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권 - 4. 여주 수산 성념선사
萊州人也 姓狄氏 受業於本部南禪院 得法於風穴
그는 내주 사람으로서 성은 적씨이다. 고향의 남선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풍혈에게 법을 얻었다.
初住首山爲第一世 開堂日有僧問曰 師唱誰家曲 宗風嗣阿誰 師曰 少室巖前親掌視
처음에 수산에 머물면서 제1세 주지가 되었는데 개당하는 날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은 어느 집안의 곡조를 노래하며, 종풍은 누구의 것을 이어받았습니까?”
“소실 앞의 바위 앞에서 직접 손바닥을 보아라.”
僧曰 更請洪音和一聲 師曰 如今也要大家知
“다시 큰 소리로 한마디 화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여러 사람이 알기를 바라고 있다.”
師謂衆曰 佛法付與國王大臣有力檀越 令燈燈相然相續不斷至于今日 大衆且道 相續箇什麽 師良久又曰 今日須是迦葉師兄始得
대사가 대중에게 말했다. “불법을 국왕과 대신 힘 있는 단월에게 부촉하여 등불과 등불이 이어지듯이 끊임없이 상속하여 오늘에 이르게 하였다. 대중은 말해 보라. 상속한 것이 무엇인가?”
대사가 잠자코 있다가 말했다. “오늘 일은 모름지기 가섭 사형이라야 되겠다.”
僧問如何是和尙家風 師曰 一言截斷千江口 萬仞峰前始得玄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한마디로 1천 강의 입을 절단하니, 만 길 봉우리 앞에서 비로소 현묘함을 얻는다.”
問如何是首山境 師曰 一任衆人看
“어떤 것이 수산의 경계입니까?”
“한결같이 뭇 사람이 보는 데 맡겨둔다.”
僧曰 如何是境中人 師曰 喫棒得也未
“어떤 것이 경계 속의 사람입니까?”
“방망이를 맞아보겠는가?”
僧禮拜 師曰 且待別時
스님이 절을 하자, 대사가 말했다. “또한 다른 때를 기다려라.”
問如何是祖師西來意 師曰 風吹日炙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바람이 불고 햇볕이 비춘다.”
問從上諸聖向什麽處行履 師曰 牽犂拽杷
“위로부터의 여러 성인들은 어디를 향해 밟아 나갔습니까?”“쟁기를 끌고 가래질을 했느니라.”
問古人拈槌豎拂意旨如何 師曰 孤峰無宿客
“옛사람이 방망이를 들거나 불자를 세운 뜻이 무엇입니까?”
“외로운 봉우리에는 투숙객이 없느니라.”
僧曰 未審意旨如何 師曰 不是守株人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루터기를 지키는 사람은 아니겠지.”
問如何是菩提路 師曰此去襄縣五里
“어떤 것이 보리의 길입니까?”
“여기서 양현까지는 5리이니라.”
僧曰 向上事如何 師曰 往來不易
“위로 향하는 일은 어떠합니까?”
“왕래하기가 쉽지 않으니라.”
問諸聖說不盡處請師擧唱 師曰 萬里神光都一照 誰人敢並日輪齊
“여러 성인들이 다 말하지 못한 곳을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만 리의 신령한 광명도 몽땅 하나의 비춤이니, 누가 감히 해와 같이 가지런할 수 있으랴!”
問一樹還開華也無 師曰 開來久矣
“한 나무도 또한 꽃이 피겠습니까?”
“꽃이 핀 지 오래니라.”
僧曰 未審還結子也無 師曰 昨夜遭霜了
“모르겠습니다만 열매도 맺었습니까?”
“지난밤에 서리를 맞았다.”
問臨濟喝德山棒 未審明得什麽邊事 師曰 汝試道看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망이는 어떤 일을 밝힌 것입니까?”
“그대가 말해 보라.”
僧喝 師曰瞎 僧再喝 師曰 遮瞎漢只麽亂喝作麽 僧禮拜 師便打
스님이 할을 하니, 대사가 말했다. “눈먼 놈아.”
스님이 다시 할을 하니, 대사가 말했다. “이 눈먼 놈아, 이렇게 시끄럽게 할을 해서 무엇 하겠는가?”
스님이 절을 하니, 대사가 문득 때렸다.
問四衆圍繞師說何法 師曰 打草蛇驚
어떤 이가 물었다. “사부대중이 둘러쌌는데 대사께서는 어떤 법을 말씀하시렵니까?”
“풀을 치면 뱀이 놀라기 마련이다.”
僧曰 未審怎麽生下手 師曰 適來幾合喪身失命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까는 거의 상신실명할 뻔했다.”
問二龍爭珠誰是得者 師曰 得者失
“두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데 어느 쪽이 얻습니까?”
“얻은 자는 잃는다.”
僧曰 不得者又如何 師曰 珠在什麽處
“얻지 못한 자는 어찌됩니까?”
“여의주가 어디에 있던가?”
