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의 첫 본문에는 반대자들의 모함에 대한 바울의 변론이 계속 이어집니다. 바울은 지금까지 여러 비유를 들어가면서 자신을 변호했습니다. 자신은 반대자들이 비방하는 것처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이비 일꾼이 아니라, 오히려 성령이 함께 하셨기에 지금까지 선하고 의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일꾼답게 처신했다고 주장합니다. 4~5절을 보겠습니다.
4 우리는 무슨 일에서나, 하나님의 일꾼답게 처신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참았습니다. 환난과 궁핍과 곤경과
5 매 맞음과 옥에 갇힘과 난동과 수고와 잠을 자지 못함과 굶주림을 겪었습니다.
11~13절도 보겠습니다.
11 고린도의 성도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게 숨김없이 말하였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넓게 열었습니다.
12 우리가 여러분을 옹색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이 옹색한 것입니다.
13 나는 내 자녀들에게 이르듯이 말합니다. 보답하는 뜻으로 여러분도 마음을 넓히십시오.
자신의 언행을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글 안에 고린도 교인들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묻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이 고린도후서를 바울의 감정이 개입된 자서전적인 책이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6장 14절부터 7장 1절까지의 본문은 사도 바울의 글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해당 본문을 보겠습니다.
14 믿지 않는 사람들과 멍에를 함께 메지 마십시오. 정의와 불의가 어떻게 짝하며, 빛과 어둠이 어떻게 사귈 수 있겠습니까?
15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떻게 화합하며,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한 몫을 나눌 수 있으며,
16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떻게 어울리겠습니까?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내가 그들 가운데서 살며, 그들 가운데로 다닐 것이다."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17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 가운데서 나와서, 따로 떨어져 있어라. 부정한 것에 손을 대지 말아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영접할 것이다."
18 "그래서 나는 너희의 아버지가 되고, 너희는 내 자녀가 될 것이다. 나 전능한 주가 말한다."
1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러한 약속을 받았으니, 육과 영의 모든 더러움에서 떠나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삶 가운데서 온전히 거룩하게 됩시다.
이 부분은 앞뒤 문장과 연결도 잘 안 되고 사상이나 어휘도 바울의 글과는 다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성전이므로 거룩하게 처신하라는 말씀은 바울의 사상과 일치하는 부분이지만, 불신자와는 아예 상종도 하지 말라는 것은 바울의 사상과 대치됩니다. 쿰란공동체의 글이 최후의 편집자에 의해 고린도후서에 담겨진 것 같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글의 문체도 바울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