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술을 느린 셔터스피드로 촬영>
(셔터스피드 = 1/8 s)
발도술의 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직접 우산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섰던 그 순간 저는 촬영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단순히 셔터를 누르고 결과를 확인하는 일상적인 사진 찍기와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몸소 느끼고 체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그냥 허공에 휘둘렀던 우산의 움직임이 장노출 덕분에 검의 잔상으로 도화지에 그려지듯 남았습니다. 제 팔의 궤적이 시각적인 무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변해있는 사진을 보았을 때 소름이 돋을 정도의 쾌감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마치 제가 진짜 초능력을 써서 공기의 흐름을 베어낸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이번 촬영은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몸을 움직이는 동안 카메라의 셔터의 시간을 늘려 저를 지켜보았고 그 결과물에는 제 움직임뿐만 아니라 제가 머물렀던 시간 그 자체가 이중 잔상으로 새겨졌습니다.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느껴졌던 방 안의 공기 그리고 우산을 휘두를 때의 바람 소리까지도 사진 속 잔상 안에 녹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것은 찰나를 찍는 일상적인 사진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와 카메라가 함께 호흡했다는 깊은 유대감과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이번 자화상 촬영은 광각, 표준, 망원렌즈라는 세 가지 시선을 통해 제 얼굴의 숨겨진 서사를 발견하는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먼저 광각 렌즈는 특유의 왜곡을 통해 제 이목구비를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해주어, 평소보다 훨씬 활기차고 친근한 에너지를 사진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표준 렌즈는 우리 눈이 보는 것과 가장 흡사한 비례를 유지하며 제 본연의 모습을 가장 진솔하고 편안하게 그려내어, 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마주하는 차분한 시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망원 렌즈는 원근감을 압축하여 인물의 형체를 묵직한 덩어리감으로 표현했는데, 이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깊이 있고 진지한 고뇌가 느껴지는 묵직한 자화상이 완성되었습니다.
렌즈라는 도구가 단순히 배경을 담는 도구가 아니라, 인물의 감정과 인상을 조각하는 강력한 연출가임을 몸소 느낀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음 촬영에서는 광각 렌즈를 극단적인 로우 앵글로 배치해 히어로 같은 압도적인 박력을 연출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망원 렌즈의 압축 효과와 배경 흐림을 적극 활용해 부드러운 빛 아래서 눈빛만으로 서사를 전달하는 감성적인 프로필 촬영에도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이번 촬영은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스스로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뜻깊은 시작이었습니다.
첫댓글 발도술이라는 장면을 잘 담으신거 같아서 촬영팁을 받고 싶습니다
촬영 솜씨가 훌륭합니다 👍🏻
납도와 발도의 두 포즈가 깔끔하게 구분되어 촬영된 것이 마음에 드네요. -2023100080 임현섭
멋지네요.
-2022136055 서동연-
두 장면의 시각적인 위계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2022151008김범수
2025100129 우산이 검의 잔상처럼 보이도록 잘 찍으신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장면대로 표현됐네요 정말 잘하셨네요- 2022140053 박주형
도구를 활용한 매우 훌륭한 사진. 스토리까지 담고있다. 2022136060소석환