問維摩黙然文殊贊善 未審此意如何 師曰 當時聽衆必不如是
어떤 이가 물었다. “유마거사가 침묵하자 문수가 찬탄했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그 당시 청중은 반드시 이렇지는 않았으리라.”
僧曰 未審維摩黙然意旨如何 師曰 知恩者少負恩者多
“유마가 침묵한 뜻은 무엇입니까?”
“은혜를 아는 이는 적고 은혜를 저버리는 자는 많구나.”
問一切諸佛皆從此經出 如何是此經 師曰 低聲低聲
“온갖 부처님이 모두 이 경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이 경입니까?”
“소리를 낮추어라, 소리를 낮춰.”
僧曰 如何受持 師曰 切不得汚染
“어떻게 받아 지니오리까?”
“절대로 더럽히지 말라.”
問世尊滅後法付何人 師曰 好箇問頭無人答得
“세존께서 입멸하신 뒤에 법은 누구에게 전해졌습니까?”
“좋은 물음인데 대답할 사람이 없구나.”
問見色便見心 諸法無形將何所見 師曰 一家有事百家忙
어떤 이가 물었다. “색을 보면 문득 마음을 본다고 하지만, 모든 법은 형상이 없거늘 무엇을 가지고 보겠습니까?”
“한 집에 일이 생기면 백 집이 바쁘니라.”
僧曰 學人不會 乞師再指 師曰 三日看取
“학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다시 가르쳐 주십시오.”
“사흘 뒤에 살펴보라.”
問如人入京朝聖主 只到潼關便卻迴時如何 師曰 猶是鈍漢
어떤 이가 물었다. “어떤 사람이 수도에 들어가서 거룩한 임금을 뵈어야 하는데, 겨우 당관에 왔다가 돌아가는 때는 어떠합니까?”
“여전히 둔한 놈이로구나.”
問路逢達道人不將語黙對 未審將什麽對 師曰 瞥爾三千界
“길에서 도를 통달한 사람을 만났을 때 말이나 침묵으로 대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대합니까?”
“깜짝할 사이에 삼천 세계가 있느니라.”
問一句了然超百億 如何是一句 師曰 到處擧似人
“한 구절을 분명히 요달하면 백억을 초월한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한 구절입니까?”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
僧曰 畢竟事如何 師曰 但知恁麽道
“궁극의 일이 어떠합니까?”
“다만 이렇게 말함을 알라.”
問如何是古佛心 師曰 鎭州蘿蔔重三斤
“어떤 것이 옛 부처의 마음입니까?”
“진주의 나복의 무게가 세 근이더라.”
問虛空以何爲體 師曰 老僧在汝脚底
“허공은 무엇을 체로 삼습니까?”
“내가 그대의 다리 밑에 있구나.”
僧曰 和尙爲什麽在學人脚底 師曰 知汝是箇瞎漢
“화상께서 어찌하여 저의 다리 밑에 계십니까?”
“그대가 당달봉사임을 알기 때문이다.”
問如何是玄中的 師曰 有言須道卻
“어떤 것이 현묘함 속의 명백입니까?”
“할 말이 있거든 말해야 한다.”
僧曰 此意如何 師曰 無言鬼也瞋
“이 뜻이 무엇입니까?”
“말이 없는 귀신도 성을 낸다.”
問如何是衲僧眼 師曰 此問猶不當
“어떤 것이 납승의 안목입니까?”
“그 물음도 여전히 합당치 않다.”
僧曰 當後如何 師曰 堪作麽
“합당한 뒤에는 어찌하시겠습니까?”
“무엇을 감당하겠는가?”
問如何得離衆緣去 師曰 千年一遇
“어찌하여야 뭇 인연을 여의겠습니까?”
“천년에 한 차례 만나느니라.”
僧曰 不離時如何 師曰 立在衆人前
“여의지 않을 때에는 어떠합니까?”
“뭇 사람의 앞에 서 있구나.”
問如何是大安樂人 師曰 不見有一法
“어떤 것이 크게 안락한 사람입니까?”
“한 법도 보지 않는 것이다.”
僧曰 將何爲人 師曰 謝闍梨領話
“무엇으로 사람들을 지도하십니까?”
“그대가 말을 알아들어서 고맙다.”
問如何是常在底人 師曰 亂走作麽
“무엇이 항상 존재하는 사람입니까?”
“어지러이 달려서 무엇 하는가?”
問一毫未發時如何 師曰路逢穿耳客
“하나의 털도 나기 전에는 어떠합니까?‘
“길에서 귀를 뚫은 나그네를 만난다.”
僧曰 發後如何 師曰 不用更遲疑
“난 뒤에는 어떠합니까?”
“다시 망설일 필요가 없느니라.”
問無絃琴請師音韻
“줄 없는 거문고를 뜯어보십시오.”
師良久曰 還聞麽 僧曰 不聞
대사가 잠자코 있다가 말했다. “들었는가?”
“듣지 못했습니다.”
師曰 何不高聲聞著 問學人久處沈迷請師一接
“왜 큰 소리를 듣지 못하는가?”
