 산과 들이 다 진한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런 파릇파릇한 수목들 보다는 꽃나무가 많이 심어져있는 진나라의 풍경과 심히 대조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멈춰서는 문성왕이 옆에서 대기하고있던 경호원들을 그들쪽으로 불러낸다. 사후가 무슨일이냐는듯한 눈초리로 바라보자 눈빛을 읽었는지 자상한척 웃는 문성왕이 말을 잇는다. "사후태자... 바둑 한 판을 두시는게 어떻소?" "...........!" ★7 ... 바둑을 두자는 문성왕의 말에 사후는 갑자기 수연과의 바둑대전이 떠올랐다. 설마 지금 있을일을 예상했던 것일까. 문성왕의 시종들이 바둑판과 바둑돌을 가지고 오자 문성왕과 사후의 바둑 대전이 시작한다. ".... 태자는 실수를 한 거요.. 내가 바둑을 얼마나 잘 두는 줄 아시오? 하하.." "..저는 실수란 것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폐하." * 송나라 자륜궁. "공주마마!! 공주마마~~!!!" "이번엔 또 무슨일이냐 청아" "국빈이 오셨습니다." ".... 국빈?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더란 말이더냐?"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궁금해하는 자륜의 말에 자륜이 궁금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던 청이는 별로 오지 않는 드문 상황을 즐기며 숨을 고르는 척을 하며 뜸을 들이고 있었다. "..환나라의 현성대군께서 마마를 뵈러 찾아오셨다 하옵니다." "... 뭐?.. 현성대군께서?" 자륜의 얼굴은 기쁨 반, 놀람 반으로 뒤엉켜있었다. 거기엔 데체 왜 현성이 찾아왔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섞여있었다. 그때였다. 약하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자륜궁의 창문으로 연꽃 줄기가 날아들어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연꽃 줄기에 매여있는 조그마한 서찰이 자륜의 눈에 들어왔다. '....招待(초대)' 연꽃줄기는 아주 통통하고 싱싱했다. 그렇다면 이 근처에서 얼마 전에 꺾었다는 얘기. .. 이 근처에 연꽃이 서식하고있는 장소는 수연이 좋아하던 수중정자 뿐인데.. 그렇다면.... 현성이 있는 곳은 수중정자....?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자륜은 재빨리 수중정자로 향했다. ..역시나 그곳엔 간편하면서도 우아한 차림의 현성이 삿갓을 깊숙이 눌러쓴 채로 가느다란 연꽃잎 하나를 만지며 서 있었다.. ".....말해드려야 오십니까..?" ..... * 환나라. ".....허허, 사후태자 실력이 보통이 아니요... 한수 봐주시는게 어떻소?" ".......!" ....! 문성왕은 지금 수연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수연.. 그녀는 데체 어디까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건가. 우연치고는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그녀의 행동에 사후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 못하잖아. 재미가 없군.' '.......한수 봐주지시요...' '... 하하, 그래 봐주지.' '... 한수 봐달라는 것도 고수의 방법이지요.' 사후는 그 일을 떠올리고는 피식 실소를 흘리더니 이내 힘차고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문성왕에게 말했다. ".... 한수 봐달라는것도 고수의 방법이지만 한수 봐달라고 할때 안봐주는것도 고수의 방법입니다." "...하하.. 그렇군. 역시 대단하신 분이시오 사후태자는.. 내가 졌소!." 바둑 대전을 마친뒤 그는 곧장 진나라로 향했다. 더 머무르라는 문성왕의 말에 사후는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다며 떠나온 것이다. 섭섭해하다는 가식적인 표정을 짓고있는 문성왕의 모습에 사후는 인상을 찡그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진나라 황태자궁. "태자마마, 부르셨습니까?" 일신이 정중한 태도로 사후에게 걸어와 예의바르게 꾸벅 인사를 올렸다. 하지만 사후는 그의 인사를 단박에 무시해버리고는 평소와 같지 않은 미소띈 모습으로 말을 건넸다. "마시게." "............태자마마...!?" 훈련으로인해 독성을 잘 구분하던 일신은 사후가 건네어준 술잔에 독이 타있는것을 쉽게 발견할수 있었다. ...데체 왜..? ".......돈이 궁했나?" "....예?" "........수연공주가 얼마를 주던가?" "........!" ★8 사후의 말에 얼굴이 하얗게 변하더니 서서히 경직되어가는것을 일신은 자기 자신조차 알 만큼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다. .... 두려움 보다는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데 대한 궁금증이 더욱 일신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처자식이 앓아 누웠다지?" ".............." "......난 얼마든지 너의 처를 살릴수 있다.." ".............." ".........그런데도... 수연의 유혹에 넘어가?" ".............죄송합니다..." 일신의 아내는 얼마전부터 전염병으로 인해 꼼짝도 못하고 방 한 구석에 찌그러진 냄비처럼 처박혀 있어야 했다. 집보다는 사후의 황태자궁에 더 많은 시간을 머물러있었던 일신만 제외하고는 그의 가족이 모두 전염병에 걸린 것이다. 전염병이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각에 병을 앓으니 치료제도 바닥나고 진료비도 비싸질 것. 하지만 일신에게 그것들을 치료할만한 돈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근엄하고 무게있는 사후에게 손을 벌리는 것에 대해 한참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수연이 그 사실을 어찌 알앗는지 그에게 돈을 빌려주며 조건을 건 것이었다. "...죽여주십시오..." ".......너에게 기회를 한번 더 주겠다. ..