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그룹 베르텔리 회장 “혁신적 아이디어가 명품 브랜드 유지 비결”
“프라다다운 순수성 지키려 패션지 명품 동향 신경 안 써” “30~40대 고객이 사는 옷도 20대 느낌 갖도록 만들어야”
[중앙일보]2009.05.02 00:25 입력 / 2009.05.02 1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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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패션잡지를 보지 않았어요.”
이탈리아 명품업체인 프라다의 파트리치오 베르텔리(63) 회장이 밝힌 ‘명품이 살아남은 비법’은 의외였다. “프라다다운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패션잡지의 명품 동향에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회사의 자체 행사를 서울서 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경희궁에서 개막한 프라다 그룹의 ‘트랜스포머’전이다. 이 행사는 프라다 그룹이 9월말까지 패션·영화·미술 등의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주최하는 프로젝트.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행사장을 짓고, 개막 당일엔 미국·영국·일본 등 20여 개국 취재진 200여 명이 몰려 행사소식을 전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를 서울서 개최한 것 자체가 의외였다. 최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따로 만난 베르텔리 회장에게 “왜 서울이냐”고 물었다.
그는 “왜 서울은 안 되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실제로 그는 기자 이전에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 때마다 이렇게 똑같이 대답했다는 것이다.
“명품 브랜드가 한 번도 택하지 않은 서울을 택한 것 자체가 프라다의 혁신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는 “서울은 도쿄나 홍콩·상하이처럼 이미 알려진 아시아 대표 도시 만큼이나 역량이 큰 도시인데도 이상하게 소외된 경향이 있다”며 “다른 브랜드들도 서울에 오고 싶었겠지만 단지 남들이 하지 않아서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로 프라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1978년부터 프라다 그룹을 이끌었다. 그의 나이 32세 때였다. 회사 창업자인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 미우치아 프라다와 결혼한 후 브랜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후 그는 ‘명품업계 새로운 아이디어의 진원지’로 이름이 높았다. 80년대 처음 소개된, ‘낙하산 천’으로 불리는 프라다의 ‘테수토’ 소재도 그가 개발을 지휘했다. 나일론과 비슷한 합성수지인 테수토로 만든 백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전까지 명품 브랜드 가방은 최고급 가죽이나 고급 면으로 잘 짜여진 캔버스 천으로 만든 게 대부분이었다. 테수토 소재는 역삼각형의 프라다 로고를 단 배낭·토트백·클러치 스타일 등 거의 모든 아이템에 응용됐다.
고객들은 가죽 가방보다 관리하기 편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싼 명품 브랜드 프라다에 열광했다. 나온 지 30년이 다 돼 가지만 ‘프라다 테수토 백’은 여전히 전세계 짝퉁시장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고객들은 브랜드 이름만 믿고 무조건 사지 않아요. 특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없이는 어려운 시장이 됐죠.”
그의 아내이자 프라다 가문의 주인인 미우치아는 현재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한다. 그는 “아내는 공적으론 사업 파트너다. 트렌드를 읽어내고 옷을 직접 디자인하는 아내에게 ‘잘 팔리는 옷을 만들라’고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아내가 때로 자기 맘대로 하겠다고 대꾸해 싸울 때도 많지만 결국 사업적으로 타협한다”고 설명했다.
‘잘 팔리는 옷’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30~40대의 경제력 있는 고객이 선택하면서 ‘나는 여전히 20대’라고 느끼도록 만드는 상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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