“학인이 오랫동안 미혹함에 빠져 있었으니, 스님께서 한 차례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師曰 老僧無恁麽閑功夫
“노승에게는 그러한 부질없는 공부가 없다.”
僧曰 和尙爲什麽如此 師曰 要行卽行要坐卽坐
“화상께서는 어찌 그리하십니까?”
“다니고자 하면 다니고, 앉고자 하면 앉기 때문이다.”
問如何是離凡聖底句 師曰 嵩山安和尙
“어떤 것이 범부와 성현을 떠난 구절입니까?”
“숭산의 안화상이니라.”
僧曰 莫便是和尙極則處否 師曰 南嶽讓禪師
“그것이 화상의 극치의 경지가 아니겠습니까?”
“남악 회양선사이니라.”
問學人乍入叢林乞師指示
“학인이 총림에서 막 들어왔으니, 스님께서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오.”
師曰 闍梨到此多少時也 僧曰 已經冬夏
“그대가 여기에 온 지 얼마나 되는가?”
“이미 겨울과 여름을 겪었습니다.”
師曰 莫錯擧似人
“남들에게 잘못 이야기하지 말라.”
問有一人蕩盡來時師還接否 師曰 蕩盡卽不無 那箇是誰
“어떤 사람이 탕진하고 온다면 스님께서 지도해 주시겠습니까?”
“탕진하는 일이야 없지 않겠지만 그게 누구인가?”
僧曰 今日風高月冷 師曰 僧堂內幾人坐臥 僧無對 師曰 賺殺老僧
어떤 스님이 말했다. “오늘은 바람은 드세고 달빛은 찹니다.”
대사가 말했다. “승당에 몇 사람이나 앉고 누웠느냐?”
스님이 대답이 없으니, 대사가 말했다. “나를 속이는구나.”
問如何是梵音相 師曰 驢鳴狗吠
“어떤 것이 범음상입니까?”
“나귀의 울음과 개 짖는 소리니라.”
問如何是徑截一路 師曰 或在山間或在樹下
“어떤 것이 곧바로 질러가는 외길입니까?”
“산간에 있기도 하고, 나무 밑에 있기도 하느니라.”
問曹谿一句天下人聞 未審和尙一句什麽人得聞 師曰 不出三門外
“조계의 한 구절을 천하의 사람이 들었다는데 화상의 한 구절은 어떤 사람이 듣습니까?”
“삼문 밖을 나서지 않느니라.”
僧曰 爲什麽不出三門外 師曰 擧似天下人
“어째서 삼문 밖을 나서지 않습니까?”
“천하의 사람에게 이야기하라.”
僧問 如何是和尙不欺人眼 師曰 看看冬到來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화상께서 사람을 속이지 않는 안목입니까?”
“조심하라. 겨울이 닥쳐 온다.”
僧曰 究竟如何 師曰 卽便春風至
“끝내는 어찌 되겠습니까?”
“곧 봄바람이 오겠지.”
問遠聞和尙寸絲不掛 及至到來爲什麽有山可守 師曰 道什麽
“멀리서 듣건대 화상께서는 실 한 오라기도 걸치지 않았다고 하던데, 와서 보건대 어째서 지켜야 할 산이 있습니까?”
“무슨 말을 하는가?”
僧喝 師亦喝 僧禮拜 師曰 放汝二十棒
스님이 할을 하였다. 대사도 할을 하니, 스님이 얼른 절을 하였다. 이에 대사가 말했다. “그대에게 20방망이를 때려야겠다.”
師次住寶安山廣敎院亦第一世 後徇衆請入城下寶應院(卽南院第三世)三處法席海衆常臻 淳化三年十二月四日午時上堂說偈示衆曰
대사는 다음에 보안산 광교원에 살았는데, 거기서도 제1세 주지였다. 나중에 대중의 청에 따라 성에 들어와서 보응원에 사니[남원의 3세 주지였다], 세 곳의 법석에는 항상 바다와 같은 대중이 모였다. 순화 3년 12월 4일 오시에 상당하여 이런 게송을 대중에게 보였다.
今年六十七 老病隨緣且遣日 今年記卻來年事 來年記著今朝日
올해 나이 67세이니
늙고 병든 채 인연에 따라 세월을 보내네.
금년에 내년 일을 예언하니
내년에는 오늘 아침 해를 기억하리라.
至四年月日與 時無爽前記 上堂辭衆 仍說偈曰
순화 4년의 어느 달 어느 날에 이르자, 앞의 예언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상당하여 대중을 하직하고 게송을 말했다.
白銀世界金色身 情與非情共一眞 明暗盡時俱不照 日輪午後見全身
백은의 세계에 금색의 몸이니
유정과 무정이 함께 하나의 참이네
밝음과 어둠이 다할 때 둘 다 비추지 않으니
해가 기운 오후에댜 온몸이리라.
言訖安坐 日將昳而逝 壽六十有八 茶毘收舍利
말을 마치자 편안히 앉았다가 해가 기울 무렵에 열반에 드니, 수명은 68세였다. 다비를 마친 뒤에 사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