내일 아침 송나라로 가서 수연공주를 모셔오너라." "........옙!!" * 송나라 수중정자. "......어인 일이십니까..." "...소문이 자자하기에 들려본 것 뿐입니다." "......그래서, 들려보신 결과는 어떠하십니까?" ".........이상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말을 하는 현성의 입가에는 사악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자륜은 그의 미소를 보지 못했다. "저의 초대에 응해 주셨으니, 어쩔수 없습니다. 오늘부터 아마 매일 저에게 오고 싶게 되실 것입니다." "........아니면 어찌하시렵니까?" "...아니면 억지로라도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하하." 남자다운 프로포즈였다. 현성의 깔끔한 외모와 남자다운 면모에 조금씩 자륜이 매료되어갈 무렵, 수연이 송나라에 들어오고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 수연공주께서 입궁하셨다 하옵니다.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예. 그럼 어쩔 수 없지요, 다음에 언젠가 뵙시다 자륜공주." 안그런것같아보여도 이미 자륜은 빠지고야 말았다. 남자답고 카리스마넘치는 프로포즈. 강인한 그의 면모에 자륜은 빠져들고야 말았다. ★9 다음날, 수연궁. "공주마마, 밖에 누가 공주마마를 뵙겠다 찾아오셨습니다." "누가? 이 이른시각에? 어인일로 찾아왔단 말이더냐..?" "모릅니다 그저 꼭 뵈어야 한다고 할 뿐이네요" "알겠다, 들이거라."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사람은 다름아닌, 낮익은 얼굴 일신이었다. "오랫만입니다 공주마마." "......왠일이냐.." "......마마께서 저를 위해 주신 은 30냥은 저에게 필요 없습니다. 다만.. 사후태자님을 향한 제 충성심을 은30냥 따위에 팔아버렸다는게 수치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생의 마지막 날을 살고 싶습니다 ... ...... 자세히 말하면 제마지막날을 진나라에서 마마와 함께 맞고 싶습니다." 수연이 너따위가 그런 생각을 했냐는 듯이 가소롭다는듯 한쪽 입꼬리만 올려 미소를 짓자 일신은 그에 맞춰 자신도 그렇게 웃음을 웃었다. 평소의 일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에 찬 모습이랄까?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것 같아 수연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 그럼 가볼까?" * 환나라 중궁전. "아니, 현성. 네 계획은 어쩌고 벌써 돌아온 게냐.." "계획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바마마." "그렇다면 지금 돌아온 것은 무슨 의미이더냐?" ".......'애태우기' 입니다." ".......애태우기...?" * 수연이 진나라로 향하고 있을 무렵 자륜은 자기도 모를 무언가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아니 공주마마, 아까부터 왜그렇게 안절부절 못하신답니까?" "....... 청아 ... 막 가슴이 조여온다. 왜 그럴까?" 청이는 대답없이 자륜의 비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있었다. 그러자 자륜이 안되겠다는듯 그 비녀를 빼어 청이에게 건네주자, "...마마, 제 생각엔 말입니다.." "응 네 생각엔?" "......제 생각엔 말입니다.. ...현성대군을..........계십니다." ★10. 진나라, 황태자궁. "어쩐 일이신가?여기까지 몸소 찾아오시고?" 사후였다. 황태자궁에 들어서려는 수연을 보자마자 그는 여전히 빈정대는 말투로 그녀를 깔보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있었다. "절 뵙고 싶으셨습니까? 태자마마?" "아니." 자연스레 받아치려했던 수연의 의도와는 달리 사후는 냉정한 목소리로 수연의 물음을 단번에 끊어 냈다. "그저 일신의 충성심을 시험해 보려 한 것 뿐이었다." "... 그렇다면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가봐." ..이건 무슨 경우지? 분명 수연은 사후가 자신의 말에 가지 말라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짧은 한 마디가 그의 단호함을 잘 드러내며 수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질 않았다. "당황해 하는걸 보니 아직 당신은 한참 모자라!" "...........!" "조금이나마 기대를 걸었었는데 ... 흠...... 많이 실망이군." "............" "다시는 날 찾지 말게. 마주칠 일 없을 걸세." 역시 냉정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빼어난 미모라도 미모만으론 그를 유혹할수 없을것 같은 그였다. 사후의 앞에서 아직 자신은 많이 부족하다고 수연은 생각했다. "...소원이 있습니다." 차분한 수연의 어조에 사후는 빈정대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소원? 들어주지 않는다면?" "......다시 송나라로 돌아가겠습니다." ".....훗. 그럼 들어보지." "사람을 죽이는 사형수가 있었습니다.그는 근 10년간을 죄인들의 목을 베는 일만 했습니다. 그중엔 죄가 있는 사람도 있었고 죄가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죽이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덜 고통스럽게 자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죽일 뿐 죽음의 순간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고싶지도 않았습니다. ...그에게도 죽음이 찾아올까요?" 소설제목 : # 경국지색(傾國之色) 콧대높은황태자와의하룻밤에서생존하라 # 작가명 : 일용 E-mail : enjoy_inlove@hanmail.net 연재장소 : 새싹소설 2 총편수 : 총 50편 완결 장르 : 시대극 -------- 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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